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春懷 寄吳隣兄 (춘회 기오인형) - 徐居正 (서거정)

-수헌- 2026. 4. 11. 14:08

春懷 寄吳隣兄   춘회 기오인형     徐居正   서거정  

봄날의 회포를 써서 오 인형에게 부치다

 

老願春遲春不遲 노원춘지춘불지

늘그막엔 봄 더디 가길 바라나 더디지 않아

醒吟又逼踏靑時 성음우핍답청시

깨어서 읊다 보니 또 답청할 때가 되었구나

丁寧更待花時節 정녕경대화시절

간곡하게 다시 꽃피는 시절을 기다려서

拚却樽前醉似泥 변각준전취사니

모두 잊고 술통 앞에서 진창 취해나 보세

 

無花無酒過淸明 무화무주과청명

꽃도 없고 술도 없는 청명을 지나 보내고

悵望重三惱客情 창망중삼뇌객정

나그네 심정 서글프게 삼짇날을 기다리네

自笑前身杜陵老 자소전신두릉로

내 전신이 두릉노인이라 스스로 비웃으며

年年空賦麗人行 연년공부여인행

해마다 부질없이 여인행만 짓고 있구나

 

※老願春遲(노원춘지) : 두보(杜甫)의 시 가석(可惜)에 ‘무엇이 급해 꽃은 저리 날리는가, 늙어 가니 봄이 더디 기기만 바라네.〔花飛有底急 老去願春遲〕’고 한 것을 인용하여 빨리 가는 세월을 표현하였다.

※踏靑時(답청시) : 답청할 때. 삼짇날을 답청절(踏靑節)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진중세시기(秦中歲時記)에 의하면, 음력 3월 3일에 곡강연(曲江宴)을 베풀어 도인(都人)들이 모두 강가에서 계사(禊事)를 치르고 술을 마시고 청초(靑草)를 밟고 놀면서 이것을 답청절(踏靑節)이라고 했던 데서 온 말이다.

※杜陵(두릉) :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를 말한다. 조상의 출신지를 따서 두릉(杜陵)의 포의(布衣) 또는 두소릉(杜少陵)이라고도 불린다.

※麗人行(여인행) : 두보가 당 현종(唐玄宗) 천보(天寶) 연간 3월 3일에 곡강(曲江) 가에서 봄놀이하는 미인들을 보고 여인행(麗人行)이라는 시를 지은 고사를 인용해 자신을 두보에 비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