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四月八日 松都觀燈 (사월팔일 송도관등) - 李植 (이식)

-수헌- 2024. 5. 13. 16:32

四月八日 松都觀燈 次梁子漸懷古絶句韻 사월팔일 송도관등 차양자점회고절구운 李植 이식

사월 초파일에 송도에서 관등놀이를 구경하며 양자점의 회고 절구시에 차운하다.  

 

廢苑喬松掛兎絲 폐원교송괘토사

폐원의 소나무 높은 가지에 토사가 걸렸고

橐駝橋下水聲悲 탁타교하수성비

탁타교 아래 흐르는 물소리 또한 슬프구나

今宵故事猶堪記 금소고사유감기

오늘 밤 옛날 있었던 일도 기억할 만한데

萬樹銀花月半規 만수은화월반규

수많은 나무의 밝은 등불이 반달을 비추네

 

※梁子漸(양자점) :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교리(校理)를 거쳐 이조참의에 추증된 양경우(梁慶遇, 1568~?). 자점(子漸)은 그의 자이고 호는 제호(霽湖).

 

※兎絲(토사) : 겨우살이처럼 다른 식물에 기생하는 한해살이 기생식물. 실처럼 부드럽고 약효가 좋아 허리가 부러진 토끼를 낫게 했다고 하여 토사라고 하며 그 씨앗은 토사자(免絲子)라 하며, 실새삼 황등자(黃藤子) 용수자(龍須子)라고도 한다.

 

※橐駝橋(탁타교) : 송도(松都) 보정문(保定門)안에 있는 다리. 옛날 거란[契丹]이 고려 태조에게 수호(修好)를 위하여 낙타 50 필을 보내왔었는데, 이때 태조는 반복무상한 거란족과는 수교할 수 없다 하여 거기서 온 사신 30명을 모두 섬으로 귀양 보내고, 낙타 50필은 이 다리 아래다 매어 두고 모두 굶어 죽게 만든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銀花(은화) : 대보름에 달아놓은 휘황찬란한 등불을 뜻한다. 火樹銀花(화수은화)에서 온 말로 화수(火樹)는 환한 등불을 많이 달아놓은 나무라는 뜻이고 은화(銀花)는 은빛 꽃이라는 뜻으로, 등불을 의미한다.

 

 

曉起 효기 李穡 이색  

새벽에 일어나다

 

宿雲卷盡曉天明 숙운권진효천명

새벽하늘 밝아오고 머물던 구름 다 걷히니

林外黃鸝三兩聲 임외황리삼량성

수풀 밖에서 꾀꼬리 두세 소리가 들려오네

夢破小窓甘寂寞 몽파소창감적막

꿈을 깨니 창 앞의 적막이 달게 여겨져서

興來敗筆掃縱橫 흥래패필소종횡

흥이 일면 몽당붓을 종횡으로 휘두른다네

孔明付托丹心在 공명부탁단심재

공명은 부탁받았어도 일편단심이 있었고

靖節歸來白髮生 정절귀래백발생

정절은 흰머리 생기고 전원에 돌아왔네

歲歲觀燈是今夕 세세관등시금석

해마다 관등을 하던 바로 오늘 저녁이면

扶輿遊遍鳳凰城 부여유편봉황성

수레에 의지해 도성을 두루 유람했었지

 

※孔明付托丹心在(공명부탁단심재) : 공명(孔明)은 삼국시대 촉한(蜀漢)의 승상(丞相) 제갈량(諸葛亮)의 자이다. 촉한의 선주(先主) 유비(劉備)가 죽기 전에, 제갈량(諸葛亮)에게 후사(後事)를 부탁하며, ‘그대가 만일 후주(後主)가 보필할 만하면 보필해 주고 만일 자격이 안 되거든 그대가 스스로 취하라.’라고 부탁한 것을 말한다.

 

※靖節(정절) : 정절(靖節)은 도잠(陶潛)의 시호(諡號)이다.

 

*이식(李植,1584~1647) : 조선시대 대사헌, 형조판서,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여고(汝固), 호는 택당(澤堂) 남궁외사(南宮外史) 택구거사(澤癯居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