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長短句(장단구) 9

題平壤善政碑 (제평양선정비) 外

題平壤善政碑 碑名遺愛 平壤庶尹李元孫  제평양선정비 비명유애 평양서윤이원손 평양 선정비에 쓰다. 비명에 사랑을 남겼으니 평양 서윤 이원손이다.  遺愛歌聲遠播 유애가성원파전해오는 사랑의 노래 멀리 퍼져서一夫謠萬人和 일부요만인화한 사람이 노래하니 만인이 따라하네抱布握粟買貞玉 포포악속매정옥베와 곡식으로 곧은 옥돌을 사들이니一片龜頭浿水左 일편귀두패수좌한 조각 비석이 대동강 왼쪽에 있구나浿水東流幾多時 패수동류기다시대동강은 얼마나 오랫동안 흘렀으나 吏民爭言壬寅規 이민쟁언임인규이민은 임인년 모범을 다투어 말하네壬寅今已十八秋 임인금이십팔추임인년은 지금 이미 18년이 지났지만死者可作碑可休 사자가작비가휴죽은 이는 비석을 못 만들게 했으리 ※庶尹(서윤) : 조선 시대, 한성부와 평양부에 두었던 종사품 벼슬이다. ※龜頭 浿水(..

鴛鴦行 寄箕城知己 (원앙행 기기성지기)

鴛鴦行 寄箕城知己   원앙행 기기성지기  원앙을 노래함. 기성의 지기에게 부치다. 鴛鴦飛浿水涘 원앙비패수사원앙이 패수의 물가를 날면서頡頑翺翔煙雨裏 힐완고상연우리고집스레 안개비 속을 날아 빙빙 돌고鴛鴦飛漢江濱 원앙비한강빈원앙이 한강의 물가를 날면서啄泥㗸枝營土春 탁니함지영토춘봄에 진흙 입에 물고 가지에 집을 짓네丹丘鸞鳳愛乘居 단구란봉애승거단구에서는 난봉과 함께 살기 좋아하고河上睢鳩憐共棲 하상휴구련공서물 위에서는 저구의 이웃에 함께 사는데翩翩矯矯何山鳥 편편교교하산조용감하게 훨훨 나는 어느 산의 새들은整翮爭拾瑤洲草 정핵쟁습요주초날개 세워 모래섬 요초 줍기를 다투네瑤洲草不足惜 요주초부족석안타깝게도 모래섬에 요초가 부족하니 却怕沖空摧比翼 각파충공최비익공중에 나란히 날개 꺾는 것도 두렵네鳥耶盤飛莫紛挐 조야반비막분나새..

白生員挽詞 (백생원만사)

白生員挽詞   백생원만사  偉耶呼耶薤露耶 위야호야해로야어이야 에헤야 풀잎의 이슬 같은 인생이여玉堂歟金馬歟 옥당여금마여옥당이여 금마여朝承恩暮賜死 조승은모사사아침에 승은 입고 저녁에 죽임을 당하니不如安樂壽考令終 불여안락수고영종안락하게 천수를 다한 것이 아니로구나不如安樂壽考令終 불여안락수고영종안락하게 천수를 다한 것이 아니로구나偉耶呼耶薤露耶 위야호야해로야어이야 에헤야 풀잎의 이슬 같은 인생이여有子兮文武連倫 유자혜문무연륜자식이 있어서 문무관에 연달아 오르고有孫兮猗蘭玉樹 유손혜의란옥수자손이 있어 재주 뛰어난 후손이 있으니生前身後萬福無疆 생전신후만복무강생전의 만복이 죽은 뒤에도 끝이 없겠네生前身後萬福無疆 생전신후만복무강생전의 만복이 죽은 뒤에도 끝이 없겠네偉耶呼耶薤露耶 위야호야해로야어이야 에헤야 풀잎의 이슬 같은 ..

美人曲 (미인곡)

美人曲   미인곡   美人端坐光碧之高堂 미인단좌광벽지고당미인이 광벽당 높은 곳에 단정히 앉았는데玉容絶世而獨立 옥용절세이독립옥 같은 얼굴 홀로 뛰어나 견줄 사람 없고美人手揮龍門之孤桐 미인수휘룡문지고동미인이 용문산 오동의 거문고를 잡아獨奏陽春白雪曲 독주양춘백설곡홀로 양춘 백설곡을 연주하네調高千載少知音 조고천재소지음고상한 곡조는 천 년 되어도 아는 사람 적고秀色曠世難再得 수색광세난재득빼어난 자색은 세상에서 다시 얻기 어려운데爲我彈鳳凰 위아탄봉황나를 위하여 봉황곡을 타니百鳥吞聲廢啾唧 백조탄성폐추즐뭇 새는 소리를 머금고 울지도 못하네再鼓龍虎吟 재고룡호음다시 용과 범의 소리를 타니震風卷海雲涌碧 진풍권해운용벽성난 바람 바다를 말아 구름 위에 솟는 듯設調乍變樹冬華 설조사변수동화은은한 곡조 잠시 변하더니 겨울에 꽃 피듯..

上城主求白鵞 (상성주구백아)

上城主求白鵞 民始學語 酷好是鳥 求諸人 竟莫能致 幸謁琴軒 忽見池上羣鵝 欣然協望 走成詩以乞  상성주구백아 민시학어 혹호시조 구제인 경막능치 행알금헌 홀견지상군아 흔연협망 주성시이걸 성주에게 올릴 흰 거위를 구하니 말 배우기 시작하는 백성까지 이 새를 매우 좋아하였다. 여러 사람에게 구하였으나 끝내 구하지 못하였다. 다행히 금헌을 만났을 때 홀연 못 위에 거위무리가 보였다. 기꺼이 원하던 바여서 급히 시를 지어 얻었다.  羲之好白鵞 희지호백아왕희지는 흰 거위를 좋아하여掃寫黃經五千言 소사황경오천언 황정경 오천 자를 베껴 썼다는데我亦愛此鳥 아역애차조나 역시 이 새를 좋아하여서愛重不復比璵璘 애중부부비여린애중함이 옥빛과도 다시 비할 수 없네 貧無雙璧書不成 빈무쌍벽서불성짝이 없는 좋은 글을 쓰지 못했더라면山陰將奈白鵝何..

詠白鷺 并序 (영백로 병서)

詠白鷺 并序   영백로 병서  백로를 노래하며 서문도 함께 쓰다. 余自小少 甚愛鷗鷺 行遇江河陂澤 必駐馬吟玩 久然后去 孝悌人孫世光 籠致鷺一雙惠 適所願 喜過同好 走成一詩 時用自笑여자소소 심애구로 행우강하피택 필주마음완 구연후거 효제인손세광 농치로일쌍혜 적소원 희과동호 주성일시 시용자소나는 젊어서부터 갈매기와 백로를 매우 좋아했다. 여행하다가 강이나 늪을 만나면 반드시 말을 세우고 오래도록 읊고 즐긴 연후에 갔다. 효제인 손세광이 새장에 백로 한 쌍을 구해 주었다. 마침 내가 바라는 바였으니 매우 기쁘고 좋아서 급히 시 한 수를 지어 스스로 웃는 자료로 삼았다.  白如玉白鷺白 백여옥백로백백로의 흰빛은 백옥처럼 희지만 白玉雖白不飛發 백옥수백불비발백옥은 비록 희어도 날지를 못하네白如雪白鷺白 백여설백로백백로의 흰빛..

白鷺歌 次如丘投韻 (백로가 차여구투운)

白鷺歌 次如丘投韻 如丘洞陰敎官¹⁾  백로가 차여구투운 여구동음교관 백로의 노래. 여구가 보낸 운을 차운하다. 여구는 동음의 교관이다. 白鷺白白如雪 백로백백여설백로의 흰색은 희기가 눈과 같고白鷺洲在赤壁東 백로주재적벽동백로의 섬은 적벽의 동쪽에 있지만卽指長湍石壁²⁾ 즉지장단석벽 곧 장단의 석벽을 가리킨다.>飛來不下惡溪水 비래불하악계수개울 물이 더러우면 날아와 앉지 않고飢去往啄崑玉虫 기거왕탁곤옥충배고프면 곤산에 가서 벌레를 쪼는구나朝飜紫煙入霄漢 조번자연입소한아침엔 은하의 자줏빛 안개에 날아들고暮辭靑雲泛方蓬³⁾ 모사청운범방봉저녁엔 청운에 떠서 방봉으로 물러나네翩翩鶴鶴人間世 편편학학인간세인간 세상의 학들은 훨훨 날아서遠落白雲靑溪中 원락백운청계중 멀리 백운산의 청계에 내려앉네出白雲澮鷺州 출백운회로주 백운산 개천의 ..

競渡怨 (경도원)

競渡怨   경도원 단옷날의 한. 代人作 弘文錄居首上之中  경도원 대인작 홍문녹거수상지중 남을 대신하여 지었는데, 홍문 녹거에서 수석의 상의 중을 받았다. 蒼梧山蒼楚水碧 창오산창초수벽오동도 푸르고 산도 푸르고 초수도 푸른데遠渡近渡人競渡 원도근도인경도단옷날 원근에서 사람들이 다투어 건너며招招沈塚水底魂 초초심총수저혼물밑에 가라앉은 무덤의 혼을 불러내는데竹枝慘裂斜日暮 죽지참렬사일모죽지가 참담하고 해도 기울어 저무는구나新筒餌下角黍飯 신통이하각서반각서를 먹고 새 대통에 먹이 넣어 던지고綵繩舞瀾蛟龍怒 채승무란교룡노 오색 밧줄 물결에 춤추니 교룡이 노하네爭舟奪楫竟何有 쟁주탈즙경하유다투어 배의 노 뺏으니 어찌 끝이 있을까捩柁開尾空洄泝 열타개미공회소꼬리의 키를 틀어 공연히 거슬러 오르네 羣芳磊落衆芳芬 군방뇌락중방분온갖 꽃..

牛女詞 (우녀사) 外

長短句牛女詞 우녀사  견우와 직녀의 노래 烏鵲橋 牛女宵 오작교 우녀소오작교에서 견우직녀 만나는 밤去年今夕相逢時 거년금석상봉시지난해 오늘 저녁 서로 만났을 때相逢嗚咽不成悲 상봉오열불성비 서로 만나 슬픔 못 이겨 오열하니 玉淚傾雨下人間 옥루경우하인간옥루가 비 되어 인간에 내려왔네人間天上說悲歡 인간천상설비환인간과 천상의 슬픔 기쁨 얘기하며悲來方悔懶耕織 비래방회라경직게을리 일한 것 뉘우치며 슬퍼하네去作參商思日長 거작참상사일장가고 나면 참상처럼 긴긴날 그리워하고離多會遲望歲忙 이다회지망세망헤어지고 기다려도 만남 더뎌 애타네望望河間烏鵲翔 망망하간오작상망망한 은하수에 까막까치 날아오니 他時烏鵲亦有翼 타시오작역유익그땐 까막까치 모두 날개가 있어도浩浩河流不可越 호호하류불가월넓고 넓은 은하수를 넘을 수 없었네不願河流淺可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