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淸明日晩朝回 效宮詞五首 (청명일만조회 효궁사오수) - 李廷龜 (이정구)

-수헌- 2026. 3. 26. 17:26

淸明日晩朝回 效宮詞五首   청명일만조회 효궁사오수     李廷龜   이정구  

청명일에 저녁 조정에서 돌아와 궁사를 본떠서 짓다. 5수

 

女史宣香出太常 여사선향출태상

여사가 태상으로 나와서 향을 피우고

寢園佳節薦蘭觴 침원가절천난상

좋은 날 능침에서 향긋한 술잔 올리네

宮壺向晩頒新醞 궁호향만반신온

저물녘에 궁중에서 새 술을 하사하여

分賜金門鎖直郞 분사금문쇄직랑

금문에서 숙직 낭관에게 나누어 주네

 

朝元閣裏罷淸齋 조원각리파청재

조원각 안에서 깨끗하게 재계를 마치고

雙黛扶輿出殿來 쌍대부여출전래

미인과 함께 수레 타고 전각을 나오며

纔問上林春早晩 재문상림춘조만

상림원에는 언제 봄이 오는지 물어보니

帳頭鸚鵡奏花開 장두앵무주화개

장막 위 앵무새가 꽃이 피었다 아뢰네

 

太平天子樂時豐 태평천자락시풍

태평 시대의 천자가 풍요한 시절 즐기니

一曲雲和瑞氣濃 일곡운화서기농

거문고 한 곡조에 상서로운 기운 짙구나

詞掖誰裁封禪草 사액수재봉선초

그 누가 사액에서 봉선서를 지을 것인가

漢家新起柏梁宮 한가신기백량궁

한나라 왕실이 새로이 백량궁을 세웠는데

 

沈香亭上仗初移 침향정상장초이

침향정 위로 천자의 행장이 옮겨 가니

更築歌臺俯碧池 갱축가대부벽지

푸른 못 가에 가무 누대를 다시 지었네

皇極庭虛人不掃 황극정허인불소

황성의 뜰은 비어 쓰는 사람이 없건만

年年春草遍瑤墀 연년춘초편요지

해마다 봄풀은 섬돌에 두루 피어났구나

 

三月輕衫綠紵新 삼월경삼록저신

삼월이라 산뜻한 녹색 모시 적삼을 입고

湖邊無限看花人 호변무한간화인

호숫가에 꽃구경 나온 사람 끝이 없구나

歸時頭上渾簪柳 귀시두상혼잠류

돌아올 때 머리 위에 버들가지 꽂았으니

損却河堤幾樹春 손각하제기수춘

강둑에서 봄나무 몇 그루를 덜어내었나

 

※女史宣香出太常(여사선향출태상) : 여사는 궁중의 일을 맡아보는 여관(女官)을 말하고, 태상(太常)은 조선 시대, 제향과 시호에 관한 일을 맡던 관아를 말한다.

※寢園(침원) : 임금의 묘소. 능침.

※朝元閣(조원각) : 당(唐) 나라 때 현종(玄宗)이 양귀비(楊貴妃)와 함께 자주 찾았던 온천지(溫泉池) 여산(驪山)의 화청궁(華淸宮) 안에 있던 전각(殿閣)이다.

※雙黛(쌍대) : 눈썹 먹으로 그린 두 눈썹이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미녀라는 의미로 쓰였다.

※雲和(운화) : 원래 산 이름인데, 그곳에서 거문고 만드는 재목이 나와 거문고의 이칭으로 쓰인다.

※詞掖誰裁封禪草(사액수재봉선초) : 사액(詞掖)은 한림원(翰林院) 예문관(藝文館) 등 문장을 관장하는 관서(官署)를 말하고, 봉선서(封禪書)는 한(漢) 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죽기 전에 유작(遺作)으로 남긴 봉선문(封禪文)을 말하는데, 전하여 제왕의 공덕을 칭송하는 글을 뜻한다.

※栢梁宮(백량궁) : 한 무제(漢武帝)가 장안성(長安城)에 건립하여 연회를 베풀고 시를 읊는 장소로 쓰던 백량대(栢梁臺)를 가리킨다. 이 누대는 높이가 20장(丈)이고 향백(香栢)으로 전각의 들보를 만들어 향기가 수십 리까지 퍼졌다 한다.

※沈香亭(침향정) : 당나라 현종(玄宗) 때, 대궐 안의 정자 이름. 작약과 모란을 심어놓고 양귀비(楊貴妃)와 함께 감상하면서 이백(李白)을 불러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정구(李廷龜, 1564~1635) : 조선시대 예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문인. 자는 성징(聖徵), 호는 월사(月沙) 보만당(保晩堂) 치암(癡菴) 추애(秋崖) 습정(習靜). 시호는 문충(文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