霖雨 3

久雨 (구우) - 李敏敍 (이민서)

久雨 구우 李敏敍 이민서 장맛비 高齋積霖雨 고재적림우 높다란 집에 장마가 계속되니 寢席生微涼 침석생미량 잠자리가 조금 시원해지는구나 凄凄山色變 처처산색변 산 빛마저 서늘하게 변해가고 決決泉流長 결결천류장 샘물은 콸콸대며 길게 흐르네 鳥飛強低回 조비강저회 새는 할 수 없이 나지막이 돌고 蛙鳴方王張 와명방왕장 개구리 사방에서 크게 울어 대네 遶郭煙火微 요곽연화미 성곽 주변에 연기가 옅게 두르고 連林暮靄蒼 연림모애창 숲을 덮은 저녁 안개는 푸르구나 海氣暗昏朝 해기암혼조 아침저녁 바다 기운은 어둡고 靑苔侵臥床 청태침와상 침상에까지 푸른 이끼가 끼네 周旋齋閤內 주선재합내 집 안에서만 빙빙 돌아다니다가 局促心歎傷 국촉심탄상 답답한 마음으로 탄식을 하네 仍思田間雨 잉사전간우 그러다 밭에 오는 비 생각하니 寄興秔稻場 ..

奉和畸翁喜雨 (봉화기옹희우) - 張維 (장유)

奉和畸翁喜雨 是日芒種 봉화기옹희우 시일망종 張維 장유 기옹의 희우시에 받들어 화답하다. 이날은 망종이었다. 一雨期芒種 일우기망종 망종에 비가 한 번 오시려는지 空池曉滴懸 공지효적현 새벽 빈 못에 물방울이 맺혔네 雲陰渾已合 운음혼이합 하늘에는 이미 먹구름 모여들고 風信早相傳 풍신조상전 바람이 벌써 비 소식 전해 오네 禱久慙無驗 도구참무험 오랜 기도 효험 없어 부끄러운데 詩成喜欲顚 시성희욕전 희우시 짓게 되니 무척 기쁘구나 不妨留上客 불방류상객 거리낌 없이 상객으로 머물면서 滿意寫佳篇 만의사가편 좋은 시편 쓰니 마음에 드는구나 ※畸翁(기옹) : 조선시대 기옹집, 기옹만필 등을 저술한 학자 정홍명(鄭弘溟,1582~1650). 자는 자용(子容), 호는 기암(畸庵) 또는 삼치(三癡)이며, 우의정을 지낸 송강(松江..

草堂雨中睡 - 李奎報

草堂雨中睡 초당우중수 李奎報 이규보 (東國李相國集) 비오는 날 초당에서 낮잠 자면서 緣霤雨浪浪 연류우랑랑 처마 끝에 낙숫물이 주룩주룩 흘러서 撼耳似妨睡 감이사방수 잠을 방해하려는 듯 귓전을 울리는데 云何雨聲中 운하우성중 어찌하여 빗소리 들리는 가운데서는 徧得睡味美 편득수미미 잠자는 맛이 그리도 좋다고 하는가 晴時雖杜門 청시수두문 개인 날에는 비록 문을 닫고 있어도 駕言意未弭 가언의미미 나가고 싶은 생각이 그치지 않아서 自此夢難酣 자차몽난감 그래서 감미로운 꿈을 꾸기 어려워 假寐或驚起 가매혹경기 얼핏 잠들었다가 놀라서 깨곤 했네 獨是霖雨中 독시림우중 지금은 오직 장맛비가 내리는 중이라 塗路混爲水 도로혼위수 길에는 진흙과 물이 뒤 섞였겠구나 雖欲訪情親 수욕방정친 비록 친한 친구를 찾아가고 싶어도 咫尺卽千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