蓬萊 楊士彦 詩와 글씨

感過贈李蓀谷 (감과증이손곡) 外 - 楊士彦 (양사언)

-수헌- 2024. 6. 21. 10:05

感過贈李蓀谷   감과증이손곡  

잘못을 깨닫고 이손곡에게 주다

 

芙蓉峯上聽雲和 부용봉상청운화

부용봉 위에서 거문고 소리를 듣고

松柏堂前見橓華 송백당전견순화

송백당 앞에서 무궁화 꽃을 보았네

秖今在世知音少 지금재세지음소

지금 세상에 소리 알아줄 이 적으니

誰遣鍾期伴伯牙 수견종기반백아

누구를 종자기와 백아처럼 짝이 되게 할까

 

李蓀谷(이손곡) : 조선 중기의 시인 이달(李達), 자는 익지(益之) 호는 손곡(蓀谷) 서담(西潭) 동리(東里). 당대 최경창(崔慶昌) 백광훈(白光勳)과 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이라 일컬어졌으며, 허균(許筠)과 허난설헌(許蘭雪軒)의 스승이다.

 

※雲和(운화) : 원래 산 이름인데, 그곳에서 거문고 만드는 재목이 나와 거문고의 이칭으로 쓰인다.

 

※橓華(순화) : 시경(詩經)에 ‘안여순화(顔如橓華)’라는 말이 있는데, ‘여자의 얼굴이 어찌 예쁜지 마치 무궁화 꽃 같다’는 뜻이다. 즉 고운 얼굴이라는 의미이다.

 

※知音少(지음소) : 종자기(鍾子期)와 그의 친구 백아(伯牙)의 백아절현(伯牙絶絃)의 고사를 말한다. 옛날에 백아는 거문고를 잘 탔는데, 백아가 생각하고 연주하는 것은 종자기가 반드시 다 알아들었다. 종자기가 먼저 죽자 백아는 자기의 거문고 소리를 알아들을 사람이 없다 하며 마침내 거문고의 줄을 끊어 버리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 한다. 지음(知音)은 자기를 잘 알아주는 친구라는 의미로 쓰인다.

 

 

浦外次古人韻   포외차고인운  

포구에서 옛사람의 운을 차운하여

 

芝車誤入蓬萊島 지거오입봉래도

지거가 봉래도로 잘못 들어갔더니

碧桃長春花不老 벽도장춘화불로

늙지 않는 벽도 장춘화가 피었구나

靑鸞黃鶴自往來 청란황학자왕래

푸른 난새와 황학이 스스로 왕래하니

丹竈香餘風灑掃 단조향여풍쇄소

바람이 불고 간 단조에 향이 남았네

 

※芝車(지거) : 신선이 탄다는 자하거(紫河車).

 

※碧桃(벽도) : 선경(仙境)에 있다는 전설의 복숭아. 먹으면 불로장생(不老長生)한다고 한다.

 

※丹竈(단조) : 도사(道士)가 단약을 만드는 부엌.

 

 

送李蓀谷   송이손곡 

손곡 이달을 보네며

 

秋風浙浙雨凄凄 추풍절절우처처

가을바람 애절하고 내리는 비 처량한데

綠綺弄絃烏夜啼 녹기롱현오야제

녹기금 연주하니 밤 까마귀 우는듯하네

羸馬蕭蕭發古驛 이마소소발고역

여윈 말 타고 쓸쓸히 옛 역참을 떠나며

半天雲裏上橫溪 반천운리상횡계

한참 동안 구름 위의 시내를 가로지르네

 

※綠綺(녹기) : 녹기금(綠綺琴)은 한(漢) 나라 때 사마상여(司馬相如)의 거문고 이름이다. 사마상여는 젊어서 성도(成都)의 부호 탁왕손(卓王孫)의 집 연회에 가서 금(琴)을 연주하여 과부가 된 탁 씨의 외동딸 탁문군(卓文君)을 꾀어내어 도망친 일이 있다.

 

※半天(반천) : 한나절, 한참 동안, 반일(半日).

 

 

浦外   포외  

포구 밖에서

 

浦外幽居海上山 포외유거해상산

포구 밖 바다 위의 산에 숨어 살면서

靑松高拂紫雲間 청송고불자운간

오색구름사이 청송처럼 높이 떨쳤네

澄湖萬頃暎秋月 징호만경영추월

맑은 호수 만이랑 밭에 가을 달 비치면

時與白鷗相往還 시여백구상왕환

때맞추어 백구와 더불어 돌아와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