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사시사(四時詞)

子夜四時歌 (자야사시가) - 李白 (이백)

-수헌- 2022. 12. 30. 12:42

자야사시가(子夜四時歌)는 원래 자야오가(子夜吳歌)라고 하는 악부(樂府)의 오성가곡(吳聲歌曲)의 이름으로, 슬프고 상심한 정을 읊은 노래를 말한다. 중국 남방의 민가로 남녀의 애정을 노래한 것으로 원래 4 구이었으나 이백(李白)이 6 구로 만든 것이 자야사시가(子夜四詩歌)이다. 흔히 사 계절로 나누어서 각 계절에 따른 정서를 읊는다. 자야가(子夜歌)는 진(晉)나라의 자야(子夜)라는 여인이 지었다 하는데, 동진(東晉)이 吳나라 땅 일대에 있었기에 자야오가(子夜吳歌)라고도 하며, 많은 이가 사계절 行樂의 가사를 붙여 노래하였다.

 

子夜四時歌 자야사시가     李白 이백

 

春歌 춘가

 

秦地羅敷女 진지나부녀

진씨 땅의 나부라는 여인이

采桑綠水邊 채상녹수변

푸른 물가에서 뽕잎을 따네

素手靑條上 소수청조상

푸른 가지 위의 하얀 손과

紅粧白日鮮 홍장백일선

햇살에 단장한 얼굴이 곱네

蠶飢妾欲去 잠기첩욕거

누에가 배고파 저는 갑니다

五馬莫留連 오마막류련

태수님은 나를 잡지 마세요

 

※秦地羅敷女(진지나부녀) : 전국 시대의 미인인 나부(羅敷)를 말한다. 나부는 조(趙)나라 한단(邯鄲) 사람인 진 씨(秦氏)의 딸로 왕인(王仁)의 아내가 되었는데, 왕인은 조왕(趙王)의 가령(家令)이 되었다. 나부가 어느 날 밭둑에서 뽕을 따고 있었는데, 조왕이 누대에 올라가 이를 바라보다가 나부의 미모에 혹하여 나부를 불러 술을 먹이고는 겁탈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나부가 쟁(箏)을 뜯으면서 맥상가(陌上歌)를 불러 거절하였는데, 그 노래에 이르기를 ‘임금님은 아내가 있고, 나부는 남편이 있습니다.〔使君自有婦 羅敷自有夫〕’라고 하였다. 이에 조왕이 겁탈하지 못하였다는 고사가 있다.

※五馬(오마) : 사두마차(四頭馬車)에다 보조 또는 예비의 말을 붙인 것으로 중국 한 나라 때 태수에게 이것이 허용되었기에 태수 다른 표현이다.

 

 

夏歌 하가

 

鏡湖三百里 경호삼백리

거울 같은 삼백 리 호수에

菡萏發荷花 함담발하화

연꽃이 봉오리를 터뜨리네

五月西施採 오월서시채

오월에 서시가 연밥을 따니

人看隘若耶 인간애약야

보려는 이가 약야에 넘치네

回舟不待月 회주부대월

달뜨기 기다리지 않고 배돌려

歸去越王家 귀거월왕가

월나라 궁전으로 돌아갔다네

 

※西施(서시) : 중국 4대 미인 중 한 사람. 월(越) 나라 사람으로 물고기가 미모에 반해 헤엄치는 것을 잊고 가라앉았다 하여 침어(沈魚)라는 별칭이 있으며, 월나라 범려(范蠡)의 계획으로 오나라 왕 부차(夫差)의 후궁이 되어 부차의 실책을 이끌어 내 오나라를 패망하게 했다.

※若耶(약야) : 중국 절강성(浙江省) 회계현(會稽縣)에 있는 시내 이름인데 춘추시대 서시가 빨래를 하였다는 곳이다.

 

秋歌 추가

 

長安一片月 장안일편월

장안에는 한 조각 달 떠오르고

萬戶搗衣聲 만호도의성

집집마다 다듬이질 소리 들리네

秋風吹不盡 추풍취부진

가을바람 그치지 않고 불어오니

總是玉關情 총시옥관정

마음은 온통 옥관을 향하는구나

何日平胡虜 하일평호로

어느 때에나 오랑캐를 평정하고

良人罷遠征 양인파원정

낭군님은 원정을 끝내고 오려나

 

※玉關(옥관) : 고대 중국의 서쪽 요지였던 감숙성(甘肅省) 돈황(敦煌)현 부근에 배치되었던 관문.

 

 

冬歌 동가

 

明朝驛使發 명조역사발

내일 아침 역졸이 떠난다기에

一夜絮征袍 일야서정포

하룻밤 사이에 솜옷을 지었네

素手抽鍼冷 소수추침냉

바느질하는 하얀 손이 시린데

那堪把剪刀 나감파전도

가위는 또 어떻게 잡을까

裁縫寄遠道 재봉기원도

옷을 지어서 먼 길에 부치면

幾日到臨洮 기일도임조

어느 날에나 임조에 당도할까

 

※征袍(정포) : 변방 또는 출정 병사가 입는 옷

※臨洮(임조) : 변방인 감숙성(甘肅省) 민현(岷縣).

 

​<이 시에서 이백은 춘가(春歌)에서 봄날 뽕잎 따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나부(羅敷)의 고사를 인용해 표현하였고, 하가(夏歌)에서는 월나라 미인 西施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 추가(秋歌)에서는 가을바람에 낭군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였고, 동가(冬歌)에서는 변방을 지키는 낭군에게 솜옷 만들어 보내는 여인의 애절한 마음을 표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