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嶺南樓次韻詩(영남루차운시)30

-수헌- 2025. 6. 22. 09:27

題嶺南樓 出箕雅   제영남루 출기아     鄭希良  정희량

영남루를 쓰다. 기아에 나온다.

 

金碧樓明壓水 금벽루명압수천

강과 하늘을 가로막은 아름다운 누각을

昔年誰搆此峯 석년수구차봉전

예전에 누가 이 봉우리 앞에다 지었나

一竿漁父雨聲外 일간어부우성외

빗소리 밖에 어부는 낚싯대를 드리우고

十里行人山影 십리행인산영변

십 리 밖 산 그늘 가에는 행인이 가네

入檻雲生巫峽曉 입함운생무협효

새벽 무협에 생긴 구름이 난간에 들고

逐波花出武陵 축파화출무릉연

무릉의 안갯속에 꽃이 물에 떠 나오네

沙鷗但聽陽關曲 사구단청양관곡

백사장 갈매기는 양관곡을 듣기만 하니

那識深愁送別 나지심수송별연

송별연의 깊은 근심을 어찌 알리오

 

※箕雅(기아) : 기아(箕雅)는 조선의 바른 시가(詩歌)라는 뜻으로,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문인인 남용익(南龍翼)이 편집하고 간행한 시선집(詩選集)이다. 신라에서 조선 인조(仁祖) 때까지의 497인의 시를 추려 수록함.

※金碧(금벽) : 금빛과 푸른빛이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빛깔을 이르는 말.

※巫峽(무협) : 양자강 상류의 세 협곡[三峽]의 하나로, 험난하기로 유명한데 여기서는 영남루의 절경에 비유하였다.

※武陵(무릉) :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는 뜻이나 역시 영남루의 절경에 비유하였다.

※陽關曲(양관곡) : 양관(陽關)은 옥문관과 함께 중국에서 서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 이름인데,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가 양관(陽關)에서 친구인 원이(元二)를 이별하면서 지은 위성곡(渭城曲) 이후로 양관곡은 이별곡의 대명사가 되었다.

 

* 鄭希良(정희량, 1469~1502) :  조선 전기 문신. 자는 순부(淳夫) 호는 허암(虛庵).  권지부 정자, 예문관 대교, 예문관 봉교 등을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