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食 한식 李敏求 이민구
한식에
惻愴歌龍日 측창가룡일
용을 노래한 날이 슬프기만 하니
衰微歎鳳年 쇠미탄봉년
덕이 없는 봉황을 탄식한 해이네
浮生傷暮境 부생상모경
늘그막에 덧없는 인생에 상심하며
旅泊臥春天 여박와춘천
봄날에 떠돌다 머물러 누워 있네
松柏鄕山雨 송백향산우
고향 산 송백에는 비가 내릴 텐데
蓬茅客舍煙 봉모객사연
띠풀 이은 객사는 안개에 잠겼네
良時易流轉 양시이유전
좋은 시절은 쉬이 흘러가는 법이니
百感坐潸然 백감좌산연
앉아서 만감에 겨워 눈물을 흘리네
※歌龍日(가룡일) : 한식(寒食)을 말한다. 춘추 시대 진(晉) 나라 공자(公子) 중이(重耳)가 국외로 망명하여 유랑하며,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개자추(介子推)가 자기의 허벅지 살을 도려내어 그에게 먹였다. 18년 뒤 중이는 귀국하여 진 문공(晉文公)이 되었으나, 논공행상(論功行賞)에서 빠진 개자추는 산으로 들어가서 숨었다. 이에 개자추를 따르는 사람들이 궁궐 문에 ‘교교한 용 한 마리 잠깐 있을 곳 잃었네, 다섯 마리 뱀이 그를 따라 천하를 돌아다녔지. 용이 식량이 없어 주릴 때에 한 뱀이 넓적다리를 베어 주었지. 용이 못으로 돌아가 그 땅에서 편안해지자, 네 마리 뱀도 제 굴로 들어가 다 제 자리 찾았건만, 한 마리 뱀은 굴이 없이 들판에서 울고 있네. 〔有龍矯矯 頃失其所 五蛇從之 周徧天下 龍饑無食 一蛇割股 龍反其淵 安其壤土 四蛇入穴 皆有處所 一蛇無穴 號於中野〕’라는 내용의 글을 써서 붙였다고 한다. 여기서 용은 중이를 가리키고, 다섯 마리 뱀은 중이를 도왔던 신하를 가리키며, 한 마리 뱀은 개자추를 가리킨다. 개자추는 어머니를 모시고 면산(綿山)에 은거하였는데, 뒤늦게 문공이 그를 나오게 하려고 산에 불을 질렀으나 개자추는 끝내 나오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나무를 껴안고 불에 타 죽고 말았다. 이에 문공이 크게 슬퍼하여 산 아래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내게 하고, 그가 불에 타 죽은 날에는 불을 피우지 못하게 하고, 미리 만들어 놓은 찬 음식만 먹게 하였으니, 이날이 바로 한식이다.
※衰微歎鳳年(쇠미탄봉년) : 덕이 없는 시대라는 말이다. 춘추 시대 초(楚) 나라의 은자(隱者)였던 접여(接輿)가 공자(孔子)의 수레 앞을 지나면서, 봉황이란 원래 태평한 때에만 나타나고, 무도(無道)한 세상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에서 ‘봉황이여, 봉황이여, 이미 덕은 쇠했으니 어이하랴. 〔鳳兮鳳兮, 何德之衰〕’라고 한 고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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