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秋 懷 (추 회) - 朴齊家 (박제가)

-수헌- 2026. 9. 12. 12:59

秋 懷   추 회     朴齊家   박제가  

 

策策楓梧遞響風 책책풍오체향풍

단풍과 오동이 바람에 번갈아 바스락거리고

仰空咄咄詈征鴻 앙공돌돌리정홍

높은 하늘을 가는 기러기 괴이한 소리 내네

硏磨不出書生困 연마불출서생곤

학문 닦으며 나가지 않는 서생은 곤궁해지고

榻坐皆穿志士窮 탑좌개천지사궁

책상에 앉아 모두 통달한 선비는 가난해지네

方或爲圜天竺杖 방혹위원천축장

천축의 모난 지팡이가 둥글게 된다고 하여도

得何如失楚人弓 득하여실초인궁

초나라 사람이 잃은 활을 주운 것과 같구나

秋來一切懷長短 추래일체화장단

가을이 오니 모든 것의 장단점이 생각나고

揔入寒宵薄被中 총입한소박피중

추운 겨울밤 얇은 이불속으로 들어가는구나

 

※得何如失楚人弓(득하여실초인궁) :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초 공왕(楚恭王)이 사냥을 나갔다가 활을 잃어버렸다. 좌우에서 찾아보기를 권하니, 왕이 그만두라면서. ‘초나라 사람이 잃어버린 활을 초나라 사람이 주웠을 텐데. [楚人已得楚人弓]’라고 한 데서 유래한다.

 

*박제가(朴齊家, 1750~1805) : 조선 후기의 실학자. 자는 재선(在先) 차수(次修), 호는 초정(楚亭) 위항도인(葦杭道人). 아버지부터 현조부까지 무려 5대가 연속으로 문과에 급제한 명문가 출신이었으나, 신분이 서자였던 탓에 인정받지 못하였다. 연암 박지원을 만나 제자가 되었고 이덕무 유득공 등 북학파 연구자들의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