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320

四時詞 사시사 李奎報 이규보

四時詞 사시사 李奎報 이규보 春 봄 柳撚金絲颺曉風 류년금사양효풍 금실 꼰 듯한 버들은 새벽바람에 날리고 一雙閑燕語玲瓏 일쌍한연어령롱 한가로운 제비 한 쌍 소리가 영롱하구나 美人睡起心煩悶 미인수기심번민 자고 일어난 미인은 그 마음이 심란하여 皓腕擎花吸露紅 호완경화흡로홍 흰 팔로 붉은 꽃을 받들어 이슬을 마시네 夏 여름 銀蒜垂簾白日長 은산수렴백일장 긴긴 대낮에 은산으로 주렴을 드리우고 烏紗半岸洒風涼 오사반안쇄풍량 오사모를 반쯤 젖히니 바람이 시원하네 碧筒傳酒猶嫌熱 벽통전주유혐열 벽통에 술 권해도 오히려 더워 싫어서 敲破盤氷嚼玉漿 고파반빙작옥장 반위의 얼음을 두드려 깨서 옥장을 먹는다 ※銀蒜(은산) : 은으로 마늘통 모양으로 만들어 주렴 밑에 매달아 발이 잘 늘어지게 만든 장식. ※烏紗(오사) : 烏紗帽(오사..

정월 대보름 한시(漢詩)

上元夜 石室書院 同諸生觀月 呼韻共賦 金昌協 김창협 상원야 석실서원 동제생관월 호운공부 정월 대보름날밤 석실서원에서 제생들과 달을 보며 운을 부르고 함께 짓다 不著纖雲萬里天 불저섬운만리천 조각구름 한 점 없는 만리 장천에 放開蟾兎十分圓 방개섬토십분원 대보름 둥근달이 둥실 걸려 있네 山頭扶杖聚村老 산두부장취촌로 산 위에는 단장 짚은 촌로들 모이고 城裏踏橋多少年 성리답교다소년 성안에는 많은 소년들 다리를 밟네 ※蟾兎(섬토) : 달 속에 있다는 금 두꺼비와 옥토끼라는 뜻으로, 달을 달리 이르는 말 *김창협(金昌協,1651~1708) : 조선 후기 병조참지, 예조참의, 대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중화(仲和), 호는 농암(農巖) 삼주(三洲). 上元詠月 상원영월 洪汝河 홍여하 정월 대보름에 달을 읊조리다..

上元日 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날은 특히 상원일(上元日)이라고도 한다. 또 등절(燈節)이라고도 하고, 연중 가장 처음 맞는 보름날이라 원소절(元宵節)이라고도 한다. 이에 대비하여 7월 보름날(백중)은 중원(中元)이라 하고 추수가 끝나는 10월 보름날은 하원(下元)이라고 한다. 정월 보름날 민속으로는 달맞이로 소원을 빌고, 연에다‘액(厄)’이나‘송액(送厄)’‘송액영복(送厄迎福)’등을 써서 멀리 날려 보냈으며, 그 밖에도 달집 태우기, 쥐불놀이, 다리 밟기 등 민속놀이가 있는데 조선 후기 담정(藫庭) 김려(金鑢)와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의 시에 이러한 풍속이 잘 나타난다. 上元俚曲 상원리곡 金鑢 김려 대보름날의 속된 노래 元宵月色劇淸圓 원소월색극청원 정월 대보름 밤 달은 매우 맑고 둥근데 先見生男古老傳 선견생남고로전 먼저..

매화(梅花)와 퇴계 이황(退溪 李滉)

매화(梅花)를 노래한 수많은 조선의 선비들 중에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만큼 매화 사랑이 각별했던 이도 없을 것이다. 퇴계(退溪)선생은 매화 시 91수를 모아 매화시첩(梅花詩帖)이란 시집으로 묶었고, 문집에 확인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107수의 매화시를 남겼다. 또 매화를 그냥 매화로 부르지 않고 매형(梅兄) 매군(梅君), 또는 매선(梅仙)으로 부르며 매화와 대화하며 소통하기도 하였다. 漢城寓舍盆梅贈答 한성우사분매증답 서울 집에서 분매와 주고받다. 頓荷梅仙伴我凉 돈하매선반아량 매선이 외로운 나와 함께 해 주니 客窓蕭灑夢魂香 객창소쇄몽혼향 객창은 쓸쓸해도 꿈속은 향기롭네 東歸恨未攜君去 동귀한미휴군거 귀향길에 그대 함께 못 가 한스럽지만 京洛塵中好艶藏 경락진중호염장 서울 티끌 속에서 고운 자태 간직하..

立春(입춘)과 梅花(매화)

입춘(立春)이 되면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 매화(梅花)가 가장 먼저 핀다. 아직 추위가 물러가지 않았고, 일부 잔설이 남아 있는데도 매화는 어김없이 봄을 알리는 전령이 된다. 그래서 매화는 절개 인내 고결 밝은 마음 등을 상징하여 사군자(四君子; 梅 蘭 菊 竹)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노래와 그림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인 상촌(象村) 신흠(申欽) 선생은 그의 실제(失題)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失題 실제 申欽 신흠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 년을 늙어도 항상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네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바탕이 남아 있고 柳經百別又新..

立春漢詩 (입춘한시)

立春(입춘)은 24절기의 처음으로 봄이 시작된다는 날이다. 입춘은 대체로 정월에 첫 번째로 드는 절기이기에 입춘을 새해 첫날로 여겨서,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기 위해 입춘첩(立春帖)을 써 붙이는데, 주로 대문이나 기둥 등에 좋은 뜻의 글귀를 써서 붙인다. 입춘날(立春日) 입춘시(立春時)에 좋은 글귀로 입춘축(立春祝)을 써 붙이면 굿 한 번 하는 것보다 낫다고 하며, 주로 立春大吉 建陽多慶 (입춘대길 건양다경), 掃地黃金出 開門百福來(소지황금출 개문백복래), 壽如山 富如海(수여산 부여해) 등의 글귀를 많이 쓴다. 또 이날 봄날에 일찍 돋아나는 다섯 가지나물로 오신채(五辛菜)를 해 먹으며, 보리뿌리를 뽑아보고 농사의 흉풍을 점쳐보며 한해농사를 준비하기도 한다. 立春書懷 李穀 이곡 입춘에 회포를 적다 遊子思親..

新年頌詩 신년송시

正旦 정단 眞覺國師 진각국사 설날 아침 新年佛法爲君宣 신년 불법위군선 그대를 위하여 새해의 불법을 베푸니 大地風流氣浩然 대지 풍류기호연 대지의 풍류와 기상이 분명히 크구나 宿障舊映湯沃雪 숙장구앙탕옥설 오랜 장애와 옛 그림자 눈처럼 녹이고 神光遍照日昇天 신광편조일승천 해가 하늘에 솟아 신광을 두루 비치네 *진각국사(眞覺國師, 1178~1234) : 고려 후기 대선사(大禪師), 단속사(斷俗寺) 주지 등을 역임한 승려. 성은 최 씨(崔氏). 자는 영을(永乙), 자호는 무의자(無衣子). 법명은 혜심(慧諶)이며 호는 진각국사(眞覺國師)이다. 新年頌詩 신년송시 李廷馣 이정암 새해를 기리는 시 巖穴收遺逸 암혈수유일 바위굴에 숨은 은사 불러들이고 朝廷用老成 조정용노성 조정에선 원로들을 중용하면은 北窺胡馬絶 북규호마절 ..

元旦 설날 아침

이제 며칠 후 2월 1일이면 음력 정월 초하루(1월 1일)로서 우리나라에서 추석과 더불어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이다. 설은 묵은해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설다', '낯설다'의 설에서 유래한 것이라 풀이하기도 하며, 예전에는 원단(元旦), 원일(元日), 원정(元正), 정단(正旦), 정일(正日), 정초(正初), 정조(正朝), 세단(歲旦), 세수(歲首), 세초(歲初), 수세(首歲)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었으나 하나같이 처음 또는 바르게라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어 새해를 바르게 처음 맞이하는 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옛날에는 묵은해를 보내는 아쉬움에 제야(除夜)에 궤세(饋歲), 별세(別歲), 수세(守歲)하는 풍속도 있었고, 맞이하는 새해에는 사기(邪氣)를 물리치고 무병(無病)을 기대하며..

守歲 除夜

守歲 수세 李奎報 이규보 門上揷桃何詭誕 문상삽도하궤탄 대문에 도부 꽂는 건 허황하기만 하고 庭中爆竹奈支離 정중폭죽내지리 뜰 안의 폭죽 소리도 지루하기만 하네 辟瘟丹粒猶虛語 벽온단립유허어 벽온단으로 온역 피함도 헛말이지만 爲倒深杯故不辭 위도심배고불사 술잔 깊이 기울임은 사양 않노라 ※辟瘟丹(벽온단) : 섣달 그믐날 밤 벽온단을 술에 타서 마시면 다음 해 일 년 동안 온역(瘟疫)을 피한다는 속설이 있다. *이규보(李奎報,1168~1241) : 고려시대 동지공거, 수태보 문하시랑 평장사 등을 역임한 관리. 학자, 문신. 자는 춘경(春卿),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 만년(晩年)에는 시 거문고 술을 좋아해 삼혹호 선생(三酷好先生)이라고 불렸다. 辛亥除夜 신해제야 李崇仁 이숭인 신해년 그믐날 밤 原題 : 辛亥除夜..

除夜 歲暮

除夜 제야 姜靜一堂 강정일당 無爲虛送好光陰 무위허송호광음 한 일도 없이 좋은 세월 다 보내고 五十一年明日是 오십일년명일시 내일이면 쉰한 살이 되는구나 中宵悲歌將何益 중소비가장하익 한밤에 슬퍼한들 무슨 소용 있을까 自向餘年修厥己 자향여년수궐기 몸을 수양하며 남은 생을 살아야지 *강정일당(姜靜一堂,1772-1832) : 조선 후기의 문필가 여류시인으로 초서(草書)와 해서(楷書)에 뛰어났으며, 시(詩)와 문장도 능하였다. 除夜 제야 申應朝 신응조 莫怪今朝把酒頻 막괴금조파주빈 아침 술 자주 마신다고 이상할 것 없네 明朝七十歲華新 명조칠십세화신 내일 아침이면 일흔 살 되는 새 해구나 夢中猶作靑年事 몽중유작청년사 꿈속엔 오히려 젊은 시절 일이 나타나는데 世上空留白髮身 세상공류백발신 부질없이 백발 된 몸만 세상에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