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春日偶吟 四首 (춘일우음 사수) - 成俔 (성현)

-수헌- 2023. 4. 24. 18:28

春日偶吟 四首 춘일우음 사수     成俔 성현

봄날 즉흥적으로 읊다

 

二月春寒煖尙遙 이월춘상난상요

이월 봄추위에 따뜻한 기운 오히려 멀어져

紅英未動杏花梢 홍영미동행화초

가지 끝 붉은 살구꽃 봉우리 나오지 못하네

東風一夜吹開綻 동풍일야취개탄

하룻밤 봄바람 불어와 봉오리 열려 터지니

無限韶光遍四郊 무한소광편사교

아름다운 빛이 끝없이 사방 들녘에 퍼지네

 

韶光容易去堂堂 소광용이거당당

봄빛은 어찌 당당하고 쉽게 가버리는지

白髮逢之倍斷腸 백발봉지배단장

백발을 맞이하니 애간장 더욱 끊어지네

老境親朋情意少 노경친붕정의소

늘그막에 친한 친구들 정의도 줄어드니

看花日月負杯觴 간화일월부배상

​해 달 꽃들 볼 때도 술잔마저 저버리네

 

勸君秉燭接杯觴 권군접촉접배상

그대여 촛불 들고 술잔 들어 권하세

桃李曾無十日芳 도리증무십일방

복숭아꽃 살구꽃도 열흘을 못 간다네

粉蝶似憐春事謝 분접사련춘사사

하얀 나비 가는 봄날 아쉬워하는 듯이

却隨片片過隣墻 각수편편과린장

나풀나풀 꽃잎 따라 이웃 담장 넘어가네

 

杜鵑花發滿林端 두견화발만림단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온 숲에 가득하니

血色氍毹擁小欄 혈색구유옹소란

선홍색 양탄자가 작은 난간을 에워쌌네

若非鶴林奇絶色 약비학림기절색

만약 학림사의 뛰어난 절경 아니었다면

滿堂佳客住應難 만당가객주응난

​집안 가득 가객이 머물기 응당 어려우리

 

※鶴林(학림) : 학림사(鶴林寺), 중국 강소성 진강시에 있던 사찰. 이곳 진달래는 천하의 절경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