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시(田園詩)

田家行 (전가행) - 徐居正 (서거정)

-수헌- 2025. 4. 22. 22:31

 

田家行   전가행     徐居正   서거정  

 

田家田家樂未樂 전가전가낙미락

농가여 농가여 즐거운가 즐겁지 못한가

一家辛苦皆仰力 일가신고개앙력

온 집안이 모든 힘을 다하여 고생하네

主翁白髮親扶犁 주옹백발친부리

백발의 늙은이가 직접 쟁기질을 하고

大兒小兒皆耕耨 대아소아개경누

큰아들 작은아들 모두 김을 매는구나

去年種粟田力薄 거년종속전력박

거년엔 벼를 심었으나 토질이 박하여

充租納糶猶未足 충조납조유미족

조세 충당과 환곡 납부에도 모자라서

今年種秫因旱澇 금년종출인한로

올해는 차조를 심었지만 가뭄과 수해로

一粒不收命如繰 일립불수명여조

한 톨도 수확 못 해 목숨이 실낱같구나

南池菱芡猶未飽 남지능검유미포

남지의 마름 풀로도 배를 못 채우는데

昨夜府帖徵靑苗 작야부첩징청묘

어젯밤 부첩이 내려와 청묘전을 거두네

欲向東隣賣黃犢 욕향동린매황독

동쪽 이웃에 가서 송아지를 팔려 하니

黃犢背瘡蹄盡斲 황독배창제진착

송아지 등은 헐고 발굽은 다 깎이었네

蹄盡斲可奈何 제진착가나하

발굽이 다 깎이었으니 이를 어찌 하나

門前催吏如火急 문전최리여화급

아전은 문전에서 화급히 재촉해 대는데

 

※府帖徵靑苗(부첩징청묘) : 부첩(府帖)은 관(官)에서 내려온 공문을 말하고, 청묘(靑苗)는 청묘전(靑苗錢)으로 벼가 익기 전에 조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