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秋分)은 백로(白露)와 한로(寒露) 사이에 들며, 이날에 이르러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 추분도 다른 24절기들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절일(節日)로는 여기지는 않고, 다만 춘분과 더불어 밤낮의 길이가 같으므로 이날을 중심으로 계절의 분기점 같은 것을 의식하게 된다. 즉, 추분이 지나면 점차 밤이 길어지므로 비로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옛날 시인들의 시에도 추분 즈음에는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 시들이 많이 보인다. 書寄尹梧陰別墅 서기윤오음별서 鄭惟吉 정유길 윤오음의 별장에 보내는 글 一年乾沒到秋分 일년건몰도추분 한 해가 헛되이 지나가서 추분이 되니 荷落寒塘菊吐芬 하락한당국토분 찬 못에 연꽃은 지고 국화 향기 풍긴다 聞道西隣足閑致 문도서린족한치 듣자니 서쪽 이웃이 넉넉하고 한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