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完譯』蓬萊詩集(완역 봉래시집)-楊士彦/五言古風(오언고풍)

送沈叔平先生守豐德郡三篇 (심숙평선생수풍덕군삼편)

-수헌- 2025. 1. 28. 13:30

送沈叔平先生守豐德郡三篇 심숙평선생수풍덕군삼편

심숙평 선생을 풍덕 군수로 보내며, 세편.  

 

我愛子之心 아애자지심

나는 그대의 마음을 소중히 여겨서

寒江照秋月 한강조추월

가을 달처럼 차가운 강을 비춰추고

我愛子之懷 아애자지회

나는 그대의 생각을 소중히 여겨서

淸風灑蘭雪 청풍쇄난설

맑은 바람으로 난초에 눈을 뿌렸네

相視但相笑 상시단상소

서로 보며 다만 서로 웃기만하는데

豈云鶼與周 기운겸여주

어찌 비익조가 두루 함께 한다할까

直尙古之人 직상고지인

오히려 옛사람들의 도를 숭상하니

不落人世游 불락인세유

인간 세상에 떨어져서 놀지 않으리

 

大才天所眷 대재천소권

하늘이 주신 큰 재주를 돌이켜보니

豈弟神所勞 기제신소로

어찌 귀신이 나를 도와준다고 할까

早紆聖君思 조우성군사

일찍부터 지녔던 성군의 생각을

靑雲振高踊 청운진고용

청운에 올라서 높이 떨치겠구나

周才無不可 주재무불가

불가함 없이 재주를 두루 펼치니

內外寧小大 내외영소대

내외의 작고 큰일이 편안해졌네

民治急圻旬 민치급기순

지역의 백성을 두루 잘 다스리니

簡選君在左 간선군재좌

임금님께 뽑혀서 왼쪽에 있구나

 

淮陽信不薄 회양신불박

회양에서의 믿음이 가볍지 않아

得重終臥治 득중종와치

마침내 태평시대를 다시 얻었네

詩禮化文敎 사례와문교

가르침으로 시와 예가 변화하니

琴歌明宓義 금가명복의

금가로서 의가 밝고 편안해지네

榮養奉慈顔 영양봉자안

어머니를 잘 받들어서 봉양하고

吹壎和伯氏 취훈화백씨

흙 피리를 부는 백씨에 화답하며

斷斷夙夜臣 단단숙야신

단연코 밤낮없이 신하로 힘쓰며

偏鄕遺孝理 편향유효리

고향 마을에 효를 펼쳐 전했네

 

白雪滿江國 백설만강국

강마을에는 흰 눈이 가득하고

黃雲迷海渜 황운미해난

황운은 바닷물 속에 빠졌으니

大家賦南征 대가부남정

대가는 남쪽을 칠 구실로 삼고

子泛孝廉船 자범효렴선

그대는 효렴선을 띄우는구나

寒林亂筍抽 한림난순추

겨울 숲에 죽순 나기 어려운데

氷渚雙鯉躍 빙저쌍리약

물가 얼음에 잉어 한 쌍 뛰고

西輪無疾驅 서륜무질구

서쪽에서 수레를 몰지 않아도

朝夕還飛舃 조석환비석

아침저녁으로 신발이 날아오네

 

※沈叔平(심숙평) : 조선 명종(明宗) 때의 문신인 심전(沈銓). 자는 숙평(叔平). 경기 감사(京畿監司)를 지냈다.

※豐德郡(풍덕군) : 지금의 개성(開城) 부근 개풍군(開豊郡) 일대의 옛 지명이다.

※臥治(와치) : 누워서 다스린다는 뜻으로, 백성이나 나라를 쉽게 잘 다스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태평 시대의 비유이다.

※吹壎和伯氏(취훈화백씨) : 시경(詩經) 소아(小雅) 하인사(何人斯)의 ‘형이 흙 피리 불면 아우가 대피리를 분다. [伯氏吹壎 仲氏吹篪]’에서 온 말로 형제(兄弟)의 우의(友誼)를 뜻한다.

※孝廉船(효렴선) : 진(晉)나라 때 단양 윤(丹陽尹) 유담(劉惔)이 효렴(孝廉)으로 천거된 장빙(張憑)과 함께 배를 타고 무군(撫軍)을 찾아가 그를 천거하자, 무군이 그의 재주를 인정하여 태상 박사(太常博士)로 삼았다. 흔히 재주 있는 선비가 탄 배를 뜻한다.

※西輪無疾驅(서륜무질구) 朝夕還飛舃(조석환비석) : 후한(後漢) 때 섭현령(葉縣令) 왕교(王喬)가 신술(神術)이 있어서 조회를 올 때마다 수레도 없이 빨리 오므로, 이상하게 여긴 임금이 사람을 시켜 확인하였는데 그가 올 때마다 오리 두 마리가 날아와서 그물로 잡고 보니 신발 한 짝이 걸려있더라는 고사를 인용하였다. 곧 심숙평(沈叔平)이 신술(神術)이 있는 인물이라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