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七夕 (칠석) - 尹愭 (윤기)

-수헌- 2023. 8. 20. 15:12

七夕   칠석     尹愭   윤기  

 

昨日洗車今日淚 작일세차금일루

어제는 수레를 씻고 오늘은 눈물 흘리니

人間化作雨相連 인간화작우상련

인간 세상에는 비가 되어 연이틀 내리네

鵲橋龍駕傳曾久 작교룡가전증구

오작교와 용수레는 오랫동안 전해오지만

騃女癡牛事豈然 애녀치우사기연

어리석은 견우직녀 얘기가 어찌 사실일까

九孔針穿五色線 구공침천오색선

다섯 가지 색실을 바늘 아홉 구멍에 꿰고

七襄機罷三更天 칠양기파삼경천

일곱 번 베틀에 오르고 나니 삼경이구나

方圓一歎均終古 방원일탄균종고

모와 원에 대한 탄식은 예부터 똑같아서

子美遺詩子厚篇 자미유시자후편

두보는 시 남겼고 유종원은 문장 지었네

 

※洗車(세거) : 견우(牽牛)가 직녀(織女)를 만나기 위해 타고 가는 수레를 씻는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칠석 하루 전에 내리는 비를 세거우(洗車雨)라고도 한다. 당나라의 시인 두목(杜牧)의 시 칠석(七夕)에 ‘가장 한스러운 건 내일 아침 세거우 내려, 은하를 건너지 못하고 발길 돌리는 것이네.〔最恨明朝洗車雨 不敎回脚渡天河〕’라고 하였다.

 

※龍駕(용가) : 견우가 직녀를 만나기 위해 몰고 가는 수레가 창룡(蒼龍)이 끄는 수레이다. 견우가 모는 수레를 용가(龍駕)라고 하기도 하고, 봉가(鳳駕)라고 하기도 한다.

 

※九孔針(구공침) : 중국에서는 칠석날 궁중(宮中)에서 채색비단으로 높다란 누각을 장식하고 과일과 술과 안주를 진설해서 견우와 직녀 두 별에게 제사를 올렸다. 이를 걸교제(乞巧祭)라 하는데 ‘ 비빈(妃嬪)들은 각각 달을 향하여 구멍이 아홉 개인 구공침에 오색실을 꿰어서 그 실이 바늘구멍을 통과하면 바느질 솜씨가 늘 조짐으로 여겼다.

 

※七襄機罷(칠양기파) : 직녀는 하루 동안에 일곱 번 베틀을 옮겨 베를 짠다고 한다. 시경(詩經) 대동(大東)에 직녀성을 노래하여 ‘저 직녀는 발돋움하여, 온종일 일곱 번 베틀에 오르네. 일곱 번 올랐으나, 베를 짜지 못하였네.〔跂彼織女 終日七襄 雖則七襄 不成報章〕’라고 하였다.

여기서 보장(報章)은 베를 짜는 것을 의미한다.

 

※方圓(방원) : 모난 것과 둥근 것을 말하는데, 서로 맞지 않음을 의미한다.

 

※子美遺詩(자미유시) : 자미(子美)는 두보(杜甫)의 자이다. 두보는 견우직녀(牽牛織女)라는 시에서 ‘모난 자루와 둥근 구멍이 맞지 않듯, 장부 가운데 세상과 맞지 않는 영웅이 많았네.〔方圓苟齟齬 丈夫多英雄〕’라고 하였다.

 

※子厚篇(자후편) : 자후(子厚)는 당나라 시인 유종원(柳宗元)의 자이다. 유종원이 칠석날에 여인들이 바느질 솜씨를 기원하는 걸교문(乞巧文)을 지었는데, 이 글에서 ‘저의 모난 마음을 깎아서, 곱자로 재어 크게 원만하게 해 주소서.〔鑿臣方心 規以大圓〕’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