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시(季節詩)감상

立秋 (입추) - 李穡 (이색)

-수헌- 2022. 8. 6. 22:15

聞蟬 是日立秋 문선 시일입추      李穡 이색    (牧隱集)

매미 우는 소리를 듣다. 이날이 입추이다.

 

蟬鳴高樹客搔頭 선명고수객소두

나무 높이 매미 우니 길손이 머리 긁으며

又是梧桐一葉秋 우시오동일엽추

오동나무 잎 새 하나에 또 가을이로구나

蓴菜鱸魚歸興動 순채로어귀흥동

순챗국 농어회에 돌아갈 마음 일어나니

鎭江江水抱村流 진강강수포촌류

진강의 강물도 마을을 안고 흐르는구나

 

浩然歸興幾回頭 호연귀흥기회두

돌아갈 마음이 커서 몇 번이나 머리 돌리니

萬里江山碧樹秋 만리강산벽수추

만 리 강산은 푸른데 나무는 가을이로구나

處處蟬聲驚客耳 처처선성경객이

곳곳의 매미 소리 나그네 귀를 놀라게 하니

故鄕魚稻自風流 고향어도자풍류

고향의 물고기와 벼는 절로 풍류롭겠구나

 

伴貂深恨上人頭 반초심한상인두

담비와 함께 사람 머리에 오르는 게 한스러워

獨向山林占斷秋 독향산림점단추

가을을 독차지하려 홀로 산림을 향하는구나

翳葉藏枝如隱士 예엽장지여은사

은사처럼 잎새에 가려진 나무 가지에 숨어서

湌風吸露似淸流 찬풍흡로사청류

바람을 먹고 이슬을 마시니 청류와도 같구나

 

 

※蓴菜鱸魚(순채로어) : 순챗국과 농어회. 진(晉) 나라 때 오(吳)의 장한(張翰)이 낙양(洛陽)에서 벼슬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가을바람이 이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고향 오중(吳中)의 순챗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인생은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즉시 고향으로 가버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伴貂深恨上人頭(반초심한상인두) : 옛날에 매미 날개는 담비 꼬리와 함께 고관(高官)의 관(冠)의 장식으로 사용되었다 한다.

 

 

十九日立秋 십구일입추      李穡 이색      (牧隱集)

19일 입추에

 

我病思消暑 아병사소서

나 병들어 더위라도 사라지길 바랐는데

天憐又立秋 천련우립추

하늘이 불쌍히 여겨 또 입추가 되었네

蟬聲遶風榻 선성요풍탑

바람 부는 평상에는 매미 소리 들리고

雁影近星樓 안영근성루

별이 뜬 누대에 기러기 그림자 가깝네

保養當加謹 보양당가근

보양하는 일에는 더욱 삼가야 마땅하니

驅馳且少休 구치차소휴

분주히 치달리는 일은 조금 쉬어야겠네

新涼可人意 신량가인의

초가을 서늘한 날씨가 마음에 들어서

江上有扁舟 강상유편주

강 위에 작은 배가 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