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 李仁老 (이인로)

-수헌- 2023. 11. 1. 15:08

和歸去來辭 화귀거래사    李仁老 이인로  

귀거래사에 화운하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가자

陶潛昔歸吾亦歸 도잠석귀오역귀

옛날 도잠이 돌아갔으니 나 또한 돌아가야지

得隍鹿而何喜¹ 득황록이하희

해자의 사슴을 얻은들 무엇이 기쁘며

失塞馬而奚悲 실새마이해비

새옹이 말을 잃은 들 어찌 슬프겠는가

蛾赴燭而不悟 아부촉이불오

불에 덤벼드는 나방은 제 죽을 줄 모르고

駒過隙而莫追² 구과극이막추

문틈을 지나는 망아지는 쫓을 수가 없네

纔握手而相誓 재악수이상서

겨우 손을 잡고 서로 맹세했는데

未轉頭而皆非 미전두이개비

머리 돌리기도 전에 모두 틀어지는구나

摘殘菊以爲飡 적잔국이위손

시들고 남은 국화를 따서 먹고

緝破荷而爲衣³ 집파하이위의

찢어진 연잎을 모아 옷을 만들자

旣得反於何有⁴⁾ 기득반어하유

이미 이상향에 돌아왔는데

誰復動於玄微 수부동어현미

현묘한 이치를 누가 다시 바뀌게 할까

蝸舍雖窄 와사수착

비록 달팽이집처럼 좁을지언정

蟻陣爭奔 의진쟁분

개미 떼는 다투어 달릴 수 있네

蛛絲網扇 주사망선

거미줄이 사립문을 얽었으니

雀羅設門⁵⁾ 작라설문

문 앞에는 참새 그물을 칠 만하구나

臧穀俱亡⁶⁾ 장곡구망

장과 곡은 모두 양을 다 잃었으며

荆凡孰存⁷⁾ 형범숙존

형나라나 범나라는 어디가 남아있나

以神爲馬⁸⁾ 이신위마

나의 정신으로 말을 삼고

破瓠爲樽⁹⁾ 파호위준

큰 박을 잘라서 뒤웅박을 삼으려네

身將老於菟裘¹⁰⁾ 신장로어도구

몸이 도구에서 늙어 간다면

樂不減於商顔¹¹ 악불감어상안

즐거움은 상안 못지않으리라

遊於物而無忤 유어물이무오

만물에 맞춰 지내니 거슬림이 없고

在所寓以皆安 재소우이개안

머물고 있는 곳이 모두 편안하구나

鱗固潛於尺澤 린고잠어척택

물고기는 한자의 못물에 잠겨야 하고

翅豈折於天關 시기절어천관

새가 어찌 하늘 문에서 날개 꺾이겠는가

肯逐情而外獲 긍축정이외획

본성을 찾는데 왜 밖에서 얻으려 하는가

方收視以内觀 방수시이내관

사방의 시선을 거두고 속을 보아야 하네

途皆觸而無礙 도개촉이무애

길은 닿는 데마다 모두 거리낌이 없고

興苟盡則方還¹² 흥구진칙방환

진실로 흥이 다하면 곧 돌아오리라

鵬萬里而奚適 붕만리이해적

붕새는 무엇하러 만 리를 가는가

鷦一枝而尙寬 초일지이상관

뱁새는 오히려 가지 하나로도 충분한데

信解牛之悟惠¹³ 신해우지오혜

소를 잡는 백정이 문 혜군을 깨우쳤고

知斵輪之對桓¹⁴⁾ 지착륜지대환

바퀴 깎는 대목이 제 환공에게 대답했네

 

歸去來兮 귀거래혜

돌아 가련다

問老聃之所遊¹⁵⁾ 문로담지소유

노자가 노닐던 곳을 찾아가련다

用必期於無用 용필기어무용

쓰려는 것은 반드시 쓸모없는 것에서 찾고

求不過於無求 구불과어무구

구할 수 없는 것을 지나치지 않아야 구하니

化蝶翅而猶悅 화접시이유열

나비 날개가 됨이 오히려 기쁘고

續鳬足則可憂¹⁶⁾ 속부족칙가우

오리다리를 이을까 봐 걱정이구나

閱虛白於幽室¹⁷⁾ 열허백어유실

어두운 방에서 허백을 보고

種靈丹於良疇¹⁸⁾ 종령단어량주

좋은 밭에다가 영단을 심어야지

幻知捕影 환지포영

그림자 잡는 것은 허깨비임을 알겠으나

癡謝刻舟¹⁹⁾ 치사각주

어리석게도 뱃전에 표시하고 물러나네

保不材於櫟社²⁰⁾ 보불재어력사

역사는 재목감이 안 되어서 목숨을 보전하니

安深穴於神丘²¹ 안심혈어신구

신구의 깊은 구멍에서 몸을 편히 하려네

功名須待命 공명수대명

공명은 천명을 기다려 따를 것이며

遲暯宜歸休 지막의귀휴

늘그막엔 마땅히 돌아가 쉬어야 하니

任浮雲之無迹 임부운지무적

구름이 자취 없이 떠가는 대로 맡겨서

若枯槎之泛流 약고사지범류

마른 등걸이 물에 떠 흐르듯이 살려하네

 

已矣乎 이의호

이제 그만두자

天地盈虛自有時 천지영허자유시

천지가 차고 비는 것도 스스로 때가 있는데

行身甘作賈胡留 ²² 행신감작고호류

고호가 머물 듯이 처신을 즐겨하려 해도

遑遑接淅欲安之²³ 황황접석욕안지

편안하려고 밥 짓던 쌀까지 건져 황급히 가네

風斤思郢質²⁴⁾ 풍근사영질

바람 일으키는 도끼는 영질을 생각게 하고

流水憶鍾期²⁵⁾ 류수억종기

흐르는 물은 종자기를 그리워하네

尿死灰兮奚暖 뇨사회혜해난

식은 재에 오줌 눈다고 어찌 따뜻해질까

播焦穀兮何耔 파초곡혜하자

그을린 곡식을 뿌린 들 어찌 싹이 날까

第寬心於飮酒 제관심어음주

술을 마시며 마음을 너그럽게 풀고

聊遣興於作詩 료견흥어작시

시를 지으며 흥을 풀고 즐기리라

望紅塵而縮頭 망홍진이축두

홍진을 바라보면 고개가 움츠러드니

人心對面眞九疑²⁶⁾ 인심대면진구의

인심은 정말 구의봉을 대한 듯하네

 

※隍鹿(황록)¹ : 세상 일이 진위(眞僞)가 서로 뒤섞여서 마치 환영(幻影)이나 꿈을 꾼 것처럼 득실이 무상한 것을 뜻한다. 정(鄭) 나라 때 어떤 나무꾼이 사슴을 잡아 해자[隍]에 감춰두고 돌아왔는데, 얼마 후에 감춰둔 곳을 깜박 잊고 그 일이 꿈속에서 일어난 일로 생각하고 중얼거리며 돌아오는 것을 다른 사람이 듣고, 그곳을 찾아가 보니 정말 사슴이 있었다. 집으로 가져와서 그의 아내에게 얘기하면서 “내가 사슴을 얻었으니 그 사람은 참 꿈을 꾼 것이다.” 하니, 그 아내가, “당신이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라 꿈속에서 만난 것이며, 이제 사슴을 얻었으니 당신이 참 꿈을 꾸었소.” 하였다. 그날 밤에 사슴을 잃은 나무꾼이 정말 꿈을 꾸었는데, 그 꿈을 따라 사슴을 가져간 사람을 찾아내어 송사를 일으켰더니, 재판관이 그 사슴을 각각 반분하도록 하였다. 뒷날 정군(鄭君)이 이 얘기를 듣고, “그 재판관도 꿈속에서 그 사슴을 반분하라 한 것이 아니냐.” 하였다는 고사(故事)가 있다. <열자(列子)>

 

※駒過隙而莫追(구과극이막추)² : 구과극(駒過隙)은 백구과극(白駒過隙)에서 온 말로, 문틈으로 흰 망아지가 빨리 지나가는 것을 본다는 뜻이다. 세월과 인생이 덧없이 짧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緝破荷而爲衣(집파하이위의)³ : 굴원(屈原)의 이소(離騷)에서 나온 말로 그의 고결(高潔)함을 나타낸 말.

 

※何有(하유)⁴⁾ : 무하유향(無何有鄕)에서 온 말로 아무것도 없는 곳. 무위(無爲)의 빈 경지로 장자(莊子)가 그리워하던 이상향(理想鄕)을 말한다.

 

※雀羅設門(작라설문)⁵⁾ : 참새 잡는 그물을 펼쳐 놓을 수 있을 정도로 찾아오는 이 하나 없어 門前이 적막한 상황.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적공(翟公)이 정위(廷尉) 벼슬을 얻자 손님이 문전성시(門前成市)를 이뤘으나 그가 면직되자 집 안팎이 얼마나 한산했는지 ‘문 앞에 참새 잡이 그물을 쳐 놓아도 될 정도(門外可設雀羅)가 됐다.’고 했다.

 

※臧穀俱亡(장곡구망)⁶⁾ : 장(藏)은 남자 노예라는 뜻이고, 곡(穀)은 어린아이라는 뜻인데, 두 사람이 양(羊)을 치다가 모두 양을 잃어버렸다. 장(藏)은 글을 읽고 있었고, 곡은(穀) 놀이에 열중하였으니, 두 사람이 한 일은 달라도 양을 잃은 것은 마찬가지다. 곧 인생에서 성패와 영욕은 결국에는 같이 허무함을 의미한다. 〈장자(莊子)〉

 

※荆凡孰存(형범숙존)⁷⁾ : 형(荆)은 초(楚) 나라의 다른 이름이다. 서주(西周) 시절 초왕(楚王)이 범군(凡君)과 같이 있는데, 초왕의 신하들이 범(凡)이 망하였다고 세 번이나 외쳤다. 범군이 ‘범(凡)이 망한다고 해도 나에게 있는 것[道]을 없애지 못하며, 초(楚) 나라가 존재한다 해도 초왕(楚王)에게 있어야 할 것[道]이 있지 않는 것이니, 이로써 본다면 범(凡)이 망한 것도 아니고 초(楚)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하였다. <장자(莊子)>

 

※以神爲馬(이신위마)⁸⁾ : 장자(莊子) 내편(內篇) 대종사(大宗師)에 ‘나를 변화시켜 엉덩이를 수레바퀴로 삼고, 정신을 말로 삼아서 내가 탈 것이니, 다른 마차가 어찌 필요하겠나. [浸假而化予之尻以爲輪 以神爲馬 予因以乘之 豈更駕哉]‘에서 인용한 것으로, 물욕에 사로잡히지 않고 스스로 헤쳐 나가는 의지의 표명으로 이해된다.

 

※破瓠爲樽(파호위준)⁹⁾ :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말하기를, ‘내가 큰 박[瓠]의 씨앗을 심어서 열매가 열렸는데, 닷 섬[五石]을 담을 만큼 크고, 물을 담자니 바가지가 찌그러질까 봐 들 수도 없으며, 쓸모가 없네.’ 하니, 장자가 답하기를, ‘그런 큰 바가지가 있다면 왜 뒤웅박[樽]을 만들어 강호(江湖)에 띄우지 않는가.’ 하였다. <장자>

 

※菟裘(도구)¹⁰⁾ : 노(魯) 나라의 고을 이름. 춘추시대 노 은공(魯隱公)이 은거했던 지명(地名)에서 나온 말로, 은거지(隱居地)를 가리킨다.

 

※商顔(상안)¹¹ : 진(秦) 나라 말기에 은사(隱士)인 상산사호(商山四皓)가 은거하고 있던 상산(商山)의 꼭대기.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상현(商縣) 동남쪽에 있다.

 

※興苟盡則方還(흥구진칙방환)¹² : 진(晉) 나라 때 왕희지(王羲之)의 아들 왕휘지(王徽之)가 눈이 내리는 밤 흥에 겨워 친구인 대안도(戴安道)가 생각나서 눈을 맞아 가며 배를 저어 섬중(剡中)으로 찾아갔다가 그의 문전에서 다시 되돌아왔는데, 그 이유를 묻자 ‘흥이 일어 왔다가 흥이 다하여 돌아가는 것이다. [乘興而行 興盡而返]’고 하였다 한다.

 

※信解牛之悟惠(신해우지오혜)¹³ : 백정이 소를 잡아 뼈를 가르는 기술을 도(道)에 비유하여 문혜군(文惠君)에게 양생(養生)의 도를 깨닫게 했다고 한다.

 

※知斵輪之對桓(지착륜지대환)¹⁴⁾ : 제 환공(齊桓公)이 당상에서 글을 읽고 있을 때, 나무를 깎아 바퀴를 만드는 목수가 환공(桓公)에게, ‘수레바퀴를 여유 있게 깎으면 헐거워서 견고하지 못하고 너무 꼭 맞게 깎으면 빡빡해서 돌아가지 않으니 손으로 터득하여 마음으로 호응하는 것이어서 입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신(臣)이 아들에게도 깨우쳐 줄 수가 없고 신의 아들도 신에게 받을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임금께서 읽고 있는 옛 글도 역시 그 깊은 참뜻을 전하지 못하고, 옛사람의 찌꺼기에 불과합니다.’ 하였다는 고사를 말한다. <장자>

 

※老聃(노담)¹⁵⁾ : 노자(老子)를 말한다. 노자(老子)의 이름은 이(李), 자는 담(聃)이다.

 

※續鳬足則可憂(속부족칙가우)¹⁶⁾ : 장자(莊子) 변무(騈拇)에 ‘오리는 다리가 짧아서 이어 붙일까 걱정이고, 학은 다리가 길지만 자를까 봐 슬퍼한다.〔鳧脛雖短 續之則憂 鶴脛雖長 斷之則悲〕’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자연(自然) 그대로 살겠다는 의지를 말한다.

 

※虛白(허백)¹⁷⁾ : 마음이 순정하고 욕심이 없다. 따라서 허백(虛白)을 찾음은 마음을 깨끗이 비운다는 의미이다.

 

※種靈丹(종령단)¹⁸⁾ : 영단(靈丹)은 영약(靈藥), 특효약(特效藥)이라는 의미이나, 선가(仙家)의 양생법(養生法)에 배꼽 밑의 단전(丹田)에 결단(結丹)한다는 말이 있다. 따라서 선도(仙道)를 수행한다는 의미이다.

 

※刻舟(각주)¹⁹⁾ : 각주구검(刻舟求劍)에서 온 말로 어리석은 사람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다가 물에 칼을 떨어뜨리고, 그 떨어뜨린 뱃전에 금을 새겨 칼을 찾으려 한다는 말로 어리석음의 비유이다.

 

※櫟社(역사)²⁰⁾ : 사(社)는 토지신(土地神)에게 제사 지내는 장소이고, 역사(櫟社)는 사(社)에 신목(神木)으로 심어진 상수리나무이다.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 ‘역사(櫟社)는 재목으로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오래도록 수명(壽命)을 보전한다. [無所可用 能若是之壽]’는 내용이 있다.

 

※安深穴於神丘(안심혈어신구)²¹ : 신구(神丘)는 토지 신을 모신 사(社)의 신단(神壇)이다. 장자(莊子) 내편(內篇)에 ‘생쥐는 신단 밑에 집을 지어, 연기에 그을리거나 파헤쳐지는 재앙을 피한다. [鼷鼠深穴乎神丘之下 以避熏鑿之患’]는 내용이 있는데, 이는 사람들이 신단을 신성시하여 함부로 접근하거나 허물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거기에다 구멍을 파서 사람들의 위협을 피한다는 뜻이다.

 

※賈胡留(고호류)²² : 고호(賈胡)는 행상하는 호인(胡人)을 말하는데, 고호(賈胡)는 어느 한 곳에 이르면 반드시 오래 머무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遑遑接淅欲安之(황황접석욕안지)²³ : 접석(接淅)은 접석이행(接淅而行 )에서 온 말로 밥을 지으려고 물에 담가놓은 쌀까지 건져가지고 떠난다는 뜻이다. 급히 떠나거나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떠남을 비유하는 말이다. 공자가 제(齊) 나라를 떠날 때에 바쁘게 떠나느라고 밥 지으려고 담근 쌀을 건져서 출발했다 한다.

 

※風斤思郢質(풍근사영질)²⁴⁾ : 춘추 시대 초(楚) 나라 영(郢) 땅의 사람이 백토를 코끝에 매미 날개만큼 엷게 바르고 장석(匠石)이라는 대목에게 깎으라 하니, 장석(匠石)이 바람을 내며 도끼를 휘둘러 백토만을 깎고 코는 상하지 않았다. 영 사람도 선 채로 얼굴빛도 변치 않았다. 송나라 임금이 그 말을 듣고 ‘과인에게도 해보라’ 하니 장석(匠石)이 말하기를 ‘지금은 신의 질(質)이 죽은 지 오래되어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영질(郢質)은 자기를 믿고 잘 통하는 상대, 즉 지기(知己)를 뜻한다,

 

※流水憶鍾期(유수억종기)²⁵⁾ : 춘추시대 이름난 거문고 연주가인 백아(伯牙)의 가까운 벗 종자기(鍾子期)는 늘 백아가 연주하는 곡을 듣고 백아의 마음속을 알아채곤 했다. 백아가 산을 오르는 생각을 하면서 연주하면 종자기는 태산과 같은 연주라 말하고,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연주하면 흐르는 강의 물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이에 백아는 진정으로 자신의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知音]은 종자기 밖에 없다고 하였으며, 이렇게 자신을 알아주던 종자기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백아는 자신의 연주를 더 이상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며 한탄하고 거문고의 현을 끊고 다시는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人心對面眞九疑(인심대면진구의)²⁶⁾ : 이백(李白)의 공후요(箜篌謠)에 나오는 대면구의봉(對面九疑峯)에서 인용한 말로, 겉과 속이 달라 사람 마음을 헤아릴 수 없음을 말한다. 구의봉(九疑峯)은 순(舜) 임금을 장사한 곳인데, 그 아홉 봉우리가 비슷비슷하여 바라보는 사람의 의심을 자아낸 데서 유래하였다.

 

*이인로(李仁老, 1152~1220) : 고려시대 예부원외랑, 비서감우간의대부 등을 역임한 관리. 문신. 초명은 득옥(得玉). 자는 미수(眉叟), 호는 와도헌(臥陶軒). 정중부의 난을 피해 승려가 되었다가 환속하여 1180년(명종 10) 문과에 급제하였다. 중국의 죽림 7현(竹林七賢)을 흠모하여 당시의 이름난 선비인 오세재 임춘 등과 죽림고회라는 문학모임을 만들어 시와 술을 즐겼다 한다.

 

 

 

[밀양 금시당(今是堂)]   금시당(今是堂)은 밀양시 활성리 백곡에 있는데, 조선시대 문신인 금시당 이광진(1513 ~1566) 선생이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을 교육하기 위해 지었다. 금시당(今是堂)이란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지금이 옳고 어제가 그름을 깨달았다[覺今是而昨非]는 말에서 취한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