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月三日 3월 3일 徐居正 서거정
삼월 삼짇날에
浮世而今五旬二 부세이금오순이
덧없는 세상에 이제 쉰두 살이 되었는데
風光正屬三月三 풍광정속삼월삼
풍광은 정히 삼월 삼일 명절에 다다랐네
荼蘼酒熟白新潑 도미주숙백신발
도미주는 익어서 하얗게 막 괴어오르고
躑躅花開紅正酣 척촉화개홍정감
철쭉꽃은 피어서 붉은빛이 한창 곱구나
俯仰蘭亭已陳迹 부앙란정이진적
잠깐 사이 난정은 묵은 자취가 되었으나
風流工部留勝談 풍류공부류승담
풍류 있는 공부는 뛰어난 말을 남겼지만
我詩欲就復誰和 아시욕취부수화
나는 시 지으려는데 다시 누가 화답할까
郊野踏靑窮遠探 교야답청궁원탐
교외에서 답청하며 깊이 탐구해야겠구나
※荼蘼酒(도미주) : 도미(荼蘼)는 장미과에 속하는 꽃으로 초여름에 연푸른 빛의 꽃을 피우는데, 거르지 않아 진한 술의 빛깔이 이와 비슷하여 도미주라 부른다.
※蘭亭(난정) : 회계(會稽)의 산음(山陰)에 있던 정자 이름이다. 진 목제(晉穆帝) 영화(永和) 9년 삼월 삼짇날에 왕희지(王羲之), 사안(謝安), 손작(孫綽) 등 당대의 명사 40여 명이 이 난정에 모여서 계사(禊事)를 행하고, 이어 곡수(曲水)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으면서 성대한 풍류놀이를 하였다. 왕희지가 이때 지은 시의 서문인 난정기(蘭亭記)가 유명하다.
※風流工部留勝談(풍류공부류승담) : 공부(工部)는 공부 원외랑(工部員外郞)을 지낸 두보(杜甫)를 말한다. 뛰어난 말이란 두보가 삼월 삼짇날 봄놀이 나온 양귀비의 미모를 묘사한 여인행(麗人行)이란 시를 말한다.
※踏靑(답청) : 진중세시기(秦中歲時記)에 음력 3월 3일에 곡강연(曲江宴)을 베풀어 도인(都人)들이 모두 강가에서 계사(禊事)를 치르고 술을 마시며 청초(靑草)를 밟고 노는 것을 답청(踏靑)이라고 한다.
'계절시(季節詩)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踏靑歌 (답청가) - 金宗直 (김종직) (0) | 2024.04.08 |
---|---|
明日 三月初一日上巳也 (명일 삼월초일일상사야) - 徐居正 (서거정) (1) | 2024.04.07 |
淸明 寒食 (청명 한식) - 權好文 (권호문) (0) | 2024.04.03 |
嘲介子推 (조개자추) - 成俔 (성현) (0) | 2024.04.01 |
寒食感子推事 (한식감자추사) - 李奎報 (이규보) (1) | 2024.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