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七言絶句(칠언절구)

石龜嵒老松 (석구암노송) 外

-수헌- 2025. 1. 26. 15:14

石龜嵒老松  석구암노송 

 

月桂同時種盤古 월계동시중반고

달 속의 계수나무는 반고씨 때에 심었고

日烏拂羽金天昊 일오불우금천호

해 속의 까마귀는 금천씨 때 날개 떨쳤네

莊生休道大椿年 장생휴도대춘년

장자의 대춘이 오래 산다고 말하지 말라

壽與乾坤而獨好 수여건곤이독호

천지와 함께 오래도록 홀로 즐기며 살테니

 

※盤古(반고) : 중국의 신화에서, 천지개벽의 시조로 전해지는 인물. 혼돈의 알에서 태어나 하늘과 땅이 합쳐지는 것을 막기 위해 18,000년을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죽었는데, 그의 두 눈은 해와 달이 되고, 몸은 대지가 되고, 피와 땀은 강이 되고, 털과 머리는 풀과 나무가 되었다 한다.

※日烏(일오) : 해 속에 삼족오(三足烏)가 산다는 전설에 따라 해를 말한다. 여기서는 해 속의 까마귀 자체를 말한다.

※金天昊(금천호) : 중국 고대 전설상의 임금인 소호(小昊)를 말한다. 금덕(金德)으로 천하를 다스렸다고 하여 소호금천씨(小昊金天氏)라고 부른다. 소호(小昊)는 새를 토템으로 삼아 가장 높은 관직은 봉황(鳳凰), 형벌을 다스리는 관직은 응(鷹), 병권을 가진 관직은 취(鷲)라 하여 이렇게 표현하였다.

※莊生(장생) :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도가(道家) 사상가인 장자(莊子)를 말한다.

※大椿(대춘) : 대춘(大椿)은 장수(長壽)의 비유로 쓰이는 나무 이름이다.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에 ‘상고시대의 대춘은 팔천 년을 봄으로 삼고, 팔천 년을 가을로 삼는다. [上古有大椿 以八千歲爲春 八千歲爲秋]’라는 구절이 있다.

 

 

小車  소거  

작은 수레

辛未仲春旣望 鶴奴造小車 新試於海汀

신미중춘기망 학노조소거 신시어해정

신미년 중춘 16일에 학노가 작은 수레를 만들어 바닷가에서 시험하였다.

 

十里鳴沙轉小車 십리명사전소거

십리 명사에서 작은 수레를 굴린다기에

謝敎鞭策聽徐徐 사교편책청서서

채찍질하지 말고 천천히 가도록 시켰네

阿童挽近芳洲岸 아동만근방주안

아이들 향기로운 향초 언덕에서 끌기에

却恐輪蹄破綠萋 각공윤제파록처

수레바퀴가 무성한 풀 망칠까 걱정했네

 

※仲春旣望(중춘기망) : 중춘(仲春)은 음력 2월의 별칭이고, 기망(旣望)은 음력 열엿샛날을 말한다. 따라서 음력 2월 16일이다.

 

 

金城  금성  

縣令黃範民安之欲借一年 書贈 현령황범미안지욕차일년 서증

금성 현령 황범을 백성들이 좋아하여 1년간 유임을 원하여 써서 주었다.

 

金石山城隣北斗 금석산성린북두

북두에 가까운 산성은 금석처럼 굳건하고

桑麻村巷隔南川 상마촌항격남천

뽕나무 삼밭 시골 마을은 남쪽 내에 막혔네

琴歌五載今黃覇 금가오재금황패

금가로 오 년간의 다스림이 황패와 같으니

瓜滿丘民借一年 과만구민차일년

임기 끝나도 백성들 일 년 더 머물라 하네

 

※金城(금성) : 금성현(金城縣). 지금의 강원도 철원군 원동면 원남면 임남면 일대에 있었던 옛 고을.

※琴歌(금가) : 거문고와 노랫소리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태평한 시절을 의미한다.

※黃覇(황패) : 한(漢) 나라 사람으로 하남 태수(河南太守)의 승(丞)으로 있으면서 백성과 아전을 잘 다스렸다. 그래서 백성을 잘 다스린 관리로 같은 시대의 공수(龔遂)와 함께 황패(黃覇)를 첫째로 일컫는다.

 

 

湖海寄南仲素 호해기남중소 

호해에서 남중소에게 부치다

梨湖仲素別墅 이호중소별서

이호는 남중소의 별장이다.

 

滄海蓬萊惟寂寂 창해봉래유적적

푸른 바다의 봉래산은 적적하기만 하고

梨湖鷗鷺自閑閑 이호구로자한한

이호의 갈매기와 해오라기 한가하구나

從君欲破林泉夢 종군욕파림천몽

그대 따라 임천의 꿈 깨고자 하면서도

却怕馳烟下北山 각파치연하북산

안갯속 북산으로 달려감을 두려워했네

 

※南仲素(남중소) : 남상문(南尙文,1520~1602). 자는 중소(仲素), 호는 쌍호(雙湖)이다. 고성 군수(高城郡守)를 지냈다.

※林泉(임천) : 숲과 샘이라는 뜻으로, 은사(隱士)가 사는 곳을 이르는 말이다.

 

 

靑白  청백  

청동경과 백옥반

黃金城子師道 心眼雙淸 有進取 翼成之後 詩以觀之

황금성자사도 심안쌍청 유진취 익성지후 시이권지

금성 현령 황범(黃範)의 아들 사도(師道)는 마음과 눈이 모두 맑고 진취적이었다. 익성공(翼成公)의 후손이다. 시를 써주어 권면하였다.

 

盈盈白玉臨風樹 영영백옥림풍수

바람 부는 나무에 걸린 백옥 같은 둥근달이

冏冏靑銅照膽眸 경경청동조담모

청동거울처럼 맑은 마음과 눈동자를 비추네

去作鳳凰池上客 거작봉황지상객

이제 봉황지의 상객이 되었으니

翼成勳業汝箕裘 익성훈업여기구

익성공의 업적을 그대는 계승하기를

 

※鳳凰池(봉황지) : 금원(禁苑, 궁궐) 안의 연못. 위진 남북조(魏晉南北朝) 시대에 금원에 중서성(中書省)을 설치하고 중요 기무를 관장하여 임금을 가까이 보좌하게 하니 중서성을 이르는 말로 쓰였다.

※翼成公(익성공) : 조선 전기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부사 등을 역임한 황희(黃喜). 자는 구부(懼夫), 호는 방촌(厖村)이고, 시호는 익성(翼成)이다.

※箕裘(기구) : 키와 갑옷이라는 뜻이나 선대 때부터 내려오는 가업을 말한다.

 

 

口號  구호  

獨立芙蓉第一枝 독립부용제일지

연꽃의 첫 째 가지가 홀로 서니

三生結習少人知 삼생결습소인지

삼생에 얽힌 관습 아는 이 적네

天邊笙鶴尋無處 천변생학심무처

하늘가의 선학은 찾을 곳 없지만

窓外蟠桃自四時 창외반도자사시

창밖의 반도는 사철 아름답구나

 

※三生結習(삼생결습) : 삼생(三生)은 불가(佛家)의 용어로 중생이 선악의 업(業)으로 윤회의 고통을 받으며 생사가 서로 연속되는 것을 말한다. 결습(結習)은 어떤 사물에 집착하는 상념이 오래 쌓여서 제거하기 어려운 습관을 말하는 불교 용어이다.

※ 반도(蟠桃) : 삼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다시 삼친 년에 한 번 열매가 맺는다는 선도(仙挑), 서왕모(西王母)가 전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