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秋懷 五首 (추회 오수) - 申欽 (신흠)

-수헌- 2022. 10. 14. 11:43

秋懷 五首 추회 오수 申欽 신흠 

추회 5수

 

일(一)

淅瀝窮秋候 석력궁추후

늦가을의 날씨가 쌀쌀하기만 하여

新霜晩未晞 신상만미희

서릿발이 늦도록 녹지를 않는구나

夜來西浦鴈 야래서포안

밤이 오면 서쪽 포구의 기러기들도

知是幾行飛 지시기행비

몇 무리가 날아갔음을 알 수 있겠네

 

이(二)

黃葉窮村路 황엽궁촌로

시골길은 누런 단풍에 막혀도

靑山古寺門 청산고사문

옛 절간의 산은 여전히 푸르네

蘿衣帶秋色 나의대추색

담쟁이넝쿨은 가을빛을 띠고

獨自訪溪源 독자방계원

홀로 시내의 근원을 찾는구나

 

삼(三)

別浦寒煙夕 별포한연석

별포에 차가운 저녁안개가 끼고

回巖古樹秋 회암고수추

회암의 고목에 가을이 물들었네

翛然無繫束 소연무계속

자유롭게 아무런 얽매임이 없이

門掩碧溪頭 문엄벽계두

푸른 시내 부근에 문을 닫았네

 

사(四)

池閣涼初至 지각량초지

못 가 누각에 시원한 바람 불어오고

喬林帶夕曛 교림대석훈

교목나무 숲에는 석양빛을 띠었구나

溪聲與竹韻 계성여죽운

대 소리와 더불어 나는 시냇물 소리가

蕭瑟更難分 소슬경난분

모두 소슬하여 다시 나누기 어렵구나

 

오(五)

秋雨如春雨 추우여춘우

가을에 내린 비도 봄비와도 같아서

南溪水欲生 남계수욕생

남쪽 시내에 물이 불어나려 한다네

園童來報我 원동래보아

정원 가꾸는 아이가 내게 알려주기에

扶杖聽溪聲 부장청계성

지팡이 짚고서 시냇물 소리 듣는다네

 

*신흠(申欽,1566~1628) : 조선시대 예조참판, 자헌대부, 예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경숙(敬叔), 호는 현헌(玄軒) 상촌(象村) 현옹(玄翁) 방옹(放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