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319

유두절(流頭節)

어제(21일)는 중복(中伏)이었고, 오늘은 24절기 중 꼭 절반에 해당하는 열두 번째 절기 대서(大暑)이다. 대서는 이름 그대로 가장 더운 날이란 뜻으로 이때는 항상 장마가 끝나고 열대야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이다. 우리 선조들은 이 더운 때를 그냥 보내지 않고 유두일이라는 속절(俗節)을 두어 더위도 식히고 쉬며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도 가졌다. 유두(流頭)일은 음력 6월 15일로 삼복(三伏)의 기간 중에서도 가장 무더운 시기이다. 기록에 의하면 유두일에는 옛날 신라 때부터 액막이로 동류수(東流水;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풍속이 있고, 유두천신(流頭薦新)으로 농신제, 용신제등을 지냈으며, 전병 유두면과 같은 유두 음식을 먹기도 했다. 조선 후기의 학자인 정동유(鄭東愈)는 오직 유두만이 우리 ..

又消暑八事(2) - 우 소서팔사(2)

又消暑八事 또 더위를 식히는 여덟 가지 방법 삼복더위의 기간은 중복과 말복의 기간에 따라 짧게는 20일, 길어야 한 달이지만 사람이 체감하는 기간은 엄청 길었을 것 같다.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도 삼복더위를 잊기 위해 그 피서법으로 소서팔사(消暑八事)의 시 여덟 수를 짓고 또 같은 시제(詩題)와 운(韻)으로 재첩(再疊), 삼첩(三疊) 각 여덟 수를 지었으며, 다른 시제와 운으로 우소서팔사(又消暑八事) 여덟 수를 새로이 지었으나 성에 차지 않았는지 또다시 같은 시제(詩題)와 운(韻)으로 우소서팔사(又消暑八事) 여덟 수를 더 지어 모두 40수의 소서팔사를 완성하였다. 剗木通風 잔목통풍 나무 베어 바람을 통하게 하기 笠亭蓊鬱鎖林中 립정옹울쇄림중 조그만 정자가 무성한 숲 속에 묻혀서 薙氏腰鎌柞氏同 치씨요겸작..

又消暑八事 - 우소서팔사

又消暑八事 우소서팔사 또 더위를 씻는 여덟 가지 일 삼복(三伏) 더위가 더욱더 기승을 부리니,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도 소서팔사(消暑八事) 시를 세 번이나 지어도 더위를 가시게 하지 못했는지 또 다른 방법의 소서 팔사를 지었다. 이는 剗木通風(잔목통풍; 나무 베어 바람을 통하게 하기), 決渠流水(결거류수; 도랑을 터서 물이 흐르게 하기), 拄松作壇(주송작단; 누운 소나무 떠받쳐 단 만들기), 升萄續檐(승도속첨; 포도넝쿨을 처마에 올려 잇기), 調童晒書(조동쇄서; 아이 시켜 책에 바람 쐬기), 聚兒課詩(취아과시; 아이들 모아 시 공부하기), 句船跳魚(구선도어; 배를 엮어 뛰어 오르는 물고기 잡기), 凹銚爇肉(요요설육; 오목한 냄비에 고기 삶아먹기)의 여덟 가지이다. 剗木通風 잔목통풍 나무 베어 바람을..

三疊 消暑八事 - 삼첩소서팔사

三疊 삼첩 앞의 운을 세 번째 사용하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消暑八事(소서팔사) 여덟 수를 지은 뒤, 再疊 消暑八事(재첩 소서팔사)까지 지었음에도 더위를 물리치지 못했는지 다시 앞서와 같은 詩題(시제)에 같은 韻字(운자)를 사용하여 세번째로 三疊 消暑八事(삼첩 소서팔사)의 시를 지었다. 松壇弧矢 송단호시 소나무 언덕에서 활쏘기 偃蓋蒼蒼赫日中 언개창창혁일중 따가운 햇살 가운데 푸른 그늘 드리워 덮여 四隣賭射巷全空 사린도사항전공 내기 활쏘기에 이웃 거리 사방이 온통 비었네 肩比遠溯分階法 견비원소분계법 법도 따라 섬돌에 멀리 떨어져 나누어 서고 鼻罰猶流設扑風 비벌유류설복풍 코 때리는 벌칙은 여전히 풍속으로 전해오네 但喜酒聲輸漉漉 단희주성수록록 무릇 술 걸러 나르는 소리를 즐거워하다가 渾忘雨氣釀熊熊 혼..

再疊 消暑八事 - 재첩 소서팔사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더위를 물리치기 위한 여덟 가지 방법[消暑八事;소서팔사]에 관한 시 여덟 수를 지은 뒤 다시 앞서와 같은 시제(詩題)에 같은 운자(韻字)를 사용하여 소서팔사의 시를 지었다. 再疊 재첩 앞의 운을 다시 사용하다 松壇弧矢 송단호시 소나무 숲에서 활쏘기 翠蓋童童火傘中 취개동동화산중 뜨거운 햇볕 속에서도 푸른 그늘 무성하니 分曹習藝勝談空 분조습예승담공 편 나눠 기예 익힘이 실없는 얘기보다 낫겠네 人閒已度移秧雨 인한이도이앙우 모내기철 비도 이미 지나 사람들은 한가하고 天靜仍無擺木風 천정잉무파목풍 고요한 하늘엔 나무 흔드는 바람도 없네 箭社美規防虎豹 전사미규방호표 활모임의 좋은 규칙은 호표를 막기 위함이라 澤宮遺禮溯豻熊 택궁유례소한웅 택궁이 남긴 예도에 따라 안웅에 맞서네 行觥釋算歸來..

소서팔사(消暑八事) - 정약용

하지도 지나면 해가 점점 기울어져 시원해져야 할 텐데 입추가 지날 무렵까지는 오히려 삼복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요즘은 시원한 에어컨도 있고 물가나 산으로 피서여행을 다니지만 옛날 선비들은 어떻게 피서를 하였을까?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은 그의 저서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에 ‘소서팔사(消暑八事)’란 시를 지어 더위를 피하는 여덟 가지 피서 방법을 제시했다. 그 여덟 가지 피서방법으로 송단호시(松壇弧矢), 소나무 숲에서 활쏘기. 괴음추천(槐陰鞦遷), 홰나무 그늘에서 그네 타기. 허각투호(虛閣投壺), 빈 정자에서 투호 놀이하기. 청점혁기(淸簟奕棋). 깨끗한 대자리 위에서 바둑 두기. 서지상하(西池賞荷). 서쪽 연못의 연꽃 구경하기. 동림청선(東林聽蟬), 동쪽 숲 속의 매미소리 듣기. 우일사운(雨日射韻..

소서(小暑)와 복(伏)날

이제 소서(小暑)가 지나면 본격적인 삼복더위가 시작된다. 복날은 하지(夏至)가 지난 후 세 번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이라 하고, 그다음 경일(庚日)을 중복(中伏), 입추기 지난 후 첫 번째 경일을 말복(末伏)이라 하는데 통상 그 기간이 20~30일이 걸리며 이 시기가 연중 가장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이다. 옛날 서거정은 꼼짝하기도 귀찮은 삼복더위를 이렇게 표현했다. 三伏 삼복 徐居正 서거정 삼복날에 一椀香茶小點氷 일완향다소점빙 향기로운 차 한 잔에 조그마한 얼음 띄워 歠來端可洗煩蒸 철래단가세번증 마셔보니 참으로 무더위를 씻을 수 있네 閑憑竹枕眠初穩 한빙죽침면초온 한가로이 죽침 베고 단잠이 막 들려는데 客至敲門百不應 객지고문백불응 손님 와서 문 두드려도 백번인들 대답 않네 삼복더위를 맞아 더위를 ..

夏至 하지

벌써 하지(夏至)가 다가오니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간 느낌이다. 한 해의 시작은 통상 (양력) 1월 1일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옛날 주(周)나라에서는 태양이 가장 남쪽에 있는 동지를 한 해의 시작으로 보아 동지(冬至)를 설날로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지를 아세(亞歲)라 하여 작은 설날로 치고 이날이 지나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걸로 생각했다. 이렇게 보면 하지는 1년의 꼭 절반이 되는 반환점이 되는 셈이다. 夏至 하지 丁若鏞 정약용 月於三十日 월어삼십일 달은 한 달 삼십일 중에서 得圓纔一日 득원재일일 둥근 날은 겨우 하루뿐이고 日於一歲中 일어일세중 해는 일 년 동안에 長至亦纔一 장지역재일 가장 긴 하지 또한 겨우 하루이네 衰盛雖相乘 성쇠수상승 성쇠가 비록 서로 이어지지만 盛際常慓疾 성제상표질 성..

단오절(端午節)

6월 14일은 음력 5월 5일 단오절(端午節)이다. 단오절도 예전에는 설, 추석, 한식과 함께 4대 명절로써 조상과 하늘에 제사 지내고, 창포물에 머리 감기, 씨름, 그네뛰기 등 다양한 민속을 즐겼으나 요즘 들어 잊혀진 명절이 되었다. 단오와 관련한 행사인 강릉 단오제는 중요무형문화제 13호로 지정되어 있고 200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그 당시 중국 언론에서는 단오를 뺏어간다느니 문화 약탈이니 하며 한국을 비난했었다. 중국의 단오는 우리나라와 달리 정치가이자 시인인 굴원(屈原)의 추모에서 비롯되었다. 굴원(기원전 339~278년)은 전국시대 초나라 회왕(楚懷王)때의 신하인데, 당시 전국(戰國) 7개국 중 가장 강대한 진(秦)나라가 초나라에게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굴원은 초나라..

십이월사(十二月詞) - 김삼의당(金三宜堂)

이번에는 삼의당 김씨의 십이월사(十二月詞)를 감상해 본다. 김삼의당(金三宜堂)은 조선 후기 전라도 벽촌에서 살았던 여류문인인데 그녀의 대표작인 「十二月詞」는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 수로 지어진 세시풍속시(歲時風俗詩)이다. 조선시대 이름난 문인들은 세시를 읊는 것이 유행이었으나, 우리나라 여류문인 가운데 유일하게 1년 열두 달의 세시풍속을 한시(漢詩)로 읊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를 가진다. 특히 후반부에는 낭군의 출세를 기원하며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이 잘 표현되었다. 김삼의당(金三宜堂;1769∼1823)은 전라도 남원에서 태어났으며 당호는 삼의당(三宜堂)이다. 같은 해, 같은 날, 같은 동네에서 출생하여 같은 마을에 살던 담락당(湛樂堂) 하립(河笠,1769∼1830)과 혼인하여 남원, 진안 등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