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4

蓬萊 楊士彦-차운시(次韻詩)

이번에는 蓬萊 楊士彦의 차운시를 한편 감상해 보고자 한다.차운시(次韻詩)란 다른 사람이 지은시의 운자를 그대로 따서 지은시를 말하는데 옛 시인 묵객들은 다른 이의 좋은 시구(詩句)를 보면 그 시의 운자로 자신만의 시를 짓기도 하였다. 이번에는 蓬萊公이 사촌 장경세(沙村 張經世)의 시를 차운한 시를 감상해 본다. 次沙村韻仍遣懷 차사촌운잉견회사촌의 시를 차운하여 회포를 풀다 十二韻 십이운 12운 雲水溪邊楊柳村 운수계변양류촌 구름과 물 흐르는 시냇가 양류촌桃花源入石屏門 도화원입석병문 병풍바위 문 들어가니 도화원일세 逐空不是亡秦客 축공부시망진객 헛됨 찾아 진나라 피한 객이 아니고離索頻招去楚魂 이색빈초거초혼 세속 떠난 초나라 혼 자주 불렀네豁莽早開松菊逕 활망조개송국경 이른 아침 풀을 베어 송국의 길을 열고引泉宵灌..

四溟大師-원객좌장야(遠客坐長夜)

사명대사의 친필시 遠客坐長夜(원객좌장야) 멀리서 온 나그네 밤 늦도록 앉았는데 雨聲孤寺秋(우성고사추) 가을 외로운 절에 빗소리 들리네. 請量東海水(청량동해수) 바라건데 동해바다 물을 모두 헤아려서 看取淺深愁(간취천심수) 내 근심과 얕고 깊음을 알아보라. 이 글씨는 사명대사의 친필로 1604년 일본으로 강화사절로 가던 중 대마도에서 도쿠가와(德川家康)와의 회담을 기다리면서 쓴 글씨로서 나라를 걱정하는 심정이 잘 묘사되어 있다. 원래 이 시는 당나라 시인 이군옥(李群玉)의 시 ‘우야정장관(雨夜呈長官)’의 첫 구절이나 대사의 심정과도 잘 맞아 떨어져 이 글을 쓴 것 같다. 이 유묵은 재일동포 사학자 고 신기수(辛基秀·2002년 작고) 씨가 생전에 수집한 ‘신기수 컬렉션 ’(140여 점)중의 한 점으로써 현재는..

사명대사(四溟大師)의 충절과 시에 관한 카테고리를 열면서. . .

이 방에서는 사명대사(四溟大師)의 시를 차례로 올려 감상하면서 대사의 우국충정을 느껴 보고자 한다. 우리가 아는 四溟大師는 임진왜란때 승병을 이끌고 왜적과 싸운 승병장이었으며, 전후 일본으로 건너가 3000여명의 피로인(被虜人)을 쇄환(刷還)해온 외교관 정도로만 알고 있으나 사명대사의 시와 글씨에 대하여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사명대사의 행적이나 신통력과 관련하여, 구전하는 전설적 일화나 국가 대사가 있을 때마다 땀을 흘린다는 비석 이야기 등이 있을 뿐 대사의 유묵이나 시서(詩書)에 대하여는 접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사명대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시 작품을 남겼는데 그 시와 글씨의 수준도 범상치 않으며, 시에 표현된 우국충정심도 매우 남다른 것으..

蓬萊 楊士彦-미인곡

이번에는 蓬萊 楊士彦 公의 미인곡(美人曲)을 올린다. 이 시는 장단구 (長短句)의 형태로 된 시인데, 장단구란 장구와 단구로 된 시로써, 율시(律詩)나 절구(絶句)가 7자나 5자로 정형화 된 반면 한 편의 시에 자수가 많은 구절과 적은 구절을 섞어서 지은 시이다. 중국 고전 운문(韻文)의 한 양식(樣式)으로 민간 가곡에서 발달하여 당나라 이후 오대(五代)를 거쳐 송나라에서 크게 성행하였다. 일정한 평측(平仄)으로 장단구(長短句)를 만들고 각 구(句)에 적당한 문자를 채워 넣어 짓는 시로, 당나라 이백(李白)의 《억진아(憶秦娥)》, 《보살만(菩薩蠻》이 그 시초이다. 미인곡이라면 대표적으로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思美人曲〉과〈속미인곡 續美人曲〉을 알고 있으며, 이에 영향을 받은 김춘택(金春澤)의〈별사미인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