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賦得峴山奇 (부득현산기) 外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3. 8. 25. 12:12

賦得峴山奇     부득현산기  

현산의 기이함을 읊다

邀太守 共遊白鷗洲 守以故未赴 요태수 공유백구주 수이고미부

태수를 맞아 백구주에서 함께 놀기로 하였는데 태수는 일부러 오지 않았다.

 

靑山爭似峴山奇 청산쟁사현산기

청산은 현산과 기이함을 다투는 것 같고

綠水渾如習郁池 녹수혼여습욱지

푸른 물은 그야말로 습욱지와 같구나

山公不喜羊公賞 산공불희양공상

산공은 양공의 칭송도 기뻐하지 않으니

何處行看墮淚碑 하처행간타루비

어디를 가야 타루비를 볼 것인가

 

※峴山(현산) : 일명 현수산(峴首山), 호북성(湖北省) 양양(襄陽)에 있다. 서진 때 명장 羊祜(양호)가 양양을 다스릴 때, 자주 현산(峴山)에 올라 술을 마시며 시를 읊었는데 종일해도 지겨워하지 않았다 한다.

 

※習郁池(습욱지) : 호북성(湖北省) 현산(峴山)의 남쪽에 있는 곳으로 이 지역의 토호인 습욱(習郁)이 만들었으며, 진(晉) 나라 때 산간(山簡)이 양양태수(襄陽太守)로 있을 때 이곳에 와서 술을 마시면서 놀았다고 한다. 습가지(習家池) 또는 고양지(高陽池)라고도 한다.

 

※山公(산공) :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산도(山濤)의 다섯째 아들 산간(山簡). 완전히 술에 취해 세상을 잊은 듯한 모습을 이백(李白)이 부러워할 정도의 애주가였던 인물이다. 양양태수(襄陽太守)로 있을 때 번번이 고양지(高陽池)에서 술을 마시고 만취해서 부축을 받고 돌아온 고사가 있다.

 

※羊公(양공) : 서진 때 명장 양호(羊祜). 양양을 다스릴 때, 자주 현산에 올라 술을 마시며 시를 읊었는데 종일해도 지겨워하지 않았다 한다.

 

※墮淚碑(타루비) : 양호(羊祜)는 양양을 다스릴 때 선정을 베풀어서 그가 죽은 후 백성들이 공덕을 기려 산 위에 사당과 비석을 세우고 제사를 지냈는데, 비석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 없었다 하여 타루비(墮淚碑)라고 불렀다.

 

 

白鷗游日 呈三七絶    백구유일 정삼칠절 

백구주에서 놀던 날 21수의 절구를 지어 올리다

邀永平城主 主辭以病 送白衣挈雙壺兩雉 簡視多恨 村人見官人來供 以我爲太守也 故書以此謝慰

요영평성주 주사이병 송백의설쌍호양치 간시다한 촌인견관인래공 이아위태수야 고서이차사위

영평 성주를 기다렸는데, 수령이 병을 핑계로 술 심부름꾼을 시켜 술 두 병과 꿩 두 마리를 들려 보내왔다. 편지를 보고 많이 섭섭해했다. 마을사람들은 관인이 와서 바치는 것을 보고 나를 태수라고 여겼다. 그래서 이 글을 써서 감사하며 위로하였다.

 

兩箇華虫雙玉甁 양개화충쌍옥병

두 마리의 꿩과 두 개의 옥병으로

滄洲落日繼懽情 창주낙일계환정

창주의 지는 해에 기쁜 정을 이었네

兒童錯北山公醉 아동착북산공취

아이들은 산공의 취함에 비유하면서

爭唱銅鞮和渭城 쟁창동제화위성

위성가에 화답하여 다투어 동제를 부르네

 

※華虫(화충) : 꿩의 별칭.

 

※滄洲(창주) : 창주(滄洲)는 원래 경치 좋은 해변 가의 은자(隱者)의 거처를 말한다.

 

※山公(산공) :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산도(山濤)의 다섯째 아들 산간(山簡). 술에 취해 세상을 완전히 잊은 듯 한 모습을 이백(李白)이 부러워할 정도의 애주가였던 인물이다. 당시에 아이들이 이를 놀리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내용은 ‘산공이 때때로 한번 취하고 싶으면, 곧장 고양지로 간다네. 날 저물면 수레에 실려서 돌아오는데, 흠뻑 취해 정신이 없다네. 또 준마를 탈 수 있으면, 백접리를 뒤집어쓰고 손을 들어 갈강에게 내가 너의 병주 사람과는 어떤가라고 묻는다네. [山公時一醉 徑造高陽池 日暮倒載歸 茗艼無所知 復能乘駿馬 倒著白接䍦 擧手問葛彊 何如幷州兒]’ 고양지(高陽池)는 양양(襄陽)에 있고, 갈강(葛彊)은 그가 총애하는 장수로 병주(幷州) 사람이다.

 

※銅鞮(동제) : 동제(銅鞮)는 백동제(白銅鞮)라고도 하며 양양(襄陽) 지방의 별칭이다. 또 가곡(歌曲)의 이름으로, 주로 송별(送別)을 노래한 것이라 한다. 이백(李白)의 양양가(襄陽歌)에 ‘저녁 해는 현산 서쪽으로 넘어가려는데, 접라를 거꾸로 쓰고 꽃 아래에서 비틀 거리네, 양양의 어린애들 다 함께 손뼉 치며, 길을 막고 다투어 백동제를 부르네, 구경꾼이 무엇이 우스우냐고 물으니 곤드레만드레 취한 산옹이 우스워 죽겠다네. [落日欲沒峴山西 倒著接羅花下迷 襄陽小兒齊拍手 欄街爭唱白銅鞮 旁人借問笑何事 笑殺山翁醉似泥]’라는 내용이 있다.

 

※渭城(위성) : 왕유(王維)의 시 위성곡(渭城曲)을 말한다. 원제(原題)는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인데 중국의 수없이 많은 송별시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이다. 이 시(詩)의 내용에 ‘권하노니 그대여 한잔 술을 더 들게나 양관 땅 벗어나면 아는 사람도 없으리니. [勸君更進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는 당(唐) 나라 때부터 석별의 노래로 널리 애창되었다,

 

<이 시는 봉래공(蓬萊公)이 영평성주가 보내준 꿩과 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산공(山公)의 고사에 비유하여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