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방치되어 있던 병풍을 우연히 확인하게 되었다. 아내가 혼수로 가져온 병풍이라 40여 년이 흘렀는데, 아파트 생활에 사용할 일이 없어 그 내용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확인해 보니 적힌 시의 내용이 요즘의 내 처지와 같아 보인다. 글씨는 소암(昭岩)이란 분이 추사체로 쓴 글씨로 찾아보니 다른 병풍 작품도 많이 보이는데, 어떤 분인지 확인이 안 돼서 아쉽다. 飮酒看牡丹 음주간모란 劉禹錫 유우석 모란을 보면서 술을 마시다 今日花前飮 금일화전음 오늘 꽃 앞에 두고 술을 마시는데 甘心醉數杯 감심취수배 기꺼운 마음에 몇 잔술에 취한다 但愁花有語 단수화유어 다만 걱정은 저 꽃이 말을 한다면 不爲老人開 부위노인개 늙은이 위해서는 피지 않는다 하리 ※유우석(劉禹錫,772~842): 중당(中唐) 시대의 시인으로 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