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人曲 미인곡
美人端坐光碧之高堂 미인단좌광벽지고당
미인이 광벽당 높은 곳에 단정히 앉았는데
玉容絶世而獨立 옥용절세이독립
옥 같은 얼굴 홀로 뛰어나 견줄 사람 없고
美人手揮龍門之孤桐 미인수휘룡문지고동
미인이 용문산 오동의 거문고를 잡아
獨奏陽春白雪曲 독주양춘백설곡
홀로 양춘 백설곡을 연주하네
調高千載少知音 조고천재소지음
고상한 곡조는 천 년 되어도 아는 사람 적고
秀色曠世難再得 수색광세난재득
빼어난 자색은 세상에서 다시 얻기 어려운데
爲我彈鳳凰 위아탄봉황
나를 위하여 봉황곡을 타니
百鳥吞聲廢啾唧 백조탄성폐추즐
뭇 새는 소리를 머금고 울지도 못하네
再鼓龍虎吟 재고룡호음
다시 용과 범의 소리를 타니
震風卷海雲涌碧 진풍권해운용벽
성난 바람 바다를 말아 구름 위에 솟는 듯
設調乍變樹冬華 설조사변수동화
은은한 곡조 잠시 변하더니 겨울에 꽃 피듯
羽商亂獲天夏雪 우상란획천하설
우상의 곡조 어지럽혀 여름에 눈 날리듯
陶然忽回天地春 도연홀회천지춘
돌연 느긋하게 천지에 봄이 돌아오는 듯
戛戛韶鈞諧六律 알알소균해육률
맑은 음악 소리 육률에 조화되니
賤氓解慍鄙夫清 천맹해온비부청
천한 백성 화를 풀고 비천한 인간 맑아지네
象尼有聞應不肉 상니유문응불육
공자님이 들으시면 고기 맛도 잊으실텐데
胡然爲帝胡爲神 호연위제호위신
어찌해서 상제를 위하고 신을 위하게 되었나
使我一見腸斷絶 사아일견장단절
내가 한번 보게 되면 창자가 끊어지고
腸斷絶斷復續 장단절단부속
창자가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지는 듯 하리
百年三萬六千日 백년삼만륙천일
백년 삼만 육천 일에
日日相隨無遠別 일일상수무원별
날마다 서로 따르며 멀리 헤어지지 않았네
古人亦有言得意則可樂 고인역유언득의칙가악
옛사람이 뜻이 맞으면 즐겁다 하였으니
雲屏錦帳夜同寢 운병금장야동침
구름 병풍 비단 휘장을 치고 밤에 함께 자며
瓊糜琅玕朝共食 경미랑간조공식
아침에 쌀밥과 좋은 반찬 함께 먹으니
紉蘭扈杜襲芳馨 인란호두습방형
난초와 두약을 함께 찬 듯 향기가 스며들고
坐令青天駐白日 좌령청천주백일
앉아서 푸른 하늘에 명하여 해를 머물게 하네
美人兮美人兮 미인혜미인혜
미인이여, 미인이여
莫學春風桃與李 막학춘풍도여리
봄바람의 복사꽃 자두 꽃 배우지 말고
願作歲寒之松栢 원작세한지송백
원하건대 추운 겨울의 소나무 잣나무 되기를
※龍門之孤桐(용문지고동) : 용문산이 어디의 용문산인지는 알 수 없으나, 용문산에서 나는 오동나무는 거문고를 만드는 데 좋은 재목이라고 전한다.
※偶商(우상) : 중국 고대 음악의 곡조는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 오음이다. 여기서는 오음의 곡조로 거문고를 탄다는 말이다
※六律(육률) : 중국의 음률은 십이율인데 양률(陽律) 여섯 개를 육률(六律), 음률(陰律) 여섯 개를 육려(六呂)라고 한다.
※象尼有聞應不肉(상니유문응불육) : 공자(孔子)를 이르는 말. 공자의 이름은 구(丘)이고, 자(字)를 중니(仲尼)라고 했다. 이마가 이구산을 닮았다고 하여 상니(象尼)라고도 한다. 공자는 음악을 매우 좋아하여 순(舜)의 음악을 듣고 3개월간 고기 맛도 잊었다고 한다.
※瓊糜(경미) : 경미(瓊糜)는 본래 좋은 쌀로 쑨 죽이란 뜻인데 여기서는 좋은 쌀로 지은 쌀밥이란 뜻으로 쓰임.
※琅玕(낭간) : 본래는 진귀한 대나무의 이름이나, 전하여 진귀한 물건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이며 여기서는 진귀하고 좋은 찬을 이르는 말이다.
※紉蘭扈杜(인란호두) : 난초와 두약은 모두 향초인데 난초와 두약을 함께 찬 듯 매우 향기롭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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