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數枝 開亦最晩 吟成長句 用破幽寂 매화수지 개역최만 음성장구 용파유적 奇大升 기대승
매화 몇 가지가 늦게 피었기에 장구를 지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
簷角寒梅亦自芳 첨각한매역자방
처마 끝에 절로 핀 찬 매화가 향기로워
夜深來繞意偏長 야심래요의편장
깊은 밤에 와서 보니 더욱 아름답구나
踈踈月照尊中影 소소월조존중영
달 비치니 술잔에 소소한 모습 비치고
細細風吹竹外香 세세풍취죽외향
바람 불면 대나무 너머로 향기가 나네
破臘一枝那得見 파랍일지나득견
섣달에 벌어진 가지 어쩌면 얻어 볼까
殿春孤樹最堪傷 전춘고수최감상
늦은 봄 외로운 나무가 가장 애달프네
西湖病骨詩難到 서호병골시난도
서호의 병골처럼 시 짓기가 어려우니
准擬明朝醉發狂 준의명조취발광
내일 아침에는 미치도록 술에 취해볼까
又
江城春晩雨霏霏 강성춘만우비비
늦은 봄 강성에 부슬부슬 비가 내리니
一樹殘梅映短籬 일수잔매영단리
한 그루 때늦은 매화 울타리에 비치네
剩欲折來憐雪落 잉욕절래련설락
꺾어 오려니 떨어지는 꽃잎이 가여워서
有時看去亂煙披 유시간거난연피
때때로 자욱한 안개를 헤치며 바라보네
小窓對月隨晴影 소창대월수청영
작은 창에 달 비친 맑은 그림자 따라서
幽逕傳杯唼玉蕤 유경전배삽옥유
오솔길에다 술잔 옮기고 옥유를 마시네
着子會應和鼎實 착자회응화정실
열매 열면 응당 솥으로 요리할 만하니
梢頭靑蔕已離離 초두청체이이리
가지 끝에 푸른 열매 주렁주렁 달렸네
又
今年春最晩 금년춘최만
금년에는 봄이 가장 늦게 와서
三月梅花開 삼월매화개
삼월에야 매화가 꽃을 피웠는데
更値寒凝雪 경치한응설
다시 차가운 눈을 만나게 되니
仍愁落滿苔 잉수낙만태
이끼에 가득 떨어질까 시름겹네
酒醒香裛袂 주성향읍몌
소매에 배인 향기에 술이 깨고
夢斷影交盃 몽단영교배
그림자와 잔 주고받는 꿈을 깨네
萬里思相贈 만리사상증
만 리 밖 그대에게 주고 싶어서
攀條首獨回 반조수독회
가지를 잡고 홀로 고개를 돌린다
※殿春(전춘) : 음력 3월의 이칭(異稱)이다. 따라서 늦은 봄을 의미한다.
※西湖病骨(서호병골) : 서호처사(西湖處士)로 불린 북송의 임포(林逋)를 말하는데, 임포는 서호의 고산(孤山)에 은거하였으며 행서와 시에 능하였다. 특히 매화 시가 유명하다. 매화를 심고 학을 기르며 즐겨서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하였다.
※唼玉蕤(삽옥유) : 옥유(玉蕤)는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옥의 정화(精華)로 이를 먹으면 신선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는 매화를 옥에 비유하여 매화나무 아래에서 술을 마신다는 의미이다.
※和鼎實(화정실) : 매실이 솥 안에서 음식물을 요리하는 데 쓰일 만하다는 의미이다. 서경(書經) 열명하(說命下)에서 고종(高宗)이 부열(傅說)에게 ‘너는 짐의 뜻을 따라서 만약 술과 단술을 만들거든 네가 누룩과 엿기름이 되고, 만약 국의 간을 맞추면 네가 소금과 매실이 되어야 한다. 〔爾惟訓于朕志 若作酒醴 爾惟麴糱 若作和羹 爾惟鹽梅〕’ 하였다.
※離離(이리) : 이삭이나 열매가 맺어 늘어져 있는 모양. 차례로 나란히 줄지어 있는 모양.
*기대승(奇大升, 1527~1572) : 조선 전기 성균관 대사성, 대사간, 공조참의 등을 역임한 문신이며, 조선 유학의 전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주자학자. 자는 명언(明彦), 호는 고봉(高峯) 존재(存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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