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섣달 그믐밤을 제석(除夕)이라 하는데, 제석은 한해의 마지막 밤이므로 예로부터 많은 세시풍속이 행해졌다. 대표적으로 구나(驅儺) 의식을 열고, 새벽에 도소주(屠蘇酒)를 마시는 풍속 등이 그것이다. 또 가족들이 모여 단란한 한때를 즐기는 것도 이날 밤의 한 풍경이다. 또 시인 묵객들이 이날 밤에 한 해를 보내는 소회를 읊은 시가 유난히 많은데, 무명자(無名子) 윤기(尹愭)는 이것들과 관련된 고사들을 망라하여 제석기고사(除夕記故事)라는 20운 40구에 달하는 칠언장률에 담았다. 除夕記故事 제석기고사 尹愭 윤기 제석일의 고사를 적다 日窮于次星回天¹⁾ 일궁우차성회천 태양이 차례를 다 하고 별은 하늘 돌아오니 將迓新年餞舊年 장아신년전구년 이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으려 하네 無那壑蛇難繫尾²⁾ 무나학사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