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夢登四名山 (몽등사명산) 外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4. 8. 17. 12:50

夢登四名山   몽등사명산  

꿈에 사명산을 오르다

 

一彈丸上四名山 일탄환상사명산

오직 탄환처럼 빨리 사명산에 오르니

飛入詩翁蝶夢間 비입시옹접몽간

덧없는 인생에 늙은 시인이 되었구나

覺來身在紅塵裏 각래신재홍진리

내 몸이 홍진 속에 있음을 깨달으니

慙愧孤雲獨去閑 참괴고운독거한

한가히 홀로 가는 구름에 부끄럽구나

 

※四名山(사명산) : 백두산에서 내려온 네 명산. 동쪽의 금강산, 서쪽의 구월산, 남쪽의 지리산, 북쪽의 묘향산을 이른다.

 

※蝶夢(접몽) : 중국의 장자(莊子)가 꿈에 나비가 되어 즐겁게 놀다가 깬 뒤에 자기가 나비의 꿈을 꾸었는지 나비가 자기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고 한 고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나온다.

 

 

贈漱玉洞文益成 文時作襄陽守    증수옥동문익성 문시작양양수  

수옥동 문익성에게 주다. 문익성은 그때 양양부사였다.

 

玉洞仙人下九天 옥동선인하구천

옥동 선인이 높은 하늘에서 내려와서

蓬萊駕鶴弄雲煙 봉래가학롱운연

봉래에서 학을 타고 운연을 갖고 노네

丹崖却洒銀河句 단애각쇄은하구

붉은 벼랑에다 은하의 시구를 뿌리니

江漢風流五百年 강한풍류오백년

강한의 풍류가 오백 년이나 이어졌네

 

※文益成(문익성, 1526~1584) : 조선전기 승문원저작, 평양서윤, 양양부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숙재(叔裁)·분중(賁仲), 호는 옥동(玉洞). 수옥동(漱玉洞)은 문익성의 고향인 경남 합천의 고을 이름이다.

 

※玉洞仙人(옥동선인) : 호가 옥동(玉洞)인 문익성(文益成)을 이른다.

 

※蓬萊(봉래) : 금강산을 이르는 말이나, 양사언(楊士彦)의 호가 봉래(蓬萊)이어서 두 의미를 복합적으로 표현한 듯하다.

 

※江漢(강한) : 강한(江漢)은 揚子江(양자강)과 漢水(한수)를 말한다. 水量(수량)이 아주 많은 것을 비유한다. 또 우리나라의 한강을 이르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앞의 의미가 복합적으로 사용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