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友人村居 五首 제우인촌거 오수 權近 권근
시골집의 벗을 쓰다. 5수
大竹村中里有仁 대죽촌중리유인
큰 대나무 마을에 어진 사람이 있는데
怡怡伯仲共圃隣 이이백중공포린
형제가 이웃에서 즐겁게 함께 들일 하며
一樽笑語團圞處 일준소어단란처
단란한 자리에서 한 잔 술로 담소하니
和氣熏然滿坐春 화기훈연만좌춘
앉은자리 가득 봄의 화기가 스며드네
春 봄
閑居野外伴農民 한거야외반농민
농민들과 벗하여 들판에 한가히 지내니
雨過田原淑景新 우과전원숙경신
비 지나간 들판에 맑은 경치가 새롭구나
醉睡覺來人正靜 취수각래인정정
취하여 졸다 깨어 보니 인적은 고요한데
滿園桃李鳥呼春 만원도리조호춘
동산에 만발한 도리화와 새가 봄을 부르네
夏 여름
雨餘門巷綠苔生 우여문항녹태생
비 온 뒤 골목길에는 푸른 이끼가 돋았고
松竹林間暑氣淸 송죽림간서기청
소나무 대나무숲 사이에는 더위가 가셨네
白日羲皇無一事 백일희황무일사
대낮에도 희황에게는 할 일이 없어서
醉憑烏几聽鶯聲 취빙오궤청앵성
취하여 안석에 기대 꾀꼬리 소리를 듣네
秋 가을
積雨初收潦水淸 적우초수료수청
오랜 비가 비로소 그치니 도랑물이 맑고
千畦禾黍野風生 천휴화서야풍생
천 이랑의 벼와 기장에 들바람이 이네
銀蓴玉膾江村裏 은순옥회강촌리
강 마을에 옥빛 회와 은빛 순채 차리고
弟勸兄酬醉太平 제권형수취태평
형제가 서로 권하며 취하니 태평하구나
冬 겨울
野外風高雪積門 야외풍고설적문
들판엔 바람 드높고 문엔 눈이 쌓였는데
圍爐一室似春溫 위로일실사춘온
화로에 둘러앉은 방은 봄처럼 따뜻하네
原頭獵罷歸來晩 원두엽파귀래만
언덕 머리에 사냥 마치고 늦게 돌아오니
庭有懸猿酒滿樽 정유현원주만준
뜰에 원숭이 매달렸고 술은 잔에 가득하네
※羲皇(희황) : 희황상인(羲皇上人)의 준말. 복희씨 이전의 사람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을 잊고 한가하고 편안히 숨어 사는 사람을 이르는 말. 도연명(陶淵明)의 글 중의 ‘인생 오십여 세에 성미는 강직하고 재주는 졸렬하여 세상과 어긋남이 많았다. 일찍이 북창 아래 누워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스스로 복희 시대 이전의 사람이라 생각했다. [有行年五十餘 性剛才拙 與物多忤 甞北窓下卧遇凉風 自謂羲皇上人之語]’에서 인용하였다.
*권근(權近, 1352~1409) :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 자는 가원(可遠), 호는 양촌(陽村). 이성계의 조선 왕조 창업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개국 후 각종 제도 정비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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