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30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9 - 申之悌

次嶺南樓韻 차영남루운 申之悌 신지제 (梧峯集) 迢遞飛甍半揷天 초체비맹반삽천 까마득히 높은 용마루 하늘 반쯤 뚫고 솟아 得來佳句在盧前 득래가구재로전 좋은 시구를 얻었어도 노조린의 앞이로구나 雨聲寒起長林外 우성한기장림외 긴 수풀 밖의 빗소리에 찬 기운이 일어나고 鷗影晴分極浦邊 구영청분극포변 개인 나루터엔 갈매기 그림자 뚜렷하네 客子行藏同泛梗 객자행장동범경 나그네 행장은 대개 한가지로 떠도는데 將軍勳業邁凌煙 장군훈업매릉연 장군의 큰 공로는 능연각을 뛰어넘네 相逢勝地堪乘興 상봉승지감승흥 명승지에서 서로 만나니 흥이 일어나서 日夕華堂敞綺筵 일석화당창기연 밤낮으로 화당에서 성대한 잔치 펼쳤네 ※在盧前(재노전) : 노조린(盧照隣)의 앞에 있다는 뜻으로, 재주는 없으면서 명성이 남의 앞에 있음을 말한다. 당나라 때 왕..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8

九月初四日 到任密城 十一日與友宴凌波堂 次板上退陶先生近體韻 鄭士信 (梅窓集) 구월 초사일 도임밀성 십일일여우연릉파당 차판상퇴도선생근체운 정사신 구월사일 밀양에 부임해서 십일일 벗들과 능파당에서 연회를 열고 판상의 퇴계, 도은 선생의 근체운을 차운하다. 誰誇水色共長天 수과수색공장천 누가 물빛과 넓은 하늘을 자랑하겠는가 鏡面新開几案前 경면신개궤안전 책상 앞에 거울 면이 새로이 펼쳐졌구나 積翠瑤岑平野外 적취요잠평야외 멀리 들판 밖 봉우리에 푸른빛이 쌓였고 酣紅錦樹落霞邊 감홍금수락하변 노을 진 곳 나무에 붉은빛이 한창이네 杯盤屢進堆銀膾 배반루진퇴은회 은어회 접시와 술잔을 연거푸 밀어내고 舞袖輕回裊篆煙 무수경회뇨전연 춤추는 옷소매가 전연처럼 가볍게 나부끼네 入夜未須歌管鬧 입야미수가관료 밤이 되어 마땅히 음악이 시끄..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7

次密陽嶺南樓韻 二十日 차밀양영남루운 이십일 丁煥 정환 (檜山集) 登臨身若上雲天 등림신약상운천 올라보니 몸이 높은 하늘위에 있는듯하고 碧玉湖光盪眼前 벽옥호광탕안전 눈앞에 벽옥 같은 호수 빛이 흔들리는구나 千頃栗林孤鶩外 천경률림고목외 천경의 밤 밭 밖에 오리 한 마리 있고 萬重螺䯻落霞邊 만중라고락하변 만 겹의 산봉우리 부근에 노을이 지네 霜深老葉紅圍錦 상심로엽홍위금 서리에 늙은 잎이 비단처럼 붉게 둘렀고 露浥芳芷綠鋪煙 노읍방지록포연 이슬 젖은 지초가 안개처럼 푸르게 펼쳤네 一入南中風景最 일입남중풍경최 남쪽으로 한번 드니 풍경이 가장 좋아서 暫將瑤瑟醉華筵 잠장요슬취화연 화려한 연회 거문고에 잠시 취하고자하네 *정환(丁煥,1497~1540) : 조선 전기 호조좌랑, 경상도 도사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용회(用..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6

嶺南樓 영남루 趙秀三 조수삼 (秋齋集) 名樓高壓嶺南天 명루고압영남천 이름난 누각 높이 솟아 영남 하늘을 누르고 洛水羅山一檻前 낙수라산일함전 낙수와 펼친 산이 하나같이 난간 앞에 있네 螺䯻新粧環座後 라고신장환좌후 둘러앉은 뒤쪽을 산봉우리가 새로 단장하고 鴨頭秋淥瀉樽邊 압두추록사준변 푸르고 맑은 가을 물이 술통 가에 쏟아지네 漁樵艇捷歸時笛 어초정첩귀시적 어부와 나무꾼 탄 배는 피리 불며 돌아가고 竹樹村遙在處烟 죽수촌요재처연 마을의 대나무는 멀리 안개 낀 곳에 있네 不惜千金買歌舞 불석천금매가무 천금으로 가무를 사는 것도 아깝지 않으니 年年迎客設華筵 년년영객설화연 해마다 화려한 연회 열어 손님을 맞으리라 ※鴨頭(압두) : 오리 머리처럼 푸른색. *조수삼(趙秀三,1762~1849) : 조선 후기 서구도올, 북행백..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5

次月波亭韻 卽嶺南樓韻 차월파정운 즉영남루운 李春英 이춘영 (體素集) 월파정 운에 차운하다. 즉 영남루 운이다. 停驂擡眼向江天 정참대안향강천 수레 세우고 강 위 하늘 향해 눈을 드니 夢想曾勞十載前 몽상증로십재전 일찍이 십 년 전에 본 듯한 생각이 드네 棟宇獨存兵火後 동우독존병화후 병화 뒤에 기둥과 지붕만 홀로 남았고 闌干徙倚夕陽邊 난간사의석양변 난간은 석양 변에 옮겨 의지했구나 孤村近岸時聞犬 고촌근안시문견 외딴 마을 근처 기슭에 개소리 들리고 獨樹臨流暮羃煙 독수림류모멱연 물가 외딴 나무에는 저녁 안개 덮였구나 尙想舊時行樂處 상상구시행악처 즐거운 곳 다니며 오히려 옛 생각을 하니 夜深波月動羅筵 야심파월동라연 밤 깊어서 펼친 자리에 달빛이 일렁이네 *이춘영(李春英, 1563~1606) : 조선시대 호조좌랑, ..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4

次嶺南樓韻 送安使君太古之任密陽 周世鵬 (武陵雜稿) 차영남루운 송안사군태고지임밀양 주세붕 영남루운을 차운하여 안 사군을 태고의 임지 밀양으로 보내다 南樓風景冠南天 남루풍경관남천 영남루 풍경은 남쪽 하늘 아래 으뜸이니 銀漢橫流繞檻前 은한횡류요함전 은하가 난간 앞을 휘감아 가로지르네 三島雲霞來脚底 삼도운하래각저 삼신산의 운하는 발아래로 내려오고 九霄星斗近頭邊 구소성두근두변 높은 하늘 별들도 머리 가까이 있네 無私潤物千林雨 무사윤물천림우 숲에 비 내려 만물을 골고루 적시고 有象豐年萬戶煙 유상풍년만호연 만호의 연기는 풍년의 조짐이 있구나 歸去田園纔咫尺 귀거전원재지척 겨우 지척의 전원으로 돌아가서 何時一醉使君筵 하시일취사군연 사또님의 연회에서 언제 한번 취할까 ※三島(삼도) : 삼신산(三神山)으로 봉래산(蓬萊山) ..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3

次嶺南樓舊韻 차영남루구운 李安訥 이안눌 (東岳集) 樓舊有詩板 押天字韻 自麗季及我國朝 和者至二百餘篇 而都七谷 李陶隱諸公之作 膾炙人口 余竊慕之 輒不自揆 敢蹈續貂之譏云 누구유시판 압천자운 자려계급아국조 화자지이백여편 이도칠곡 이도은제공지작 회자인구 여절모지 첩불자규 감도속초지기운 영남루에 오래된 시판이 있는데, 하늘 천(天) 자의 운을 썼다. 고려 말부터 조선까지 이르러 화운한 시가 이백여 편에 이른다. 모두 칠곡 이도은(이숭인)을 비롯한 여러 공의 작품인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니 나도 몰래 흠모하여 능력이 되지 않아도 감히 속초지기를 따르고자 한다. ※續貂之譏(속초지기) : 狗尾續貂(구미속초)와 같은 뜻으로 ‘담비 꼬리가 모자라 개 꼬리로 잇는다’는 의미이다. 즉 좋은 것 다음에 나쁜 것을 잇는 것으로 좋..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2

嶺南樓 영남루 金正國 김정국 (思齋集) 抽身飛上泬寥天 추신비상혈요천 몸을 빼내어 아득한 하늘을 날아오르다 一派銀河落檻前 일파은하락함전 한 갈래 은하의 난간 앞에 떨어졌구나 俯視雲山供眼底 부시운산공안저 공손히 눈 아래 구름 산을 구부리고 보니 已知梨棗到心邊 이지리조도심변 이미 이조의 마음에 도달하였음을 알겠네 依然步紫三垣界 의연보자삼원계 의연하게 자줏빛 삼원의 세계를 걸으니 宛似燒丹萬井煙 완사소단만정연 마치 만정에서 단약 굽는 연기와 같구나 蓬島苦非王母宴 봉도고비왕모연 봉래도 서왕모의 잔치가 아니어 싫어도 淸都應是玉樓筵 청도응시옥루연 응당 청도 옥루의 연회라고는 할 것이네 ※梨棗(이조) : 신선이 먹는 과일 즉 선약인 교리(交梨)와 화조(火棗)를 말하며, 전하여 신선이 도를 얻었음을 뜻함. ※三垣(삼원) ..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1

高麗李仁復詩 고려 이인복 시 觸熱登臨秋滿天 촉열등림추만천 무더위에 가을 가득한 하늘에 오르니 眼中壯觀覺無前 안중장관각무전 예전에 몰랐던 장관이 눈 안에 드네 山從西折橫雲表 산종서절횡운표 산은 서쪽으로 꺾여 구름 가에 비꼈고 水自東流繞岸邊 수자동류요안변 물은 동에서 흘러와 기슭을 에워 샀네 急管繁絃閑日月 급관번현한일월 가락이 빠른데도 해와 달은 한가롭고 長林豐草好風煙 장림풍초호풍연 긴 숲의 무성한 풀은 바람 안개를 즐기네 留連光景何妨事 류련광경하방사 잇닿은 경치에 머무는데 거리낄 일 무어랴 爛醉終須踏錦筵 난취종수답금연 마음껏 취해 끝까지 비단 자리를 밟으리라 ※急管繁絃(급관번현) : 음악의 박자가 빠른 것. *이인복(李仁復,1308~1374) : 고려 후기 삼사우사, 판삼사사, 검교시중 등을 역임한 관리...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0

嶺南樓 題詠 영남루 제영 柳觀 유관 登臨正是九秋天 등림정시구추천 구월 가을철에 바로 여기에 올라오니 無限峯巒擁後前 무한봉만옹후전 봉우리들이 끝없이 앞뒤를 끌어안았네 孤鶩齊飛落霞外 고목제비락하외 외로운 물새 저녁놀 밖에 나란히 날고 斷鴻驚起夕陽邊 단홍경기석양변 기러기는 석양 가에서 놀라 날아오르네 朱欄碧瓦淡斜月 주란벽와담사월 붉은 난간 푸른 기와에 맑은 달빛 비끼고 大野平林橫翠煙 대야평림횡취연 넓은 들 평평한 숲에 푸른 안개 비꼈네 倚柱吟詩成一睡 의주음시성일수 기둥에 기대어 시를 읊으며 잠깐 조는데 夢中時復侍經筵 몽중시부시경연 꿈속에서 때맞춰 다시 경연에 입시하네 *유관(柳觀,1346∼1433) : 고려말 조선초의 문신. 초명은 관(觀), 자는 몽사(夢思)·경부(敬夫), 호는 하정(夏亭). 조선 초기 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