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문시의 일종으로 영기(令旗)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청나라 때 장조(張潮)가 엮은 해낭촌금(奚囊寸錦)에 실려 있는데 깃발 안에 49자가 적혀 있고 정중앙의 '영(令)'자만 검게 표시되어 있다. 읽는 방법은 중앙의 '영(令)'자에서 아래로 내려와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7자씩 끊어 읽는다. 앞에서 본 반중시(盤中詩)는 좌우로 돌아가면서 읽지만 영기는 시계방향 한 방향으로 읽는 것이 다르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한 구절이 끝나면 다음 구의 첫 자는 전구(前句)의 끝 자를 파자(破字)해서 따온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첫 구의 끝 자는 '銘'인데 銘에서 '金'만을 취하여 둘째 구의 첫 자로 삼았고, 둘째 구의 끝 자인 '琤'에서 '王'자를 취하여 셋째구의 첫 자로 삼는 방식으로 이렇게 취한 첫 자는 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