六言
登嶺 乙卯冬守咸興病重乞辭歸來登鐵嶺口占
등령 을묘동수함흥병중걸사귀래등철령구점
철령에 오르다. 을묘년 겨울에 함흥의 수령이 되었다가 병이 깊어 사직하고 돌아오는 길에 철령에 올라 입으로 불렀다.
峻嶺層層疊疊 준령층층첩첩
험한 고개가 층층이 첩첩이 쌓여서
鳥道上上登登 조도상상등등
새 다니는 길도 위로 위로 올라가네
深林幸免豺虎 심림행면시호
깊은 숲의 늑대 호랑이는 피했지만
積雪敢憚凌兢 적설감탄능긍
쌓인 눈 속에 어찌 두려움을 면할까
書山石 次王半山 서산석 차왕반산
왕반산의 시를 차운하여 산의 돌에다 쓰다.
磵水琤以下綠 간수쟁이하록
시냇물 옥 소리 내며 푸르게 흐르고
雲山鬱其相圍 운산울기상위
울창한 구름과 산이 서로 둘러쌌네
樂魚鳥而倘佯 낙어조이당양
물고기와 새가 좋아 거니는 척하면서
澹日夕宁忘歸 담일석저망귀
맑은 햇살에 저물어도 돌아가길 잊었네
※王半山(왕반산) : 송나라의 재상이자 문필가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왕안석(王安石)을 말한다. 반산(半山)은 왕안석의 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