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秋 (입추) - 李穡 (이색)
聞蟬 是日立秋 문선 시일입추 李穡 이색 (牧隱集)
매미 우는 소리를 듣다. 이날이 입추이다.
蟬鳴高樹客搔頭 선명고수객소두
나무 높이 매미 우니 길손이 머리 긁으며
又是梧桐一葉秋 우시오동일엽추
오동나무 잎 새 하나에 또 가을이로구나
蓴菜鱸魚歸興動 순채로어귀흥동
순챗국 농어회에 돌아갈 마음 일어나니
鎭江江水抱村流 진강강수포촌류
진강의 강물도 마을을 안고 흐르는구나
浩然歸興幾回頭 호연귀흥기회두
돌아갈 마음이 커서 몇 번이나 머리 돌리니
萬里江山碧樹秋 만리강산벽수추
만 리 강산은 푸른데 나무는 가을이로구나
處處蟬聲驚客耳 처처선성경객이
곳곳의 매미 소리 나그네 귀를 놀라게 하니
故鄕魚稻自風流 고향어도자풍류
고향의 물고기와 벼는 절로 풍류롭겠구나
伴貂深恨上人頭 반초심한상인두
담비와 함께 사람 머리에 오르는 게 한스러워
獨向山林占斷秋 독향산림점단추
가을을 독차지하려 홀로 산림을 향하는구나
翳葉藏枝如隱士 예엽장지여은사
은사처럼 잎새에 가려진 나무 가지에 숨어서
湌風吸露似淸流 찬풍흡로사청류
바람을 먹고 이슬을 마시니 청류와도 같구나
※蓴菜鱸魚(순채로어) : 순챗국과 농어회. 진(晉) 나라 때 오(吳)의 장한(張翰)이 낙양(洛陽)에서 벼슬하고 있다가 어느 날 가을바람이 이는 것을 보고는 갑자기 고향 오중(吳中)의 순챗국과 농어회가 생각나서 인생은 자기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즉시 고향으로 가버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伴貂深恨上人頭(반초심한상인두) : 옛날에 매미 날개는 담비 꼬리와 함께 고관(高官)의 관(冠)의 장식으로 사용되었다 한다.
十九日立秋 십구일입추 李穡 이색 (牧隱集)
19일 입추에
我病思消暑 아병사소서
나 병들어 더위라도 사라지길 바랐는데
天憐又立秋 천련우립추
하늘이 불쌍히 여겨 또 입추가 되었네
蟬聲遶風榻 선성요풍탑
바람 부는 평상에는 매미 소리 들리고
雁影近星樓 안영근성루
별이 뜬 누대에 기러기 그림자 가깝네
保養當加謹 보양당가근
보양하는 일에는 더욱 삼가야 마땅하니
驅馳且少休 구치차소휴
분주히 치달리는 일은 조금 쉬어야겠네
新涼可人意 신량가인의
초가을 서늘한 날씨가 마음에 들어서
江上有扁舟 강상유편주
강 위에 작은 배가 떠 있구나