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15

和陶詩 飮酒 九,十 (화도시 음주 9,10) - 申欽 (신흠)

飮酒 其九 음주 기구 申欽 신흠 寂寂四無鄰 적적사무린 사방에 이웃 하나 없어 적적하니 柴門未甞開 시문미상개 사립문도 열어둔 적이 없구나 兀坐悄無言 올좌초무언 말없이 우두커니 앉아 걱정하니 胷中千古懷 흉중천고회 가슴속에 오랜 생각이 뒤엉키네 我雖居世上 아수거세상 내 비록 세상에 살고는 있더라도 事事與世乖 사사여세괴 일마다 세상과는 맞지를 않구나 因謫且得閒 인적차득한 귀양살이로 차라리 한가해지니 一枝亦堪棲 일지역감서 나뭇가지 하나라도 머물 만하네 昨夜江雨過 작야강우과 어젯밤에 강에 비가 지나가더니 乳燕新啣泥 유연신함니 어미제비 진흙을 새로 물어오네 節物豈不佳 절물기불가 계절이야 어찌 좋은 때 아니랴만 客意誰當諧 객의수당해 나그네 마음은 그 누가 알아줄까 建德吾樂地 건덕오악지 건덕국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 欲..

和陶詩 飮酒 七,八 (화도시 음주 7,8) - 申欽 (신흠)

飮酒 其七 음주 기칠 申欽 신흠 枳棘何蓁蓁 지극하진진 가시나무는 왜 저리도 우거지고 蘭芝何英英 난지하영영 난초 지초는 왜 이리도 꽃다울까 芳臭溷一途 방취혼일도 좋고 나쁜 냄새들이 함께 섞여서 如何傷我情 여하상아정 왜 이리 내 마음을 아프게 할까 謇余欝侘傺 건여울차제 나 실의에 빠져 답답하고 힘드니 有懷誰與傾 유회수여경 이 심정을 누구와 함께 쏟아볼까 眄彼園中鳥 면피원중조 저기 저 정원 속의 새들을 보니 求友相和鳴 구우상화명 벗을 찾아 서로들 울어대는데 豈無知音人 기무지음인 어찌 내 맘 알 사람 없을까마는 湖海隔此生 호해격차생 세상이 이 몸을 가로막고 있구나 ※湖海(호해) : 호수와 바다라는 뜻이나, 전하여 사방 각지, 세상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飮酒 其八 음주 기팔 申欽 신흠 韶光倐已謝 소광숙이사 아름다..

和陶詩 飮酒 五,六 (화도시 음주 5,6) - 申欽 (신흠)

飮酒 其五 음주 기오 申欽 신흠 儀鳳不復來 의봉불부래 의젓한 봉황은 다시 오지 않았는데 百鳥何啾喧 백조하추훤 뭇 새들은 어찌 시끄럽게 지저귀나 聖人不復作 성인불부작 성인이 다시 나타나지 않으니 衆家割據偏 중가할거편 아무나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구나 比如南郢者 비여남영자 마치 남쪽 영 땅으로 가는 사람은 北面背冥山 북면배명산 북쪽을 바라봐도 명산을 못 보듯이 謇余幸晩悟 건여행만오 나는 어렵사리 늦게라도 깨달아서 弱喪始知還 약상시지환 어려서 잃었던 집에 돌아오려 하네 至理諒斯在 지리량사재 진리는 참으로 여기 있음을 믿으니 嘿契在無言 묵계재무언 말 없는 가운데 묵묵히 애써야겠네 ※儀鳳(의봉) : 의젓하게 춤추는 봉황이라는 뜻. 서경(書經) 익직(益稷)의 ‘순 임금이 창작한 음악인 소소를 끝까지 다 연주하자, ..

和陶詩 飮酒 三,四 (화도시 음주 3,4) - 申欽 (신흠)

飮酒 其三 亦爲秋浦作 음주 기삼 역위추포작 申欽 신흠 역시 추포를 두고 읊었다 與君有交道 여군유교도 그대와 더불어 도리로서 사귀었고 且復有交情 차부유교정 그리고 또한 정으로서 사귀었지 內植各自勉 내식각자면 각자 내실을 기하려고 노력하니 那肯噉空名 나긍담공명 실속 없는 명예를 어찌 바랄까 會合若不恒 회합약불항 만남은 항상 일정하지가 않아서 離索過平生 이색과평생 평생 서로 떨어져 찾으며 지냈네 畢竟觀化早 필경관화조 끝내는 일찍 가는 걸 보게 하여 使我心骨驚 사아심골경 내 몸과 마음을 놀라게 만드는가 顧影轉蝺蝺 고영전구구 내 그림자 이제 너무도 외로우니 生世獨奚成 생세독해성 세상을 산들 혼자 무엇을 하겠는가 飮酒 其四 음주 기사 申欽 신흠 萑葦莽連天 추위망련천 하늘에 닿은 듯한 무성한 갈대는 蠢蝡猶羣飛 준윤유..

和陶詩 飮酒 一,二 (화도시 음주 1,2) - 申欽 (신흠)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상촌집(象村集) 제21권은 모두 화도시(和陶詩)로 구성되어 있다. 상촌(象村)은 상촌집(象村集) 제21권의 서문에서, ‘소동파(蘇東坡)가 도잠(陶潛)의 시에 화답한 것을 보고 내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어 도연명(陶淵明)의 그 고고한 인품과 티 없이 굳은 지조에 대하여는 내가 존경하고 사모하는 마음이 소동파 못지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촌(象村)의 화도시(和陶詩)는 모두 일백이 수가 있는데, 귀거래사(歸去來辭) 2수와 귀원전거(歸園田居) 6수, 그리고 의고(擬古) 9수는 일전에 소개하였고, 이번에는 도연명(陶淵明)의 대표작 중의 하나인 음주(飮酒) 20수를 소개한다. 음주(飮酒) 20수의 원운(原韻)은 연전에 퇴계(退溪)의 화도음주(和陶飮酒) 20수에서 소개한 바 있어 상촌(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