嶺南樓와 密陽/嶺南樓次韻詩

영남루 차운시(嶺南樓 次韻詩) 20 - 朴壽春

-수헌- 2022. 7. 21. 15:38

嶺南樓 與孫聱漢 起陽 唱酬 壬辰樓閣蕩燼 己亥府使李英搆草屋      朴壽春    (菊潭集)  

영남루 여손오한 기양 창수 임진루각탕신 기해부사리영구초옥 박수춘 (국담집)

영남루. 오한 손기양과 함께 시를 주고받다. 임진(1592)년에 누각이 타서 없어졌는데, 기해(1599)년에 부사 이영이 초옥으로 지었다.

 

召樓曾擅嶠南 소루증천교남천

일찍이 예전의 교남지방 누각을 불러와서

草舍新成斷壠 초사신성단롱전

절벽 앞에다 누추한 초사를 새로이 지었네

慘淡江山兵燹後 참담강산병선후

강산이 병화로 불탄 뒤 참담하기만 한데

蕭條風物眼窮 소조풍물안궁변

눈이 끝 간 데 풍물은 쓸쓸하기만 하구나

荒城但照龍頭月 황성단조룡두월

황폐한 성에 다만 용두목의 달빛만 비치고

古木空含鳳峀 고목공함봉수연

고목은 공연히 봉수산의 안개를 머금었네

憶昔不堪丁鶴恨 억석불감정학한

옛날 정학의 한을 생각하니 견디지 못하여

登臨那忍敝華 등림나인폐화연

올라도 화려한 연회가 없음을 어찌 견딜까

 

※草舍(초사) : 초가집, 누추한 집.

※孫聱漢(손오한):오한(聱漢)은 손기양(孫起陽,1559∼1617)의 호이다. 자는 경징(景徵), 다른 호는 송간(松磵),

※嶠南(교남) : 문경새재 이남의 영남지방을 의미하는 다른 말. 영남루에는 교남명루(嶠南名樓)라는 현판도 같이 걸려 있다.

※丁鶴(정학) : 한나라 때 요동 사람 정영위(丁令威)를 말하는데, 그가 영허산(靈虛山)에서 도를 닦아 신선이 되었다. 그 뒤에 학이 되어 요동에 돌아와 성문 앞 기둥에 앉아 시를 지었는데, 그 시에 ‘새여, 새여, 정영위여. 집 떠난 지 천 년 만에 오늘에야 돌아왔네. 성곽은 의구한데 사람들은 그때 사람 아니로세. 어찌 신선술을 아니 배워 무덤만 총총한가.’ 하였다. <도연명(陶淵明)의 수신후기(搜神後記)〉

 

 

又次東岳天字韻 우차동악천자운      朴壽春 박수춘    (菊潭集)  

다시 동악의 천자운을 차운하다.

 

幾載蓬山作二 기재봉산작이천

봉산에서 차운하여 지은 지가 몇 해인가

北歸今倚此樓 북귀금의차루전

북으로 돌아와 지금 이 누각 앞에 기댔네

望中華岳浮雲外 망중화악부운외

뜬 구름 밖의 화악산을 바라보는 가운데

夢裡秦京落日 몽리진경락일변

해 저무는 곳이 꿈속의 서울이로구나

乘興端宜窮眺賞 승흥단의궁조상

흥이 일어 의당 끝 간 곳 보며 감상하니

寬愁况有好風 관수황유호풍연

좋은 바람과 안개 있어 시름에 벗어나네

還朝咸仰爲賢佐 환조함앙위현좌

조정에 돌아와 어진 이를 우러러 받드니

着綵奚徒舞壽 착채해도무수연

어찌 수연에 비단옷 입고 춤추지 않으리

 

※東岳(동악) : 東岳 李安訥(동악 이안눌, 1571~1637).

※二天(이천) : 예전에, 과거를 보거나 여럿이 모여 한시 따위를 지을 때, 두 번째로 글을 지어서 바치는 일이나 그 글을 이르던 말.

※蓬山(봉산) : 본래 신선이 사는 봉래산을 말하는데, 전하여 홍문관의 별칭인 봉관의 뜻으로 쓰인다.

 

< 이 시의 원운은 東岳 李安訥(동악 이안눌)의 아래 시를 차운 하였다>

次嶺南樓舊韻 차영남루구운      李安訥 이안눌

 

七月七日秋雨 칠월칠일추우천

칠석날 가을 하늘에 비가 내리니

梧桐一葉飛庭 오동일엽비정전

오동잎 하나 뜰 앞에 떨어지는구나

驛程千里盡樓底 역정천리진루저

역정 천리가 누각 아래에서 끝나니

羈宦三年炎海 기환삼년염해변

남쪽 해변에서 삼 년 벼슬 사는구나

南北征人水上梗 남북정인수상경

남북을 가는 사람 대개 물 위에 있으니

古今往事風中 고금왕사풍중연

고금의 옛일은 바람 속의 연기로구나

秦山目極幾時到 진산목극기시도

진산을 끝없이 볼 때가 올 것 같아

夢着萊衣趨壽 몽착래의추수연

노래자 옷 입고 수연에 나가는 꿈을 꾸네

 

七月九日 乃余慈氏壽辰故云 칠월구일 내여자씨수진고운

칠월 구일은 내 어머니의 생신이어서 이르는 말이다.

 

※莱衣(내의) : 노래자(老萊子)가 입은 옷. 춘추시대 초나라의 은사(隱士) 노래자는 부모님을 즐겁게 하기 위해 나이 칠십에 색동옷을 입고 재롱을 피웠다 한다.

 

*박수춘(朴壽春,1572~1652) : 조선시대 국담박선생문집, 학문유해, 의례견문해 등을 저술한 학자. 자는 경로(景老), 호는 국담(菊潭) 또는 숭정처사(崇禎處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