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觀打麥 (관타맥) - 李承召 (이승소)

-수헌- 2023. 5. 15. 17:20

觀打麥 관타맥     李承召 이승소  

보리타작하는 것을 구경하다

 

麥壟秋生暑氣淸 맥롱추생서기청

보리밭이 익어가고 더위에 날씨 맑으니

黃雲割盡擔肩頳 황운할진담견정

황운을 베어 나르느라 어깨가 붉어졌네

已將棲畝如梁積 이장서무여량적

밭에 있는 보리 날라 노적가리 쌓으려고

且復除場似掌平 차부제장사장평

또 마당 쓸어 손바닥처럼 평평하게 했네

對立分曹皆袒裼 대립분조개단석

모두 웃통을 벗고 편을 갈라 마주 서서

急呼齊擊太猩獰 급호제격태성영

함께 소리치며 빠르고 거칠게 두드리네

一年樂事君須記 일년악사군수기

한해의 즐거운 일 그대는 부디 기억하게

從此嘉生次第成 종차가생차제성

이로부터 온갖 곡식 차례대로 풍년 들리

 

※黃雲(황운) : 누렇게 익은 벼나 보리를 표현하는 시어(詩語). 송나라 왕안석(王安石)이 동진화숙유제안원(同陳和叔遊齊安院)이라는 시에서 ‘흰 눈 같은 고치 짓자 뽕은 다시 파래지고, 누런 구름 베어내니 벼는 정히 푸르구나.〔繅成白雪桑重綠 割盡黃雲稻正靑〕’라고 표현하였다.

 

 

田家 用三體集章孝標詩韻   전가 용삼체집장효표시운     李承召 이승소 

전가. 삼체집에 실려 있는 장효표의 시운을 썼다.

 

朱夏行將暮 주하행장모

더운 여름날도 저물어 가려는데

村村打麥聲 촌촌타맥성

마을마다 보리타작 소리가 나네

漚麻勤夜績 구마근야적

밤에는 길쌈하려고 삼을 불리고

種豆事朝耕 종두사조경

아침에는 밭을 갈아 콩을 심네

月暈知風起 월훈지풍기

달무리 지면 바람이 불 걸 알고

鳩鳴卜雨晴 구명복우청

비둘기가 울면 비 개일 걸 점치네

雞肥酒新熟 계비주신숙

술 새로이 익어가고 닭은 살찌니

父老自相迎 부로자상영

노인들 스스로 서로 맞이하는구나

 

※章孝標(장효표, 791~873) : 장효표(章孝標)는 당나라 사람으로 비서성 정자(秘書省正字)를 지냈으며, 시에 아주 능하였던 사람이다.

 

*이승소(李承召,1422~1484) : 조선전기 이조판서, 우참찬, 형조판서 등을 역임한 문신. 자는 윤보(胤保), 호는 삼탄(三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