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六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육) - 李敏求 (이민구)

-수헌- 2026. 3. 14. 22:38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六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육     李敏求   이민구  

파옹이 지은 화도빈사 시의 운자에 맞춰 짓다.

 

霜風卷秋蘀 상풍권추탁

찬 바람이 가을 낙엽을 말아 올리고

颯颯走枯蓬 삽삽주고봉

쓸쓸한 바람에 마른 쑥이 나뒹구는데

嘉菊破金英 가국파금영

아름다운 국화 노란 꽃망울 터뜨리니

一一擢天工 일일탁천공

하나하나 하늘의 조화가 빼어났구나

時節逝晼晩 시절서원만

시절이 해 저물 때를 향해 달려가니

國香哀楚龔 국향애초공

국향처럼 고고했던 초공이 애처롭네

至人合元和 지인합원화

덕이 높은 사람이 화합의 근본인데

汩與流俗同 율여유속동

세속에 어울려서 함께 흘러가는구나

榮枯俱可捐 영고구가연

영고성쇠를 모두 버릴 수는 있는데

得失何塞通 득실하새통

득실에 따라 어찌 막히고 통하리오

良辰對蕭索 양진대소삭

좋은 시절 쓸쓸함을 마주하고 있으니

二仲不我從 이중불아종

이중도 나를 따르지 않는구나

 

※時節逝晼晩(시절서원만) : 원만(晼晩)은 해가 저물 때를 말한다. 따라서 생(生)에서 황혼기를 의미한다.

※國香(국향) : 국향(國香)은 뛰어난 향기를 말한 것으로, 난초꽃의 별칭이다. 황정견(黃庭堅)의 말에 의하면 ‘난초꽃의 향기는 온 나라를 덮기 때문에, 국향이라 한다. 〔蘭之香蓋一國, 則曰國香.〕’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초공(楚龔)의 절개가 난향(蘭香)처럼 온 나라를 덮었다는 의미이다.

※楚龔(초공) : 초공(楚龔)은 초양공(楚兩龔)의 준말로, 한(漢) 나라의 공승(龔勝)과 공사(龔舍)를 이르는 말한다. 전한(前漢) 말 왕망(王莽)이 찬위(簒位)하여 신(新) 나라를 세우고 두 사람을 융숭한 예로 불렀으나 병을 칭하고 벼슬에 나가지 않았다.

※至人(지인) : 덕이 높은 사람.

※二仲不我從(이중불아종) : 이중(二仲)은 한(漢) 나라 때 세상의 명리(名利)를 피해 숨어 살았다는 양중(羊仲)과 구중(求仲)을 가리킨다. 한(漢) 나라의 청렴 강직한 은사(隱士) 장후(蔣詡)가 두릉(杜陵)에 은거하면서, 집에 대나무정원과 세 갈래 작은 길[三逕]을 만들어 놓고 속인(俗人)과는 어울리지 않았는데. 양중(羊仲)과 구중(求仲) 두 사람만 함께 왕래하며 노닐었다는 고사가 전한다. 이는 함께 어울릴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東坡 原韻>

和貧士七首   화빈사칠수     蘇東坡   소동파

영빈사 칠 수를 화운하다.

 

其六

昔人守貧賤 석인수빈천

옛사람들은 빈천함을 지키면서도

志與青雲齊 지여청운제

뜻은 푸른 구름처럼 가지런했는데

一朝辭世網 일조사세망

어느 날 아침 세속 그물을 떠나니

高蹤不可追 고종불가추

그 높은 자취를 따르기 어렵구나

我亦厭塵事 아역염진사

나 또한 속세의 일을 싫어하여서

長歌歸去來 장가귀거래

오랫동안 귀거래사를 노래하니

江山如有待 강산여유대

강산이 마치 나를 기다리듯 하고

松菊為誰開 송국위수개

소나무 국화는 누굴 위해 피었나

白髮隨年長 백발수년장

흰머리는 해마다 늘어가고 있어도

丹心未肯灰 단심미긍회

단심은 아직 재가 되지 않았으니

願言同此樂 원언동차락

바라는 건 이 즐거움을 함께하여

不使俗人猜 불사속인시

속인들이 싫어하지 않게 하려네

 

※長歌歸去來(장가귀거래) : 귀거래(歸去來)는 도연명의 대표작인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말한다. 따라서 오랫동안 낙향할 마음이 있었다는 의미이다.

※松菊為誰開(송국위수개) :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세 갈래 좁은 길은 황폐해졌지만 소나무와 국화는 아직도 여전하구나. [三徑就荒 松菊猶存]’라고 한 것을 말한다.

 

<陶淵明 原韻>

詠貧士 其六   영빈사 기육     陶淵明   도연명

가난한 선비를 노래하다.

 

仲蔚愛窮居 중울애궁거

중울은 궁벽한 거처를 좋아하여

遶宅生蒿蓬 요택생호봉

쑥대가 돋아 집을 두르고 있었네

翳然絶交遊 예연절교유

사람들과 교유를 끊고 숨어 살며

賦詩頗能工 부시파능공

시와 부는 매우 잘 지었는데

擧世無知音 거세무지음

온 세상에 알아주는 사람 없었고

止有一劉龔 지유일유공

오직 유공 한 사람만 있었네

此士胡獨然 차사호독연

이 선비 어찌 홀로 그리 살았나

實由罕所同 실유한소동

실로 그와 같은 인물 드물었네

介焉安其業 개언안기업

강직하게 자기 일에 만족했으니

所樂非窮通 소락비궁통

즐기는 일은 궁통이 아니었었네

人事固以拙 인사고이졸

세상살이가 비록 졸렬해 보여도

聊得長相從 요득장상종

오로지 늘 따라갈 수는 있었네

 

※仲蔚(중울) : 동한(東漢) 사람 장중울(張仲蔚)을 말한다. 박학다식하여 천문(天文)에 정통하고 시부(詩賦)에 능했으나, 벼슬하지 않고 항상 궁벽한 곳에서 쑥대에 묻혀 살며 명예를 찾지 아니하여 세상 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알지 못했는데 오직 유공(劉龔)만이 그의 사람됨을 알아주었다 한다.

※所樂非窮通(소락비궁통) : 궁통(窮通)은 궁핍함과 영달함을 말한다. 장자(莊子) 잡편(雜篇)에 ‘옛날의 득도자는 곤궁하더라도 즐거워했으며 영달하더라도 또한 즐거워했으니, 그들이 정말 즐거워한 것은 곤궁과 영달과 같은 것이 아니다. [古之得道者 窮亦樂 通亦樂 所樂非窮通也]’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