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高陽臺 浴佛日懸燈 (고양대 욕불일현등) - 金允植 (김윤식)

-수헌- 2026. 5. 22. 16:33

 

高陽臺 浴佛日懸燈   고양대 욕불일현등     金允植   김윤식  

고양대. 욕불일에 등불을 걸다.

 

異域良辰 이역양진

이역 땅에서도 명절날이라

親朋畢集 친붕필집

친한 벗들이 모두 모였네

今宵浴佛 금소욕불

부처님 오신 오늘 밤에는

天晴節物如何 천청절물여하

하늘도 개었는데 절물은 어떠한가

試看屋角張燈 시간옥각장등

지붕 모서리 늘어놓은 등불을 보니

長繩纍纍明珠綴 장승류류명주철

긴 줄에 줄줄이 밝은 구슬 엮은 듯하니

照乘車不啻連城 조승거불시연성

수레를 비추는 건 어찌 연성벽 뿐이랴

且和他村笛山歌 차화타촌적산가

또 남들과 어울려 피리 불고 노래하며

同樂昇平 동락승평

함께 태평성대를 즐기세

 

八關遺俗 팔관유속

팔관회의 풍속이 전해 오는

一年佳日 일년가일

일 년 중의 좋은 명절이라

祥毫放彩 상호방채

상서로운 백호가 광채를 뿜어

大地光明 대지광명

대지가 밝게 빛나는구나

看到更闌 간도경란

밤이 깊어지도록 보고 있으니

漸如落落晨星 점여낙락신성

점차 떨어지는 새벽 별 같구나.

旅人不寐挑殘燼 여인불매도잔신

나그네 잠 못 들어 등잔 심지 돋우고

酌匏樽共說鄕情 작포준공설향정

표주박에 술을 따라 고향의 정 얘기하네

祝吾皇萬歲千秋 축오황만세천추

우리 임금님의 천추만세를 축원하니

松柏岡陵 송백강릉

언덕의 소나무 잣나무처럼 장구하시길

 

<이 글은 100글자로 되어있는 특이한 시가체(詩歌體)로 사((詞)의 일종인 백자요(百字謠)이다. 백자요(百字謠)는 전부(前部)와 후부(後部)가 각 49자와 51자로 구성되는데, 이러한 형태의 백자요(百字謠)로는 동파(東坡) 소식(蘇軾)의 적벽회고(赤壁懷古)가 유명하다. 적벽회고(赤壁懷古)는 당(唐) 현종(玄宗) 때의 유명한 가기(歌妓)인 염노(念奴)의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고 하여 이 시가체를 아름다울 교(嬌)를 붙여 염노교(念奴嬌)라고도 부른다.>

 

※照乘車不啻連城(조승거불시연성) : 조승거(照乘車)는 매우 밝다는 의미이다. 제나라 위왕(威王)이 위나라의 왕[魏王]과 교외에서 회합할 때 ‘제나라에는 지름이 1촌(寸)이나 되는 구슬이 있어서 수레를 앞뒤로 12승(乘)을 비추는 것이 10개나 됩니다.’라고 자랑한 데서 유래한다. 연성(連城)은 연성벽(連城璧)을 말하는데, 가치가 여러 개의 성과 맞먹는 옥이란 의미이다. 전국 시대 조 혜왕(趙惠王)이 화씨지벽(和氏之璧)이라는 보물을 가지고 있었는데, 진(秦) 나라 소왕(昭王)이 15개의 성과 바꾸자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따라서 이 구절은 밝기가 12개의 수레를 비추는 보물처럼 매우 밝다는 의미이다.

※祥毫(상호) : 상스러운 털이라는 의미로 부처님의 미간에 난 흰 털인 백호(白毫)를 말한다. 불상에서는 보석으로 표현된다.

 

*金允植(김윤식, 1835~1922) : 조선 후기의 학자 정치가. 황실제도국총재, 강구회 회장, 흥사단 단장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순경(洵卿), 호는 운양(雲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