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10

-수헌- 2022. 4. 29. 11:03

嶺南樓 題詠 영남루 제영     柳觀 유관 

 

登臨正是九秋 등림정시구추천

구월 가을철에 바로 여기에 올라오니

無限峯巒擁後 무한봉만옹후전

봉우리들이 끝없이 앞뒤를 끌어안았네

孤鶩齊飛落霞外 고목제비락하외

외로운 물새 저녁놀 밖에 나란히 날고

斷鴻驚起夕陽 단홍경기석양변

기러기는 석양 가에서 놀라 날아오르네

朱欄碧瓦淡斜月 주란벽와담사월

붉은 난간 푸른 기와에 맑은 달빛 비끼고

大野平林橫翠 대야평림횡취연

넓은 들 평평한 숲에 푸른 안개 비꼈네

倚柱吟詩成一睡 의주음시성일수

기둥에 기대어 시를 읊으며 잠깐 조는데

夢中時復侍經 몽중시부시경연

꿈속에서 때맞춰 다시 경연에 입시하네

 

*유관(柳觀,1346∼1433) : 고려말 조선초의 문신. 초명은 관(觀), 자는 몽사(夢思)·경부(敬夫), 호는 하정(夏亭). 조선 초기 개국공신이며 청백리이다.

 

金季昌 詩     김계창 시  

 

樓臺影倒水中 루대영도수중천

물속 하늘에 누대의 그림자가 거꾸로 섰고

萬縷垂楊拂岸 만루수양불안전

만 가닥 수양버들은 언덕 앞을 털고 있네

江受晩潮歸海口 강수만조귀해구

해구의 저녁 조수는 강물을 받아 돌아가고

雲拖凍雨過溪 운타동우과계변

구름은 차가운 비를 끌고 시냇가를 지나네

舟堤遠近迷靑雀 주제원근미청작

배를 대는 제방 원근에는 배들이 어지럽고

麥壟高低張翠 맥롱고저장취연

높고 낮은 보리밭 언덕에 푸른 안개 펼쳤네

好待月明兼吏散 호대월명겸리산

아전들 퇴청하고 달 밝기를 즐겨 기다리다

洞簫聲裏臥瓊 동소성리와경연

골짜기 피리소리 들으며 옥 자리에 눕네

 

※靑雀(청작) : 되새과에 속하는 고지새(바람개비 새)를 말하나. 그 새가 바람에 잘 견디어 날므로 옛날 용(龍)과 함께 배의 선수에 이 새를 새긴 데서 배를 의미한다.

*김계창(金季昌; ? ~1481) : 조선 전기 우승지, 도승지, 이조참판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세 번(世蕃)

 

 

申溥 詩    신부 시 

 

客久南州歲暮 객구남주세모천

남쪽 고을 오랜 나그네 한 해가 저무니

幾宵歸夢華山 기소귀몽화산전

화산으로 돌아가는 꿈 몇 밤이나 꿨던가

霜飛水國靑鳧外 상비수국청부외

푸른 오리 앉은 수국밖엔 흰 서리 날리고

木落江城白雁 목락강성백안변

흰 기러기 앉은 강성 가에 나뭇잎 떨어지네

兩岸蘆花孤艇雨 양안로화고정우

양 기슭의 외로운 배에는 갈꽃이 흩어지고

隔林籬落數家 격림리락수가연

숲 너머 몇 집 울타리에 연기가 흩어지네

倦遊不盡登臨興 권유불진등림흥

게을리 놀며 오르니 흥이 다하지 못했는데

倚遍欄干月上 의편란간월상연

난간에 의지하니 자리 위에 달이 떠오르네

 

*신부(申溥,1446~1501) : 자는 언심(彦深). 신숙주(申叔舟)의 여섯째 아들이다.

 

 

李胤 詩     이윤 시  

 

獨憑危檻望遙 독빙위함망요천

위태로운 난간에 홀로 기대 먼 하늘 바라보니

一點螺岑雁陣 일점라잠안진전

기러기 진 앞에 소라 같은 봉우리 한 점 있네

賢達古今陳迹裏 현달고금진적리

현자와 달자는 고금의 자취 속에 널려 있고

江山圖畫此樓 강산도화차루변

그림 같은 강산은 이 누각 부근에 다 있구나

層林木葉明秋雨 층림목엽명추우

겹겹 수풀 속 나뭇잎은 가을비에 뚜렷하고

遠巷人家裊夕 원항인가뇨석연

먼 동리의 인가엔 저녁연기가 피어오르네

爛醉高歌仍大噱 란취고가잉대갹

마음껏 취해 소리 높여 노래하고 크게 웃으니

白頭遮莫赴芳 백두차막부방연

흰머리가 막아서 꽃다운 자리에 가지 못하네

 

* 이윤(李胤, 1462~ ?) : 조선 전기 대사간, 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 학자. 자는 자백(子伯), 호는 쌍매당(雙梅堂).

 

柳順汀 詩     류순정 시 

 

徙倚湖山萬里 사의호산만리천

만리 하늘을 떠돌며 호수와 산에 의지하니

依然身世廿年 의연신세입년전

이 몸 신세는 스무 해 전과 다름이 없구나

數村水竹牛鳴外 수촌수죽우명외

몇몇 마을 밖 물가 대나무 숲에는 소가 울고

一簇雲嵐鳥去 일족운람조거변

한 덩어리 아지랑이 구름 가에는 새가 가네

夢斷落花江館雨 몽단락화강관우

강가 객사에 비가 내려 꽃이 지니 꿈은 깨고

詩成斜日柳橋 시성사일류교연

해 기울고 버들 다리 안개 낄 때  시를 지었네

白頭詞客偏懷舊 백두사객편회구

흰머리의 시인이 옛 생각에 빠져드는데

奈此尊傾月滿 내차존경월만연

자리 가득한 달빛이 기우니 이를 어찌할까

 

*유순정(柳順汀, 1459~1512) : 조선 전기 숭정대부, 우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지옹(智翁), 호는 청천(菁川).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이다.

 

題嶺南樓 乙巳 제영남루 을사     河演 하연 

 

嶺南樓在洛東 영남루재낙동천

영남루는 낙동강 동쪽 하늘에 있는데

勝地曾聞受命 승지증문수명전

일찍이 명을 받기 전부터 명승지라 들었네

月到風來捲簾外 월도풍래권염외

발 걷어 올리니 밖에는 달뜨고 바람 불고

鳶飛魚躍憑欄 연비어약빙란변

난간에 기대니 솔개 날고 물고기 뛰는구나

一川曲折千畦埜 일천곡절천휴화

강물은 들판의 수많은 밭이랑을 굽이치고

兩峽分開萬樹 양협분개만수연

양쪽 골짜기 숲에는 안개가 나눠 펼쳤구나

却恨未陳江夏枕 각한미진강하침

강하에 누울 자리 깔지 못해 한스러운데

豈宜涼處獨鋪 개의량처독포연

어찌 홀로 서늘한 곳에 자리를 펼치겠는가

 

*하연(河演, 1376~1453) : 조선 전기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연량(淵亮), 호는 경재(敬齋)·신희(新稀). 1425년에 경상도 관찰사를 지냈다.

 

 

경재(敬齋) 하연(河演)의 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