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殿端午帖 대전단오첩 金昌協 김창협
薰風吹轉上林園 훈풍취전상림원
대궐 상림원에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고
晝漏稀傳建禮門 주루희전건례문
건례문에 낮 시간이 드물게 전해오는데
細葛衣輕初拜賜 세갈의경초배사
가벼운 갈포 옷을 이제 막 하사 받고
香蒲酒熟共霑恩 향포주숙공점은
은혜 입어 잘 익은 창포주 함께 마시네
虞絃解慍賡歌盛 우현해온갱가성
순임금의 노래에 화답 노래가 성대하고
羲卦生陰儆戒存 희괘생음경계존
복희씨 괘에 생긴 음에 경계심이 있네
聖主從來不受獻 성주종래불수헌
성군은 예로부터 송축을 아니 받았으니
阿誰金鑑進徽言 아수금감진휘언
그 누가 아름다운 금감록을 올리겠는가
두 번째
律應蕤賓動 율응유빈동
율이 움직여서 유빈에 해당하니
星看大火中 성간대화중
별 가운데서 대화성을 보는구나
盛陽方在上 성양방재상
왕성한 양기가 하늘 위에 있고
靈雨復從東 영우부종동
봄이 돌아오니 단비가 오는구나
隴麥占豐歲 농맥점풍세
밭두둑의 보리는 풍년을 알리고
宮槐引好風 궁괴인호풍
궁중의 회나무는 순풍 끌어오니
九重深拱默 구중심공묵
구중궁궐 깊은 곳이 조용하여도
神化自流通 신화자유통
신묘한 교화가 절로 퍼지는구나
※上林園(상림원) : 상림원(上林園)은 한 무제(漢武帝) 때에 진(秦) 나라 옛 궁전의 동산을 새롭게 확대하여 조성한 동산으로 장안의 대궐 안에 있는데, 대궐의 동산을 뜻한다.
※晝漏稀傳建禮門(주루희전건례문) : 건례(建禮)는 한(漢) 나라 때 황제의 측근에서 황제의 시중을 드는 상서랑(尙書郞)이 근무하던 곳의 궁문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승정원에 해당한다. 관상감(觀象監)에서 물시계로 시간을 재고 있다가 오월 오일 오시(午時)가 되면 그 소식을 승정원에 전해 왔다고 한다.
※細葛衣輕初拜賜(세갈의경초배사) : 두보의 시 단오일 사의(端午日賜衣)에 ‘궁중의 옷이 또한 이름이 있으니, 단오에 성은의 영광 입었네. 얇은 갈옷은 바람을 머금어 부드럽고, 향기로운 비단은 쌓인 눈처럼 가볍네. 〔宮衣亦有名 端午被恩榮 細葛含風軟 香羅疊雪輕〕’라는 구절이 있다.
※香蒲酒(향포주) : 향기로운 창포주(菖蒲酒). 민속에 단오일에 사기(邪氣)를 물리치는 뜻에서 창포로 담근 술을 마셨다고 한다
※虞絃解慍賡歌盛(우현해온갱가성) : 우현(虞絃)은 순(舜) 임금이 오현금(五絃琴)을 타면서 노래한다는 뜻이고, 갱가(賡歌)는 남이 부르는 노래를 이어받아서 부름을 말한다. 서경(書經) 익직(益稷)에 순(舜) 임금이 ‘대신들이 즐거우면 임금이 흥성하고 백관도 화락하리라. 〔股肱喜哉 元首起哉 百工煕哉〕’하니 고요(皐陶)가 ‘임금님이 밝으시면 신하들도 훌륭하여 만사가 안정되리라. 〔元首明哉 股肱良哉 庶事康哉〕’라고 화답한 것을 말한다, 이는 숙종 대왕이 선정을 베풀어 너도나도 선정을 칭송하는 노래를 부른다는 뜻이다
※羲卦生陰儆戒存(희괘생음경계존) : 복희씨(伏羲氏)가 주역(周易)의 팔괘(八卦)를 처음 정했는데, 오월은 구괘(姤卦)에 해당하여 음효(陰爻)가 처음으로 생겨나기 때문에 부정적인 기운이 생기는 데 대한 경계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聖主從來不受獻(성주종래불수헌) : 장자(莊子) 천지(天地)에 나오는 ‘화봉삼축(華封三祝)’을 인용한 것으로, 거룩한 임금은 개인의 안녕과 부귀를 바라는 송축은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金鑑(금감) : 금감(金鑑)은 당나라 재상 장구령(張九齡)이 천추절(千秋節)에 현종(玄宗)에게 올린 천추금감록(千秋金鑑錄)을 말한다. 초나라 충신 굴원(屈原)이 간신의 참소로 회왕(懷王)으로부터 쫓겨나 5월 5일에 멱라강(汨羅江)에 투신하였는데, 당나라 때 조정의 공과 왕들이 청동거울을 주조하여 임금에게 바치며 그대로 비추는 거울처럼 충신과 간신을 명철하게 구분하라는 뜻을 부여하였다. 장구령(張九齡)은 거울 대신에 임금을 일깨우는 내용으로 총 10장(章)의 금감록(金鑑錄)을 지어 바쳤다.
※律應蕤賓動(율응유빈동) : 율(律)은 동양 음악에서, 십이율의 하나로, 유빈(蕤賓)은 일곱째 음. 육률의 하나로 방위는 오(午), 절후는 음력 5월에 해당한다.
※大火(대화) : 대화(大火)는 대화성(大火星)으로, 28수 가운데 하나인 심성(心星)의 별칭이다. 5월이 되면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무렵 남쪽 하늘의 중앙에 위치한다고 한다. 곧 5월이 되었다는 의미이다.
※靈雨復從東(영우부종동) : 영우(靈雨)는 때맞춰 내리는 단비를 말하고, 동(東)은 봄을 의미한다. 여기서는 임금의 은택에 비유한다.
*김창협(金昌協,1651~1708) : 조선 후기 병조참지, 예조참의, 대사간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중화(仲和), 호는 농암(農巖) 삼주(三洲). 좌의정 김상헌(金尙憲)의 증손자이고, 영의정을 지낸 김창집(金昌集)의 아우이다. 아버지는 영의정 김수항(金壽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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