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五言排律(오언배율)

送李正字歸覲 惟新 六十韻 (송이정자귀근유신 육십운)

-수헌- 2025. 1. 27. 16:26

送李正字¹⁾歸覲²⁾ 惟新 六十韻   송이정자귀근유신 육십운

새로이 귀근하는 이정자를 송별하다. 육십 운.  

 

南國妖星孛 남국요성패

괴이한 혜성이 남국에 나타나니

中原猘犬狂 중원제견광

미친개가 중원에서 날뛰는구나

鼎魚寧假息 정어녕가식

솥 안의 물고기 편히 쉬는 듯해도

爐雪自消亡 노설자소망

화로의 눈처럼 저절로 사라진다네

 

聖慮勞宵旰³⁾ 성려로소간

바쁜 정사에 애쓰며 염려하는 임금은

疇咨起廟廊⁴⁾ 주자기묘랑

조정을 일으킬 사람을 널리 물으면서

安民需大德 안민수대덕

대덕을 구하여 백성들을 편안케 하고

治亂濟元良⁵⁾ 치란제원량

원량이 난을 다스리고 구제하게 하네

 

明府光時論 명부광시론

수령이 되어 당시의 논의를 밝게 하고

蕭車涉磵崗 소차섭간강

맑은 수레가 계곡과 언덕을 넘어가니

文翁初赴蜀⁶⁾ 문옹초부촉

문옹이 비로소 촉 땅에 부임한 듯하고

鄒衍暫遊梁⁷⁾ 추연잠유량

추연이 잠시 양나라에서 유세한 듯하네

 

揖讓開千戶 읍양개천호

천호를 여는 것도 예를 갖춰 사양하니

琴歌在一堂 금가재일당

집안에 거문고와 노래 소리 가득하네

負移應虎豹 부이응호표

당연히 호랑이와 표범이 업고 옮기니

翔集竚鸞凰 상집저란황

기다리던 난새와 봉황이 날아 모이네

 

之子金閨彦⁸⁾ 지자금규언

이 사람은 조정의 훌륭한 인재이니

淸標玉樹香⁹⁾ 청표옥수향

맑은 자태에서 옥수 같은 향이 나네

才華親屈宋¹⁰⁾ 재화친굴송

뛰어난 재주는 굴원과 송옥에 가깝고

書法倒鍾王¹¹⁾ 서법도종왕

서법은 종요와 왕희지를 넘어섰구나

 

氣岸涵山海 기안함산해

높은 의기는 산과 바다를 받아들여도

心情接混茫 심정접혼망

심정은 아득히 혼탁하게 이어졌구나

老儒皆齷齪 노유개악착

늙은 선비들이 모두가 악착같은데도

妙歲獨蜚揚¹²⁾ 묘세독비양

젊은 나이에도 홀로 날아오르는구나

 

自是承餘慶¹³⁾ 자시승여경

여경을 이어감을 스스로 옳다고 여겨

由來視考祥 유래시고상

상서로운 유래를 살펴보게 되고

都人爭趾美 도인쟁지미

모든 사람들이 좋은 발자취를 다투어

時世剩傳芳 시세잉전방

지금 세상에 향기가 전해 넘치는구나

 

問寢違旬朔¹⁴⁾ 문침위순삭

초하루와 열흘의 문침을 어기게 되니

趨庭路短長¹⁵⁾ 추정로단장

추정으로 가는 길은 가깝고도 멀구나

言歸告一日 언귀고일일

돌아가길 고하는 데 하루가 걸렸지만

省覲過三霜 성근과삼상

부모님 뵙는 데는 삼년이나 지났구나

 

金燭辭雲闕 금촉사운궐

궁궐에서 내린 금 촛대도 사양하고

仙舟發漢陽¹⁶⁾ 선주발한양

신선들이 탄 배가 한양을 떠났는데

朱曦洗積雨 주희세적우

오랜 비가 붉은 태양을 씻어내고

潦漲沒滄浪 요창몰창랑

큰비에 물이 불어 창랑에 들어가네

 

桂楫飛先鷁¹⁷⁾ 계즙비선익

계수나무 노 저으니 익조가 먼저 날고

篙帆落遠檣 고범락원장

먼 돛대에서 돛 내리고 상앗대 저으니

月溪乘石瀨¹⁸⁾ 월계승석뢰

계곡의 달빛은 급류 위의 바위를 타고

驪水劈龍驤 여수벽룡양

용이 머리를 들어 여강의 물을 가르네

 

孔潬思桴海¹⁹⁾ 공단사부해

모래섬은 바다에 뜬 뗏목을 생각하고

愚灣戀隔湘²⁰⁾ 우만련격상

상포로 갈라진 물 구비를 그리워하네

江山新誥命²¹⁾ 강산신고명

임금의 새로운 고명을 받은 강산에는

霞鶩舊南昌²²⁾ 하목구남창

옛 남창처럼 노을에 오리가 나는구나

 

佳節聯文駟 가절련문사

좋은 계절에 화려한 수레를 타고 와서

椿闈擧玉觴 춘위거옥상

부친의 방에서 옥 술잔을 들어 올리니

名聲周李耳²³⁾ 명성주이이

도덕적 명성은 주나라의 이이와 같고

勳業漢張倉²⁴⁾ 훈업한장창

큰 공로는 한나라의 장창과도 같구나

 

衰病人同棄 쇠병인동기

늙고 병든 사람은 모두가 그만두는데

淸狂爾獨將²⁵⁾ 청광이독장

그대만이 홀로 청광이 되려 하는구나

謬逢傾蓋晩²⁶⁾ 류봉경개만

잘못 늦게 만나 경개가 될 수 있는데

何意鬪身强 하의투신강

무슨 생각으로 몸이 강함을 다투는가

 

麗澤疏肌骨²⁷⁾ 여택소기골

기골이 소통하듯 도우며 학문을 닦고

蘭畦拔莠稂 난휴발유랑

난초 밭두둑에서 잡초를 뽑는구나

駏驉君已許²⁸⁾ 거허군이허

그대 이미 거허가 되기로 하였는데

鶼鷢我慙當²⁹⁾ 겸궐아참당

겸궐이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구나

 

空有陰何信³⁰⁾ 공유음하신

부질없는 유음을 어찌 믿을 수 있나

虛懷管鮑行 허회관포행

관포의 행실처럼 마음을 비웠구나

淸宵遺共被 청소유공피

서늘한 밤에는 이불을 함께 덮고

暑夕不同床 서석불동상

더운 저녁엔 한 평상에 앉지 말게

 

此去還消膽 차거환소담

이번에 가서 간담을 녹이고 돌아오면

餘生幾斷腸 여생기단장

여생에 몇 번이나 창자를 끊게 될까

菁莪叨下國³¹⁾ 청아도하국

진정 나라에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蓂莢數虞庠³²⁾ 명협수우상

명협은 얼마나 많은 우상을 헤아렸나

 

宿昔幽期在 숙석유기재

예전 머물 때 은밀히 약속을 하여

于時繕性剛 우시선성강

그 때에 성품을 굳세게 다스리니

神區饒爽嵦 신구요상애

높은 신선 세계의 시원하고 넉넉한

氣像顫炎方³³⁾ 기상전염방

기상이 남쪽 지방을 진동시키는구나

 

月岳參雲漢³⁴⁾ 월악참운한

산 위의 달빛은 은하수를 침범하고

江流畫故疆 강류화고강

강물은 그림처럼 옛 땅으로 흐르니

皇多吉士³⁵⁾ 사황다길사

아름답게 빛나는 수많은 선비들은

炳烈或恭姜³⁶⁾ 병렬혹공강

세차게 빛나는 것이 공강이 아닐까

 

靑簡昭來許³⁷⁾ 청간소래허

미래를 밝혀서 청사에 기록한 대로

朱門表里坊³⁸⁾ 주문표리방

동리에 귀족들의 집이 나타나는데도

王風委草莽³⁹⁾ 왕풍위초망

왕풍처럼 풀이 우거지도록 버려두니

天地日榛荒 천지일진황

천지가 날마다 거칠고 황폐해지네

 

倐使衣冠域 숙사의관역

문득 나라에 의관을 갖추게 하여도

飜爲獍豕場 번위경시장

도리어 짐승들의 마당이 되었으니

到今嗟已矣 도금차이의

지금에 이르러 이미 탄식한다 해도

從古恨凄涼 종고한처량

예로부터 내려온 한이 처량하구나

 

擧活蒼頭命⁴⁰⁾ 거활창두명

하인들에게 생계를 잇도록 명하니

誰譏赬尾魴⁴¹⁾ 수기정미방

누가 정미방을 비난할 수 있을까

昏晨非借助 혼신비차조

새벽부터 밤까지 도움받지 않으니

忠毅自張皇 충의자장황

충의가 절로 크게 펼쳐지는구나

 

高興知難盡 고흥지난진

고상한 흥취는 그 끝이 없음을 알기에

天遊尙不忘⁴²⁾ 천유상불망

자유롭게 노니던 일 아직 잊지 못하네

金書破鯨力 금서파경력

금서의 힘은 고래도 이길 수 있다는데

强翰斐文章 강한비문장

붓은 강해도 문장은 오락가락하는구나

 

于勒松臺石 우륵송대석

우륵이 대석 위 소나무 아래에서

風流山女娘 풍류산녀낭

산의 여인들과 풍류를 즐기는데

宮商轟碧落⁴³⁾ 궁상굉벽락

궁상이 푸른 하늘에 울려 퍼지니

宇宙擺礌硠 우주파뢰랑

돌 구르는 소리에 우주가 열리네

 

春草生嚴沍 춘초생엄호

품 풀은 추위가 모질어도 피어나고

秋霜削九陽 추상삭구양

구월 햇볕은 가을 서리도 녹이는데

踆烏墜絶壁⁴⁴⁾ 준오추절벽

준오도 절벽에서 떨어질 수 있으나

陰魄鎖琳琅⁴⁵⁾ 음백쇄림랑

임랑은 음백을 옭아맬 수가 있다네

 

達堰扳溪柳 달언반계류

방죽에 다달아 냇가 버들을 부여잡고

松豀折海棠 송혜절해당

소나무 골짜기에서 해당화를 꺾으며

結歡睹樂事 결환도악사

즐거운 일을 보면서 기쁨을 누리고

排閔滌災殃 배민척재앙

재앙을 씻어내고 근심을 떨치는구나

 

落落撫民館 낙락무민관

관에서는 크게 백성을 어루만지고

惺惺自警房 성성자경방

총명하게 스스로 규방을 경계하고

梨園列弟子⁴⁶⁾ 이원렬제자

이원에서 제자의 자리에 앉으니

鶴陛奏笙篁 학폐주생황

학이 섬돌에서 생황을 연주하네

 

食酒爲年日 식주위년일

해마다 날마다 밥 먹고 술 마시며

談碁設禁防 담기설금방

금지한 바둑을 두며 담론하였는데

歸來時序暮 귀래시서모

돌아올 때 이미 한해가 저물었으니

寥落鬂毛蒼 요락빈모창

푸르던 귀밑털이 쓸쓸히 떨어지네

 

陳迹三春後 진적삼춘후

지나온 자취가 삼 년을 지났으니

幷州萬里鄕⁴⁷⁾ 병주만리향

병주가 만 리 떨어진 고향이었네

任他裁景物⁴⁸⁾ 임타재경물

경물 짓는 것을 내버려 두었더니

輸與占風光 수여점풍광

한 점의 좋은 풍광을 보내주었네

 

海墨揮山筆 해묵휘산필

바다를 먹 삼아 산을 붓 삼아 휘두르니

神工較頡頑 신공교힐완

신묘한 솜씨가 엇비슷하여 견줄만한데

嵩華供豆案⁴⁹⁾ 숭화공두안

국운을 빌려고 제사상을 높이 받들어도

溟渤勺壺漿⁵⁰⁾ 명발작호장

큰 바다에서 겨우 호장만 떠내는구나

 

想得淸新富 상득청신부

맑고 새롭고 풍부함만을 생각하니

須知對屬忙 수지대속망

모름지기 황급을 당함을 알겠구나

會看秋月滿 회간추월만

모여서 가을 달이 차는 것을 보니

千里重奚囊⁵¹⁾ 천리중해낭

천리길에 시 주머니만 무거워지네

 

※正字(정자)¹⁾ : 조선시대 홍문관 승문원 교서관(뒤에 규장각에 소속)의 정9품 관직.

※歸覲(귀근)²⁾ : 부모를 뵙기 위해 타향에서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

※聖慮勞宵旰(성려로소간)³⁾ : 성려(聖慮)는 임금의 염려를 높여 이르는 말이고, 소간(宵旰)은 날이 채 밝기 전에 옷을 입고 해가 저문 후에 음식을 먹는다는 뜻으로, 임금이 정사에 몰두하여 겨를이 없음을 이르는 말.

※疇咨起廟廊(주자기묘랑)⁴⁾ : 주자(疇咨)는 널리 묻는다는 의미이다. 서경(書痙) 우서(虞書) 요전(堯典)에 ‘요 임금이 말하기를 누가 때를 따라 등용할 만한가. [帝曰 疇咨若時登庸]’라는 말이 나온다. 묘랑(廟廊)은 조정(朝廷)을 의미한다.

※元良(원량)⁵⁾ : ‘황태자’나 ‘왕세자’를 달리 이르는 말.

※文翁初赴蜀(문옹초부촉)⁶⁾ : 문옹(文翁)은 전한(前漢) 경제(景帝) 때의 인물로 일찍이 촉(蜀)의 군수가 되어 부임하였을 때, 그곳이 낙후되고 오랑캐의 풍속이 남아 있어 학교를 세워 문풍(文風)을 크게 일으켰다 한다.

※鄒衍暫遊梁(추연잠유량)⁷⁾ : 추연(鄒衍)은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제(齊)나라 사람으로,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음양가(陰陽家)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로 양(梁) 조(趙) 연(燕) 등의 나라에서 유세하며 제후들의 존중을 받았다 한다.

※金閨彦(금규언)⁸⁾ : 조정에 유용한 재목을 말한다. 금규(金閨)는 학사들이 황제의 조서를 기다리던 궁전의 금마문을 말하고, 언(彦)은 학문을 갖춘 인물을 말한다.

※玉樹(옥수)⁹⁾ : 아름다운 나무라는 뜻으로 재주가 뛰어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屈宋(굴송)¹⁰⁾ : 중국 전국시대 초(楚)나라의 문학가인 굴원(屈原)과 송옥(宋玉)을 아울러 이르는 말.

※鍾王(종왕)¹¹⁾ : 중국이 명필가인 위(魏)나라 종요(鍾繇)와 진(晉)나라 왕희지(王羲之)를 말한다.

※蜚揚(비양)¹²⁾ : 하늘로 날아오름.

※餘慶(여경)¹³⁾ :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보답으로 그 자손이 누리게 되는 기쁘고 좋은 일

※問寢違旬朔(문침위순삭)¹⁴⁾ : 문침(問寢)은 임금이 자는 곳에서 직접 문안 인사 올리는 것을 말하고, 순삭(旬朔)은 초하루와 열흘을 말한다.

※趨庭(추정)¹⁵⁾ : 가정교육이라는 의미이다. 공자(孔子)가 아들 백어(伯魚)를 가르칠 때 자식이라고 해서 특별한 교육을 하지 않고, 그저 뜰을 지나다 몇 마디 가르침을 주었는데, 이 가르침을 뜰을 지날 때의 가르침이라 하여 과정지훈(過庭之訓) 또는 추정(趨庭)이라고도 한다.

※仙舟(선주)¹⁶⁾ : 지기(知己)를 전송하기 위해 명사들이 배 위에서 벌이는 뱃놀이를 말한다. 동한 때 이응(李應)이 고향으로 떠나는 곽태(郭泰)를 전송하기 위해 둘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넜는데, 이를 보고 사람들이 신선들의 뱃놀이라고 부러워했다는 이곽선주(李郭仙舟)의 고사가 있다.

※桂楫飛先鷁(계즙비선익)¹⁷⁾ : 계즙(桂楫)은 계수나무로 만든 노를 말하나 일반적으로 배를 의미한다. 익(鷁)은 백로와 같은 큰 물새로 그 새가 풍파를 잘 견딘다고 하여 배가 난파되지 않기를 기원하며 뱃머리에 조각하여 장식했다. 따라서 노를 저어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시적 표현이다.

※石瀨(석뢰)¹⁸⁾ : 모래와 자갈 사이를 흐르는 급류.

※孔潬思桴海(공단사부해)¹⁹⁾ : 부해(桴海)는 바다에 뜬 뗏목을 말한다.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에 ‘도(道)가 행하여지지 않으니, 떼를 타고 바다에 나갈까 한다. [道不行 乘桴浮于海]’고 하였다. 즉 움직일 수 없는 모래섬은 도를 찾아 떠다니는 뗏목이 부럽다는 의미이다.

※愚灣戀隔湘(우만련격상)²⁰⁾ : 상(湘)은 상수(湘水)를 말하는데, 서로 그리는 사람을 갈라놓는 의미로 쓰인다. 당(唐)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이 초추야좌증오무릉(初秋夜坐贈吳武陵)이라는 시에서 미인격상포(美人隔湘浦)라고 표현하였는데. 상포(湘浦)는 유종원(柳宗元)과 오무릉(吳武陵)이 상수(湘水)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 있었기에 이렇게 표현하였다.

※誥命(고명)²¹⁾ : 중국에서 관원 임명이나 외국 국왕의 책봉(冊封)에 사용된 문서. 여기서는 단순히 임금의 명명(命名)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霞鶩舊南昌(하목구남창)²²⁾ : 하목(霞鶩)은 낙하고목(落霞孤鶩)의 준말이다. 낙하는 지는 놀을 말하고 고목은 외로운 따오기. 당(唐) 나라의 문장가 왕발(王勃)의 등왕각 서(滕王閣序)에 ‘지는 놀은 외로운 따오기와 나란히 날고, 가을 강물은 긴 하늘과 함께 한빛일세. [落霞與孤鶩齊飛 秋水共長天一色].’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 구(句)는 오늘날까지 가장 아름다운 표현으로 일컬어진다. 등왕각(滕王閣)은 중국 강서성(江西省) 남창현(南昌縣)에 있는 누각이다.

※李耳(이이)²³⁾ : 춘추시대 초나라의 철학자 노자(老子)를 말한다. 성(姓)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는 백양(伯陽) 또는 담(聃). 노군(老君) 또는 태상노군(太上老君)이라 하며, 도교 경전인 도덕경(道德經)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張倉(장창)²⁴⁾ : 장창(張蒼)이라고도 한다. 전한(前漢) 사람으로, 음률과 역서에 정통하고 도서(圖書) 및 계수(計數)에 통달하여 군국의 계수를 관장하였다. 한 문제(漢文帝) 때에 10여 년간 승상(丞相)에 있으면서 음률과 역서를 개정하였다.

※淸狂(청광)²⁵⁾ : 마음이 깨끗하여 청아한 맛이 있으면서도 그 하는 짓이 상규에 어긋남, 또는 그런 사람. 지나치게 결백하여 남들이 꺼리고 멀리하는 사람.

※傾蓋(경개)²⁶⁾ : 경개여고(傾蓋如故)의 준말로 우연히 길에서 만난 사람과 수레를 멈추고 덮개를 기울여 잠시 이야기한다는 뜻으로, 우연히 만나도 오랜 벗처럼 느껴짐을 이르는 말. 사기(史記) 추양열전(鄒陽列傳)에 ‘흰머리가 되도록 오래 사귀었어도 처음 본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고, 수레 덮개를 기울이고 잠깐 이야기 해도 오랜 벗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白頭如新 傾蓋如故〕’라는 말이 나온다.

※麗澤(여택)²⁷⁾ : 인접해 있는 두 못이 서로 물을 윤택하게 한다는 뜻으로, 벗이 서로 도와 학문과 덕을 닦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駏驉君已許(거허군이허)²⁸⁾ : 거허(駏驉)는 수말과 암탕나귀 사이에서 난 잡종(雜種) 말인데. 여기서는 회남자(淮南子) 도응훈(道應訓)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을 말한다. 거허(駏驉)와 공공(蛩蛩)은 궐(蟨)이라는 짐승이 따주는 감초를 먹고 사는데, 잘 달리지를 못하는 궐(蟨)에게 위험이 닥치면 거허(駏驉)와 공공(蛩蛩)이 궐(蟨)을 업고 달아난다고 한다. 이는 서로 부족함을 보완하여 환난에 서로 의지함을 말한다. 곧 남을 돕고 살기로 마음먹었다는 뜻이다. 【거허(駏驉)는 본문에는 거허(𪀏𪆛)로 되어 있는데 의미가 통하지 않아 거허(駏驉)로 바꾸어 해석하였다.】

※鶼鷢(겸궐)²⁹⁾ : 부부의 정의(情誼)가 두터운 새. 비익조[鶼]는 자웅이 짝을 이루지 못하면 날지 못한다는 상상의 새로 夫婦의 비유이다.

※有蔭(유음)³⁰⁾ : 선조(先祖)의 공덕(功德)으로 인하여 음직(蔭職)을 받을 수 있는 자.

※菁莪(청아)³¹⁾ : 무성한 쑥처럼 많은 인재를 교육함, 또는 그 인재.

※蓂莢數虞庠(명협수우상)³²: 명협(蓂莢)은 요 임금 때 궁궐 뜰에 났다는 기이한 풀이다. 명협(蓂莢)은 초하룻날부터 매일 한 잎씩 나서 자라다가 보름이 지나면 한 잎씩 지기 시작하여 그믐이 되면 말라버리는 풀이라고 한다. 이것을 보고 달력으로 삼았기 때문에 역초(曆草)라고도 한다. 우상(虞庠)은 우(虞)나라의 학교라는 의미로 은나라와 주나라 때의 향학을 말하는데, 여기서는 단순히 교육기관을 의미한다. 곧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학교를 세웠다는 의미이다.

※炎方(염방)³³⁾ : 더운 곳이라는 뜻으로, 남쪽 지방을 이르는 말

※雲漢(운한)³⁴⁾ : 운한은 은하수를 말하며 임금의 아름다운 덕 또는 제왕의 필묵이란 뜻도 있다.

※思皇多吉士(사황다길사)³⁵⁾ : 사(思)는 조사. 황(皇)은 빛나다라는 뜻이다. 시경(詩經) 대아(大雅) 문왕(文王)에 ‘훌륭한 많은 선비, 이 왕국에 태어났네. [思皇多士 生此王國]’라는 문구가 있다.

※恭姜(공강)³⁶⁾ : 공강(共姜)은 위(衛)나라 세자 공백(共伯)의 아내이다. 공백이 일찍 죽은 뒤 공강이 수절하였는데, 부모가 다시 시집보내고자 하니 공강이 허락하지 않고 죽음으로써 스스로 경계하였다. 여기서는 충절의 의미로 쓰인 듯.

※靑簡(청간)³⁷⁾ : 청간(靑簡)은 푸른 죽간(竹簡)이라는 뜻으로 서책(書冊)을 말하는데, 전하여 역사를 집필하는 사람을 말한다.

※朱門(주문)³⁸⁾ : 귀족이나 고관대작이 사는 집. 귀족의 집 대문을 붉은 색으로 칠한 것에서 연유한다.

※王風(왕풍)³⁹⁾ : 시경(詩經) 왕풍(王風)의 서리(黍離)를 말하는 듯. 서리(黍離)는 동주(東周)의 대부(大夫)가 행역(行役)을 나가는 길에 이미 멸망한 서주(西周)의 옛 도읍인 호경(鎬京)을 지나가다가 옛 궁실과 종묘가 폐허로 변한 채 메기장과 잡초만이 우거진 것을 보고 비감에 젖어 탄식하며 부른 노래이다.

※蒼頭(창두)⁴⁰⁾ : 하인. 옛날 중국에서 하인이 청색 두건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였다.

※赬尾魴(정미방)⁴¹⁾ : 시경(詩經)에 ‘방어는 꼬리가 붉다. [赬尾魴]’는 말이 있는데, 해설에 의하면 ‘방어는 피곤하면 꼬리가 붉어지는데, 이는 은나라의 백성이 포악한 정치 때문에 피곤함’을 비유한 것이라 하였다.

※天遊(천유)⁴²⁾ : 사물(事物)에 구애(拘礙)되지 아니하고 마음에 막힌 데 없이 자연(自然) 그대로 자유로운 일.

※宮商(궁상)⁴³⁾ : 동양 음악에서 쓰이는 다섯 음률에 해당하는 궁상각치우(宮商角徵羽)의 오음(五音) 가운데 궁(宮)과 상(商)의 소리. 뜻이 바뀌어 음률을 이른다.

※踆烏(준오)⁴⁴⁾ : 태양 속에 산다는 다리 셋 달린 까마귀. 삼족오(三足烏).

※陰魄鎖琳琅(음백쇄임랑)⁴⁵⁾ : 인체의 혼백(魂魄) 가운데 혼(魂)은 양(陽)에 속하고 백(魄)은 음(陰)에 속하는데, 양혼(陽魂)을 음백(陰魄)과 결합해야만 혼백(魂魄)이 참(眞)을 이루고, 수련하여 진인(眞人)으로 되며, 양혼(陽魂)과 음백(陰魄)이 분리되면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임랑은 아름다운 구슬로, 뛰어난 인재나 아름다운 시문을 뜻한다. 따라서 훌륭한 인재가 진인(眞人)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 듯.

※梨園列弟子(이원열제자)⁴⁶⁾ : 이원(梨園)은 당나라 때 궁정의 가무예인을 가르치고 훈련하던 곳으로, 여기서는 단순히 교육기관을 말하는 듯. 열제자(列弟子)는 제자의 자리에 앉는다는 의미이다. 사기(史記) 맹자순경열전(孟子荀卿列傳)에 ‘추자(騶子)가 연(燕)나라로 가자 소왕(昭王)이 빗자루를 쥐고 앞에서 달리고, 제자의 자리에 앉아서 수업 받기를 청하였다. 〔昭王擁彗先驅 請列弟子之座而受業〕’라는 기록이 있다.

※幷州萬里鄕(병주만리향)⁴⁷⁾ :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는 의미. 당(唐) 나라 때의 시인 가도(賈島)의 시 도상건(渡桑乾)에서 ‘병주의 객지생활 이미 십여 년에, 돌아갈 마음에 밤낮 함양을 생각했네, 무심코 상건강을 건너다가 돌아보니 병주가 바로 고향이었네. [客舍幷州已十霜 歸心日夜憶咸陽 無端更渡桑乾水 却望幷州是故鄕]’라는 시구가 있다.

※任他裁景物(임타재경물)⁴⁸⁾ : 경물(景物)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경치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계절이 바뀜에 경치가 달라지는 것을 내버려 두었더니’ 라는 의미이다.

※嵩華(숭화)⁴⁹⁾ : 중국의 숭산과 화산. 국운이 숭산과 화산처럼 우뚝하기를 기원한다는 의미로 쓰임.

※溟渤勺壺漿(명발작호장)⁵⁰⁾ : 명발(溟渤)은 명해(溟海)와 발해(渤海)를 합친 말로 큰 바다라는 뜻이며, 호장(壺漿)은 단지 안에 든 간장이라는 뜻으로, 보잘것없이 맛없는 반찬을 이르는 말이다.

※奚囊(해낭)⁵¹ :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쓴 시나 문장 따위의 초고를 넣는 주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