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時詞書屛 八首 사시사서병 팔수 申翼相 신익상
사시사를 병풍에 쓰다 8수
羅幕寒輕日影遲 나막한경일영지
해가 길어지니 비단 장막에 추위가 가고
小池春水綠生漪 소지춘수녹생의
봄날의 작은 연못에 푸른 물결 일렁이네
佳人睡罷掩珠箔 가 인수파엄주박
주렴에 가려진 가인은 잠에서 깨어나서
强折殘梅雪一枝 간절 잔매설 일지
눈 쌓인 가지의 매화를 억지로 꺾는구나
風欺楊柳綠煙長 풍기양류녹연장
바람이 불어 버들은 길고 푸른 연기 같고
月照梨花白雪香 월조이화백설향
향기 나는 백설 같은 배꽃에 달빛 비치네
九十韶華看欲暮 구십소화간욕모
구십 일간 아름다운 봄날이 저물려 하니
夢爲蝴蝶惜春光 몽위호접석춘광
꿈에 나비가 되어 봄 풍경을 아까워하네
別院深深夏日長 별원심심하일장
해가 긴 여름날의 깊고 깊은 별원에
綠陰芳草映池塘 녹음방초영지당
우거진 숲과 싱그런 풀이 연못에 비치네
薔薇滿地無人掃 장미만지무인소
땅에 가득한 장미꽃 쓸어내는 사람 없어
任作風前一陣香 임작풍전일진향
바람 앞 한 줄기 향기 날리도록 두었구나
綠樹陰濃黃鳥鳴 녹수음농황조명
푸른 나무 짙은 그늘에서 꾀꼬리가 울고
小塘池影透簾明 소당지영투렴명
작은 못의 모습이 발 사이로 밝게 비치네
紅蕖落處香風起 홍거낙처향풍기
붉은 연꽃 떨어진 곳에 향긋한 바람 일어
氷簟銀牀更覺淸 빙점은상갱각청
시원한 대자리와 은침상이 더욱 맑아지네
庭畔靑苔白露光 정반청태백로광
마당 가의 푸른 이끼가 흰 이슬에 빛나고
玉階秋色曉蒼蒼 옥계추색효창창
옥 섬돌의 가을빛은 새벽에 더욱 푸르네
梧桐葉上蕭蕭雨 오동엽상소소우
오동잎 위로 쓸쓸하게 비가 내리게 되면
更借南塘半夜涼 갱차남당반야량
한밤중의 남쪽 못은 더욱 써늘해지겠네
絡緯聲中秋夜長 낙위성중추야장
낙위 울어대는 가운데 가을밤 길어지니
綠荷萎折菊留香 녹하위절국유향
연꽃은 시들어 꺾이고 국화 향만 남았네
最是高樓明月色 최시고루명월색
높은 누각의 밝은 달빛이 가장 좋으니
幾人歌舞幾人傷 기인가무기인상
몇 사람이나 가무 즐기고 또 상심했을까
霜風淅淅動寒帷 상풍석석동한유
찬바람이 불어와 차가운 장막을 흔들고
寶篆香銷月色悲 보전향소월색비
보전의 향이 사라지니 달빛이 서글프네
玉人紅袖闌干立 옥인홍수란간립
붉은 옷소매의 옥인이 난간에 서서
抱得秦箏有所思 포득진쟁유소사
진쟁을 끌어안고 그리움에 빠져있네
凍雪霏霏落暮天 동설비비낙모천
저녁 하늘에 차가운 눈이 펄펄 내리면
犀帷寒重不成眠 서유한중불성면
서유도 매우 추워 잠을 이루지 못하네
夜來窓外蕭蕭響 야래창외소소향
밤이 되니 창밖에 나는 쓸쓸한 소리가
多在梅花翠竹邊 다재매화취죽변
매화나 푸른 대밭에서 많이 울려오네
※韶華(소화) : 화창(和暢)한 봄의 경치(景致).
※絡緯(낙위) : 베짱이. 가을에 날개로 베 짜는 소리를 낸다고 하여 방직랑(紡織娘)으로도 불린다.
※寶篆(보전) : 향(香) 연기를 미화한 것으로, 향 연기가 피어오를 때 그 형상이 전서(篆書)처럼 꼬불꼬불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玉人紅袖(옥인홍수) : 옥인(玉人)은 옥처럼 아름다운 미인을 뜻하고, 홍수(紅袖)도 붉은 옷소매라는 뜻으로 기녀(妓女)나 미인(美人)을 뜻한다.
※秦箏(진쟁) : 진나라 때의 현악기로, 몽염(蒙恬)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가야금보다 줄이 하나 더 많은 13줄이라고 한다. 우륵(于勒)이 진쟁(秦箏)을 모방하여 12줄 가야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가야금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 犀帷(서유) : 추위를 몰아내는 장막을 말한다. 당나라 때 교지국(交趾國)에서 물소 뿔[犀角]을 바쳤는데, 이것을 궁전 안에 놓아두니 추위가 물러가고 온기(溫氣)가 퍼졌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申翼相(신익상, 1634~1697) : 조선 후기 평안도 관찰사, 대사성,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숙필(叔弼), 호는 성재(醒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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