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영월군 김삿갓면

-수헌- 2026. 5. 12. 10:51

蘭皐 金炳淵   난고 김병연 

난고(蘭皐) 김병연(金炳淵)은 우리에게 방랑시인 김삿갓[金笠]으로 알려진 너무나 유명한 시인이다.

연전에 강원도 영월로 휴가를 갈 때 마침 영월군 김삿갓면을 지나게 되었는데 길가에 김삿갓 유적이 있어 들렀다. 김삿갓의 생가는 묘역에서 1.8 km 가량 더 들어가야 하는데, 일정 관계로 찾아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김삿갓 묘역>

<비석엔 시선난고김병연지묘(詩仙 蘭皐金炳淵之墓)라 적혀있고,

상석 위에   누군가 음료수 두병을 올려놓았다.

술을 무척 좋아한 시선을 위해 소주라도 한병 가져올 걸 그랬다.>

 

 

二十樹下三十客 이십수하삼십객

스무나무 아래에서 서러운 나그네가

四十村中五十飯 사십촌중오십반

망할 놈의 동네에서 쉰 밥을 먹는구나

人間豈有七十事 인간기유칠십사

인간 세상에서 어찌 이런 일이 있으리

不如歸家三十食 불여귀가삼십식

집에 돌아가서 선밥 먹는 것만 못하네

 

<김삿갓이 어느 마을에서 쉰 밥을 얻어먹고 서러운 심정을 숫자에 비유하여 표현하였다. 숫자와 우리말의 뜻을 잘 섞어서 쓴 김삿갓의 시재(詩才)를 잘 보여준다.>

 

 

 

對酒欲歌無故人 대주욕가무고인

술 마시며 노래하고 싶어도 고인이 없으니

一聲黃鳥獨傷神 일성황조독상신

꾀꼬리 울음소리에 홀로 마음이 괴롭구나

過江柳絮晴獨雷 과강류서청독뢰

강 건너 버들개지는 마냥 싱그럽기만 한데

入峽梅花香如春 입협매화향여춘

골짜기 들어서니 매화가 봄 향기를 풍기네

地接關河來往路 지접관하래왕로

이곳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목에 접하여

日添車馬迎送塵 일첨거마영송진

오고 가는 수레에 날마다 먼지가 이는구나

臨津關外蔞婁草 임진관외루루초

임진나루 관문 밖에는 잡초만이 무성하니

管得覇愁百種新 관득패수백종신

나그네의 온갖 큰 시름이 새롭게 일어나네

 

※故人(고인) : 죽은 사람 또는 오래전부터 사귀어 온 친구라는 뜻이나 여기서는 황진이(黃眞伊)를 의미한다.

 

< 이 시의 제목이 시비(詩碑)에는 향수로 되어 있으나, 김삿갓이 황해도 장단을 지나다가 송도(松都) 기생 황진이(黃眞伊)를 생각하며 지은 시로 알려져 있다.>

 

 

邑號開城何閉門 읍호개성하폐문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어찌 문을 닫았나

山名松嶽豈無薪 산명송악개무신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나

黃昏逐客非人事 황혼축객비인사

황혼에 나그네 쫓는 건 사람 도리 아니니

禮義東方子獨秦 예의동방자독진

동방예의지국에서 너만 혼자 되놈이구나

 

※禮義東方子獨秦(예의동방자독진) : 진(秦)은 본래 중국의 진나라로, 중국을 통칭하는 말로 쓰인다. 여기서는 동방예의지국에 비하여 사람의 도리도 모르는 중국인으로 비하하여 표현하였다.>

 

<이 시는 김삿갓이 개성(開城)의 어느 집에 하루 잠자리를 부탁했는데 매몰차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지은 시이다.>

 

 

白髮汝非金進士 백발여비김진사

머리가 허연 너는 김 진사가 아니냐

我亦靑春如玉人 아역청춘여옥인

나 또한 젊었을 땐 옥인과 같았는데

酒量漸大黃金盡 주량점대황금진

주량은 점점 늘어가고 돈은 떨어져서

世事縡知白髮新 세사재지백발신

세상일 겨우 알만하니 백발이 되었네

 

<이 시는 김삿갓이 물속에 비친 늙어버린 자기 모습을 보면서 읊은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