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四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사) - 李敏求 (이민구)

-수헌- 2026. 3. 10. 15:27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四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사     李敏求   이민구  

파옹이 지은 화도빈사 시의 운자에 맞춰 짓다.

 

無室憶尸鄕 무실억시향

시향을 생각하는데 집이 없고

無田懷土婁 무전회토루

농사지을 생각 해도 밭이 없네

倘規不耕穫 당규불경확

혹시 경작도 않고 수확을 꾀한다면

瓜投望瓊酬 과투망경수

모과 주고 옥으로 보답을 바람이네

孔明始龍臥 공명시용와

제갈량이 처음 와룡으로 있을 때는

於世計亦周 어세계역주

세상을 두루 다스릴 계획 많았는데

欻起舍耒耟 훌기사뢰거

홀연 일어나서 쟁기를 버리고 나서

獨爲天下憂 독위천하우

홀로 천하를 다스릴 걱정을 하였네

良圖中錯迕 양도중착오

훌륭한 계획이 중간에 어긋났으니

伊呂豈易儔 이여기이주

이윤 여상과 어찌 짝을 바꿀까

襄陽有遺壟 양양유유롱

양양에 무덤이 남아 있지만

蕪沒焉所求 무몰언소구

잡초에 묻혔으니 어디에서 찾을까

 

※憶尸鄕(억시향) : 시향(尸鄕)은 지명으로, 선인(仙人)인 축계옹(祝鷄翁)이 시향에서 닭을 기르며 살았다고 한다. 축계옹(祝鷄翁)이 백 년 동안 닭을 길러 천여 마리가 되었는데, 닭마다 이름을 지어주고 이름을 부르면 닭이 찾아왔다고 한다. 곧 은거해 선인처럼 살고 싶다는 표현이다.

※懷土婁(회토루) : 토루(土婁)는 땅에서 거두어들인다는 의미로 농사지을 생각을 한다는 의미이다.

※瓜投望瓊酬(과투망경수) : 시경(詩經) 목과(木瓜)에 ‘나에게 목과를 던져 주니 아름다운 옥으로 보답하였네. 〔投我以木瓜 報之以瓊琚.〕’라는 내용이 있다. 목과(모과)는 과일 가운데 가장 천한 것이므로, 이 구절은 자신의 부족한 시를 남에게 주고, 상대방의 좋은 시를 요청하는 의미로 자주 활용된다. 여기서는 보잘것없는 노력으로 훌륭한 성과를 바란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伊呂豈易儔(이려기역주) : 이려(伊呂)는 은(殷) 나라 탕왕(湯王)을 보필한 이윤과 주(周) 나라 문왕(文王), 무왕(武王)을 도와 주나라를 건국한 태공망(太公望) 여상(呂尙)을 가리킨다. 제갈량의 계책이 비록 훌륭하지만 성공하지 못하였으니, 이윤이나 여상에게 비견되기는 어렵다는 의미이다.

 

<東坡 原韻>

和貧士七首   화빈사칠수     蘇東坡   소동파

영빈사 칠 수를 화운하다.

 

其四

夙昔慕高躅 숙석모고촉

예부터 높은 발자취를 사모했는데

今來踐幽居 금래천유거

이제야 은거할 곳에 발을 들였네

山林日相親 산림일상친

산림과는 날마다 가까이 지내면서

世事久已疏 세사구이소

세상일은 오래전에 이미 멀어졌네

晨興理荒穢 신흥이황예

아침에 일어나 거친 밭을 돌보고

帶月荷鋤歸 대월하서귀

달빛 아래 호미를 메고 돌아오네

微雨洗南畝 미우세남무

가랑비가 남쪽 이랑을 씻어 주니

新苗綠扶疏 신묘녹부소

푸르게 난 새싹이 무성하구나

有酒且自酌 유주차자작

술이 있으면 스스로 따라 마시고

無人來相娛 무인래상오

찾아와서 함께 즐길 사람은 없네

但得心無事 단득심무사

다만 마음에 걸리는 일만 없다면

何必問榮枯 하필문영고

굳이 영화와 쇠락을 물을 필요 없네

 

※幽居(유거) : 속세를 떠나 깊숙하고 고요한 곳에 묻혀 외따로 삶.

※晨興理荒穢(신흥이황예) 帶月荷鋤歸(대월하서귀) : 도연명의 시 귀원전거(歸園田居)에서 인용하였다.

※扶疏(부소) : 가지와 잎이 무성하게 갈라져 번잡한 모습.

 

<陶淵明 原韻>

詠貧士 其四   영빈사 기사     陶淵明   도연명

가난한 선비를 노래하다

 

安貧守賤者 안빈수천자

가난하고 구차하게 산 사람으로는

自古有黔婁 자고유검루

예로부터 검루라는 사람이 있었네

好爵吾不榮 호작오불영

좋은 벼슬도 내게 영화롭지 않고

厚饋吾不酬 후궤오불수

후한 선물도 나는 보내지 않았네

一旦壽命盡 일단수명진

하루아침에 수명이 다하게 되니

弊服仍不周 폐복잉불주

해진 옷으로 몸조차 싸지 못했네

基不知其極 기불지기극

어찌 그처럼 극빈을 모르겠는가

非道故無憂 비도고무우

정도가 아니어서 근심도 없었네

從來將千載 종래장천재

그 후로 천 년이나 되어 가는데

未復見斯儔 미복현사주

다시는 이런 사람을 보지 못했네

朝與仁義生 조여인의생

아침에 인의와 더불어 살아가면

夕死復何求 석사복하구

저녁에 죽은들 또 무엇을 바랄까

 

※安貧守賤(안빈수천) : 안빈낙도(安貧樂道). 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감.

※黔婁(검루) : 춘추시대 제(齊) 나라의 은사(隱士). 청렴결백하여 벼슬살이를 하지 않았는데 그가 죽자 그의 시체를 덮은 헝겊이 짧아 발이 다 드러났다. 문상을 간 증자(曾子)가 ‘헝겊을 비스듬히 하면 다 덮을 수 있겠습니다.’라고 하니, 검루의 아내가 ‘비스듬히 하여 넉넉한 것보다 바르게 하여 모자라는 것이 낫습니다. [斜而有餘 不如正而不足]. 선생은 살아서도 비스듬히 하지 않았는데 죽어서 비스듬히 하는 것은 고인의 뜻이 아닙니다.’라고 했다는 고사가 있다.

※朝與仁義生(조여인의생) 夕死復何求(석사부하구) : 논어(論語) 이인(里仁)에 공자께서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朝聞道 夕死 可矣]’라고 한 것을 인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