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三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삼) - 李敏求 (이민구)

-수헌- 2026. 3. 8. 10:50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三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삼     李敏求   이민구 

파옹이 지은 화도빈사 시의 운자에 맞춰 짓다.

 

我不如淵明 아불여연명

나는 도연명과 같지는 않지만

乃如無絃琴 내여무현금

다만 줄 없는 거문고는 같아서

黯黮塵埃中 암담진애중

암담한 티끌세상 가운데서도

寂寞閟淸音 적막비청음

맑은소리 감추고 쓸쓸히 사노라

徒聞識奇字 도문지기자

기이한 문자 안다고 소문났지만

未見載酒尋 미견재주심

술 들고 찾아오는 사람 없는데

況望白衣人 황망백의인

하물며 기다리던 흰옷의 사람이

惠我供孤斟 혜아공고짐

외로운 내게 술을 가져다 줄까

士窮非一途 사궁비일도

선비의 곤궁은 한결같지 않으나

足以起遠欽 족이기원흠

공경심이 먼 훗날 생길 만하니

千載東籬下 천재동리하

천 년 전의 동쪽 울 아래에서의

蕭條同此心 소조동차심

쓸쓸함이 이 마음과 같았으리라

 

※乃如無絃琴(내여무현금) : 도연명(陶淵明)은 음률(音律)을 알지도 못하면서 줄 없는 거문고를 마련해 두고, 술이 얼근해지면 어루만지며 ‘거문고의 정취만 알면 될 일이지, 굳이 줄을 튕겨서 소리를 낼까. 〔但識琴中趣, 何勞絃上聲.〕’ 라고 했다는 고사가 있다. 도잠(陶潛)처럼 은일자적(隱逸自適)하는 사람은 못되지만, 거문고의 정취는 안다는 말이다.

※徒聞識奇字(도문지기자) 未見載酒尋(미현재주심) : 기자(奇字)는 고문(古文)의 특이한 서체의 하나이다. 전한(前漢) 때 유분(劉棻)이 양웅(揚雄)에게 기자(奇字)를 배웠다는 기록이 있다. 양웅(揚雄)은 본래 집이 가난하고 술을 좋아하였는데, 그의 집에 찾아오는 이가 드물었다. 때때로 호사자들이 술과 안주를 가지고 와서 어울리며 배웠다고 한다. 이는 이민구에게 배우러 오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白衣人(백의인) : 백의인(白衣人)은 흰옷을 입은 사자(使者)를 말한다. 도잠(陶潛)이 중양일에 술이 없어 집 동쪽 울타리 밑의 국화를 한 움큼 따 가지고 앉았는데, 잠시 뒤에 강주 자사(江州刺史) 왕홍(王弘)이 백의 입은 사자를 시켜 술을 보내왔으므로, 그 자리에서 그 술을 마시고 취하여 돌아왔다는 데서 온 말이다.

※千載東籬下(천재동리하) : 천 년 전에 영빈사(詠貧士)를 읊은 도잠(陶潛)의 시 음주(飮酒) 20수의 다섯 번째 시에 ‘동쪽 울 아래에서 국화꽃을 따면서, 유연히 남쪽 산을 바라보노라. 〔采菊東籬下 悠然見南山〕’라고 한 심경(心境)을 말한다.

 

 

<東坡 原韻>

和貧士七首   화빈사칠수     蘇東坡   소동파

영빈사 칠 수를 화운하다.

 

其三

淵明避俗翁 연명피속옹

도연명은 세속을 떠난 노인이지만

未必能達道 미필능달도

반드시 도를 깨달은 것은 아니었네

平生但率真 평생단솔진

그러나 평생을 진실함을 따랐기에

所遇無不可 소우무불가

어떤 처지에서도 거리낌이 없었네

我來嶺海間 아래영해간

나도 또한 영해의 땅에 와 있으니

草木亦浩浩 초목역호호

초목 또한 가없이 넓고 무성하구나

朝看海日生 조간해일생

아침엔 바다에 떠오르는 해를 보고

暮送江雲老 모송강운로

저녁엔 강에 구름 보내며 늙어가네

自笑此身閑 자소차신한

이 몸 한가한 내 자신이 우스우니

不作世間寶 부작세간보

세상의 보배로운 인재가 못 되었네

聊以寄餘年 요이기여년

남은 세월을 여기에 맡기고 즐기며

長歌對芳草 장가대방초

길게 노래하며 방초를 마주하리라

 

※嶺海(영해) : 중국의 광동성(廣東城)과 광서성(廣西城)을 이르는 말.

 

 

<陶淵明 原韻>

詠貧士 其三   영빈사 기삼     陶淵明   도연명

가난한 선비를 노래하다

 

榮叟老帶索 영수노대색

영계기는 늙어 새끼로 허리띠 해도

欣然方彈琴 흔연방탄금

즐거워하면서 거문고를 타는구나

原生納決履 원생납결리

원헌은 뒤축이 터진 신발을 신고도

淸歌暢商音 청가창상음

거침없이 상음을 맑게 노래하였네

重華去我久 중화거아구

순임금이 우리를 떠난 지 오래인데

貧士世相尋 빈사세상심

가난한 선비는 대대로 이어져 오니

弊襟不掩肘 폐금불엄주

해진 옷깃은 팔꿈치도 못 가리고

藜羹常乏斟 여갱상핍짐

언제나 명아주 국마저도 모자랐네

豈忘襲輕裘 기망습경구

어찌 가벼운 갖옷 입을 줄 몰랐을까

苟得非所欽 구득비소흠

구차하게 얻는 것 바라지 않았네

賜也徒能辯 사야도능변

자공은 다만 말만 잘하였을 뿐

乃不見吾心 내불견오심

가난한 내 마음은 알지 못하네

 

※榮叟(영수) : 춘추시대 공자와 동시대에 산 현인(賢人)인 영계기(榮啟期)를 말한다. 공자가 태산에 놀러 갔을 때에 영계기를 만났는데 그는 사슴 가죽옷에 새끼 띠를 둘렀고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불렀다 한다.

※原生納決履(원생납결리) : 원생(原生)은 공자의 제자인 원헌(原憲)을 말한다. 자(字)는 자사(子思)인데, 가난을 즐거움으로 여겼다 한다. 납결리(納決履)는 구멍 난 신발을 신다는 뜻이다. 납(納)은 신발을 신다. 결리(決履)는 해진 신발.

※商音(상음) : 원훤(原憲)이 불렀다는 상송(商頌)의 곡 이름. 상송(商頌)은 본래 종묘의 제사 때 쓰는 노래이다.

※重華(중화) : 순(舜) 임금의 이름. 순(舜) 임금의 이름은 중화(重華)이고 우순(虞舜) 또는 제순유우(帝舜有虞)로도 부른다. 요순시대에는 천하에 궁핍한 사람이 없었다 한다.

※藜羹(여갱) : 명아주의 잎을 넣어 끓인 국으로 보잘것없는 음식을 말한다.

※賜(사) : 공자의 제자인 단목사(端木賜). 자는 자공(子貢)으로 흔히 자공이라고 불리며, 말솜씨와 정치적 수완이 뛰어나 노나라와 위나라의 재상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