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淵明과 和陶詩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二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이) - 李敏求 (이민구)

-수헌- 2026. 3. 6. 10:59

次坡翁和陶貧士詩韻 其二   차파옹화도빈사시운 기이     李敏求   이민구 

파옹이 지은 화도빈사 시의 운자에 맞춰 짓다.

 

朝起霜露繁 조기상로번

아침에 일어나니 서리가 무성해

負暄坐茅軒 부훤좌모헌

햇볕을 쬐며 초가 마루에 앉았네

所居豈無隣 소거기무린

사는 곳에 어찌 이웃이 없으랴만

四望皆田園 사망개전원

사방을 보니 모두가 논밭이구나

田園半收穫 전원반수확

논밭에는 추수가 반쯤 끝나가고

處處饒人煙 처처요인연

곳곳에서 밥 짓는 연기 피어나네

而我獨何爲 이아독하위

그러나 나는 혼자 무엇을 했던가

謀拙愧計硏 모졸괴계연

지략이 없어 계연에게 부끄럽네

仲氏甘縕袍 중씨감온포

중씨는 기꺼이 해진 솜옷을 입고

在困猶有言 재곤유유언

곤궁하면서도 오히려 말을 했지

君看范史雲 군간범사운

그대는 보았는가 범사운이

甑塵方稱賢 증진방칭현

시루에 먼지 피어도 현자로 칭송됨을

 

※負暄(부훤) : 햇볕을 쬐는 일이라는 뜻으로, 부귀(富貴)를 부러워하지 아니하는 마음을 이른다. 송(宋) 나라의 한 가난한 농부(農夫)가 봄볕에 등을 쬐면서 세상(世上)에 이보다 더 따스한 것은 없으리라는 생각에 이를 임금에게 아뢰었다는 데서 유래(由來)한다.

※謀拙愧計硏(모졸괴계연) : 계연(計硏)은 춘추시대 월(越) 나라 사람으로, 계산(計算)을 아주 잘하는 데다, 범려(范蠡)의 계책을 사용하여 거부(巨富)를 이루었던 사람이다. 이는 자신의 가난함을 표현한 말이다.

※仲氏甘縕袍(중씨감온포) 在困猶有言(재곤유유언) : 중씨는 공자(孔子)의 제자로, 이름이 중유(仲由)인 자로(子路)를 말한다. 논어(論語) 자한(子罕)에 공자가 ‘해진 솜옷을 입고 여우나 담비 가죽옷을 입은 자와 함께 서 있어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자는 아마 중유일 것이다. 〔衣敝縕袍 與衣狐貉者立而不恥者 其由也與.〕’라고 칭찬하였다. 그러나 공자가 진(陳) 나라에서 곤경에 처해 7일 동안 양식이 끊어지는 상황이 되자 ‘예전에 선생님께 들으니, 선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복을 주고, 불선을 행하는 사람은 하늘이 화로 돌려준다.’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선생님께서는 덕을 쌓고 의를 품어서 행하신 지 오래인데, 어찌하여 곤궁하게 사십니까. 〔昔者聞諸夫子 為善者天報之以福 為不善者天報之以禍 今夫子積德懷義 行之久矣 奚居之窮也.〕라고 불평한 일이 있다.

※范史雲(범사운) : 범사운(范史雲은 후한(後漢) 환제(桓帝) 때 사람인 범염(范冉)을 말한다. 내무(萊蕪) 고을의 수령으로 임명되었으나, 모친상을 당해 부임하지 않았고, 궁핍하게 살면서도 의연하였다. 그래서 고을 사람들이 ‘범사운의 시루 속에서는 먼지만 피어나고, 범 내무의 가마솥 속에는 물고기가 뛰논다네. 〔甑中生塵范史雲, 釜中生魚范萊蕪.〕’라고 노래를 지어 칭송하였다.

 

<東坡 原韻>

和貧士七首   화빈사칠수     蘇東坡   소동파

영빈사 칠 수를 화운하다.

 

其二

誰謂淵明貧 수위연명빈

누가 도연명이 가난하다고 하였나

尚有一素琴 상유일소금

그래도 거문고 하나는 있지 않나

心閑手自適 심한수자적

마음이 한가하니 손도 여유로워서

寄此無窮音 기차무궁음

여기에 끝없는 음을 실어 보내네

佳辰愛重九 가진애중구

중양절의 좋은 명절을 사랑하여서

芳菊起自尋 방국기자심

향기로운 국화를 스스로 찾아 꺾고

疏巾歎虛漉 소건탄허록

소건 쓰고 빈 술 거름 틀 탄식하며

塵爵笑空斟 진작소공짐

먼지 쌓인 잔에 빈 술 따르며 웃네

忽餉二萬錢 홀향이만전

홀연히 누가 이만 전을 보내왔으니

顏生良足欽 안생양족흠

안생 같은 분이 참으로 존경스럽네

急送酒家保 급송주가보

곧바로 술집에 보내 맡겨 두었으니

勿違故人心 물위고인심

벗의 마음을 어기지 않기 위해서네

 

※疏巾(소건) : 거친 삼베로 만든 머릿수건. 빈천한 사람이나 숨어 사는 사람들이 쓰던 모자.

※忽餉二萬錢(홀향이만전) 顏生良足欽(안생양족흠) : 안생(顏生)은 도연명(陶淵明)의 친구였던 안연지(顔延之)를 말한다. 송서(宋書) 안연지전(顏延之傳)에 의하면 도연명이 궁핍하여 술조차 마련하기 어려울 때 ‘안연지가 일찍이 도연명에게 돈 2만을 보내 주었다. 도연명은 그 돈을 모두 술집에 보내 술을 사 마셨다. [延之嘗餉淵明錢二萬 淵明悉送酒家]’라는 고사가 있다.

 

 

<陶淵明 原韻>

詠貧士 其二   영빈사 기이     陶淵明   도연명

가난한 선비를 노래하다.

 

凄厲歲云暮 처려세운모

한 해가 저문다고 하니 처량하여

擁褐曝前軒 옹갈폭전헌

추녀 앞에서 베옷을 햇볕에 쬔다

南圃無遺秀 남포무유수

남쪽 밭에는 떨어진 이삭도 없고

枯條盈北園 고조영북원

북쪽 뜰에 마른 가지만 가득한데

傾壺絶餘瀝 경호절여력

술병을 기울여도 남은 술도 없고

闚竈不見煙 규조불견연

부뚜막을 봐도 연기가 안 보이네

詩書塞座外 시서색좌외

시서는 자리 곁에 가득 있는데

日昃不遑硏 일측불황연

해 기울어도 공부할 겨를이 없네

閒居非陳厄 한거비진액

한가히 삶이 진나라 재난 아닌데

竊有慍見言 절유온견언

은근히 원망하는 말이 드러나네

何以慰吾懷 하이위오회

무엇으로 내 마음을 달래어 볼까

賴古多此賢 뇌고다차현

이런 옛 현인에게 많이 의지하네

 

※陳厄(진액) : 공자(孔子)가 진(陳) 나라에서 곤경에 처해 7일 동안 양식이 끊어지는 상황을 표현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