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處暑 (처서) - 李敏求

-수헌- 2022. 8. 22. 15:10

七月大旱處暑日小雨卽止用杜詩韻 칠월대한처서일소우즉지용두시운      李敏求    이민구

칠월에 매우 가물었는데 처서일에 비가 조금 내리다 곧 그쳐 두보 시의 운자를 써서 짓다

 

亢陽過三伏 항양과삼복

가뭄 속에서도 삼복은 지나가고

涼候颯已至 량후삽이지

서늘한 날씨가 어느덧 다가왔네

小雨殊卒暴 소우수졸폭

갑자기 가랑비 내리다 끊어지고

流雲度江駛 류운도강사

구름은 빠르게 강을 건너 흐르네

民者天所哀 민자천소애

하늘이 백성들을 불쌍히 여겨서

稼穡未宜棄 가색미의기

마땅히 농사일 버리지 않겠지만

風吹霾翳卷 풍취매예권

바람 불어 흙비를 말아서 덮으니

莫測神靈意 막측신령의

신령의 뜻을 헤아릴 수가 없구나

久旱滋液難 구한자액난

오래 가물어 흠뻑 젖기는 어렵고

微潤焦枯易 미윤초고역

살짝 젖어 마르기 쉬워 애가 타네

赤煇滿空宇 적휘만공우

온 하늘에 붉은 햇살이 가득하여

恒暘擅一氣 항양천일기

언제나 맑은 날씨는 제멋대로구나

災沴自古有 재려자고유

해로운 재앙은 예부터 있어왔지만

堯湯亦時致 요탕역시치

요와 탕 시대에도 때때로 그랬었지

人命迫朝暮 인명박조모

인명은 아침저녁으로 핍박받는데

何當睹嘉穗 하당도가수

잘 익은 벼이삭 어찌 볼 수 있을까

仲月近黃落 중월근황락

중월 가까우니 누런 잎이 떨어지고

山色減積翠 산색감적취

산들도 푸른빛을 잃어가는구나

築場缺朋酒 축장결붕주

타작마당에 술친구들이 빠졌으니

蕭然秋社費 소연추사비

가을 제사 씀씀이가 초라하겠구나

 

※亢陽(항양) : 가뭄, 매우 심한 가뭄.

※卒暴(졸폭): 갑자기. 별안간. 돌연히.

 

*이민구(李敏求,1589~1670) : 조선시대 부제학, 대사성, 도승지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자시(子時), 호는 동주(東州) 또는 관해(觀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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