陽至 양지 李瀷 이익
陽至 양지 李瀷 이익
平分日軌正南歸 평분일궤정남귀
해의 궤도 고르게 나뉘어 정남으로 돌아가니
此理何曾動靜違 차리하증동정위
이 이치와 움직임 언제라도 어긋난 적 있나
古俗千邨行粥遍 고속천촌행죽편
옛 풍속엔 모든 마을마다 모두 팥죽을 쑤고
新陽一管撥灰飛 신양일관발회비
황종관에 갈대 재 날리고 양이 처음 생기네
祥騰邃禁催頒曆 상등수금최반력
상서로움 올리려 궁궐에선 책력을 나눠 주고
身掩淸齋合整衣 신엄청재합정의
맑게 재계하고 모두 옷깃을 여며 몸을 가리네
嘉與乾坤同剝換 가여건곤동박환
천지가 다 함께 변화하여 좋은 것을 베풀도록
請看朝日頓添輝 청간조일돈첨휘
가지런히 더욱 빛나는 아침 해를 보길 바라네
※管撥灰飛(관발회비) : 옛날에는 가부(葭莩; 갈대 잎 속의 작은 막)를 태워 그 재를 율관(律管; 음악에서 율여를 측정하기 위한 관)에 넣어두면 동짓날 동쪽으로 날아가는데 그 날리는 모습[葭管灰飛]을 보고 그해의 기후를 점쳤다고 한다.
※祥騰邃禁催頒曆(상등수금최반력) : 관상감(觀象監)에서 동짓날 책력을 만들어 백관들에게 나눠 주었는데, 이를 동지력(冬至曆)이라고 하였다. 수금(邃禁)은 깊숙하고 출입이 금지된 곳이니 곧 궁궐을 의미하는 듯하다.
※身掩淸齋合整衣(신엄청재합정의) : 동지는 작은설〔亞歲〕이라 하여 설과 같이 여겼으므로 아침에 재계하고 사당에 팥죽을 올려 제사 지냈다. 그리고 관리들은 대궐에 나아가 임금께 하례(賀禮)를 올리고 문안하였다.
*이익(李瀷,1681~1763) : 조선후기 성호사설 곽우록, 이자수어 등을 저술한 유학자. 실학자. 자는 자신(子新), 호는 성호(星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