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夏至 하지

-수헌- 2021. 6. 17. 17:09

벌써 하지(夏至)가 다가오니 올해도 벌써 반이 지나간 느낌이다.

한 해의 시작은 통상 (양력) 1월 1일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옛날 주(周)나라에서는 태양이 가장 남쪽에 있는 동지를 한 해의 시작으로 보아 동지(冬至)를 설날로 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지를 아세(亞歲)라 하여 작은 설날로 치고 이날이 지나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걸로 생각했다. 이렇게 보면 하지는 1년의 꼭 절반이 되는 반환점이 되는 셈이다.

 

夏至 하지    丁若鏞 정약용

 

月於三十日 월어삼십일

달은 한 달 삼십일 중에서

得圓纔一日 득원재일일

둥근 날은 겨우 하루뿐이고

日於一歲中 일어일세중

해는 일 년 동안에

長至亦纔一 장지역재일

가장 긴 하지 또한 겨우 하루이네

衰盛雖相乘 성쇠수상승

성쇠가 비록 서로 이어지지만

盛際常慓疾 성제상표질

성할 때는 늘 빨리 지나간다네.

 

 

苦熱行示徯父 고열행시혜부   丁若鏞 정약용

더위 노래를 지어 혜보에게 보이다

 

夏至過後夜初長  하지과후야초장

하지 지난 뒤 비로소 밤이 길어지면

下土漸滄宜漸凉  하토점창의점량

땅도 날씨도 점점 서늘해져야 하는데

應衰不衰愈益熾  응쇠불쇠유익치

응당 쇠해야 하는데 더욱더 타오르니

未信炎熱由太陽  미신염열유태양

불볕더위가 해에서 나옴을 못 믿겠구나.

積威成形物莫抗  적위성형물막항

엄청난 위력을 아무것도 막지 못하고

分秒進退休商量  분초진퇴휴상량

잠깐의 진퇴도 생각하지 못하겠네

請君高臥勿搖扇  청군고와물요선

그대 높이 누워 부채 흔들지 마시게

心平氣定我體康  심평기정아체강

마음과 기운 평정 하면 내 몸도 건강하리니

 

이 시는 하지를 지나면 낮은 다시 짧아지고 시원해져야 하는데, 점점 더워지는 하지 뒤의 날씨를 노래한 시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이 같이 시모임을 하는 한혜보(韓徯父)에게 보낸 시이다

한혜보(韓徯父)는 다산(茶山)이 젊은 시절 지기(知己)들 15명과 함께 죽란시사(竹蘭詩社)라는 시 짓기 모임을 만들었는데 그 계원중 한 명이다.

 

 

夏至 하지    權德與 권덕여

 

璇樞無停運 선추무정운

천체의 운행에는 머무름이 없어서

四序相錯行 사서상착행

사계절이 차례대로 서로 교차하네

寄言赫曦景 기언혁희경

전하는 말에 의하면 뜨거운 열기도

今日一陰生 금일일음생

오늘부터 음기가 하나씩 생긴다네

 

權德與(권덕여;759~818)는 당나라 때의 문학가로 네 살 때부터 시를 지었고 열다섯 살 때 지은 문장이 수백 편이었다고 한다.

※璇樞(선추) : 璇은 북두칠성의 두 번째 별 이름이고, 樞는 북두칠성의 첫 번째 별로써 우주, 천체를 말함.

※赫曦(혁희) : 불 이글거릴 赫, 햇빛 曦, 이글거리는 햇빛, 더위가 심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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